해군, 쉬던 잠수사에 물 뿌리고…‘방송 조작’
해군이 세월호 참사 실종자 수색에 나선 잠수사들에게 ‘방송용 조작 장면’을 연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일보>는 24일 해군이 평상복으로 쉬고 있던 잠수사에게 잠수복을 입히고 물을 뿌려 마치 방금 물에서 나온 것처럼 꾸미고 방송촬영에 내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해군은 지난 22일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는 청해진함 갑판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구조활동 모습을 공개했다. 해난구조대(SSU) 잠수사 ㄱ상사가 흠뻑 젖은 잠수복 차림으로 방송사 카메라 앞에 섰고 실종자 수색 상황을 설명했다.
ㄱ상사는 물에서 막 빠져 나온 차림이었으나 사실은 이날 수색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상태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해군은 쉬고 있던 ㄱ상사에게 다시 드리아수트(방수 잠수복)을 입히고, 거기에 수도 장치로 물까지 뿌려 긴박한 현장 상황이라는 장면을 연출했다.
공기공급호스를 문 민간잠수사가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병풍도 세월호 침몰 해상을 수색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연합뉴스
신문은 “TV에서 이 인터뷰 장면을 볼 시청자들은 ㄱ상사가 막 수색 작업을 마치고 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 것”이라며 “그러나 그의 머리카락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이 실은 바닷물이 아니라 맹물이었다”라고 지적했다.
ㄱ상사는 바다 속 상황과 관련해 “오늘은 시정이 50~60㎝로 이전보다 잘 보인다”라고 말하자, 해군 관계자가 끼어들어 “그렇게 말하면 시계가 좋아 보이잖아. 30~40㎝로 가자”라고 말했고, 결국 ㄱ상사는 말을 바꿔 인터뷰를 다시 하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장에서 과하게 한 부분은 있지만, 그만큼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전하려 하다보니 무리했던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