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펌] 대한민국호는 이미 침몰 중이었다

oops 조회수 : 1,460
작성일 : 2014-04-23 17:01:56
슬프다. 참 많이 슬프다. 80년 5·18 때는 분노가 컸지만, 이번에는 슬픔이 분노보다 크다. 

 

세월호 사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살릴 수도 있었을 수많은 어린 목숨을 결과적으로 바다에 수장시킨 이 정부의 대처 과정에 대한 의혹이

가중되면서 그 실상도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조난 및 구조 과정에 대한 정보는 통제되고 있고, 희생자들의 항의는 경찰력에 의해 봉쇄되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이미 바닥 틈으로 물이 들어와 서서히 침몰하는 중이었다.

스며드는 물에 의해 매년 1만6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비자연적인 이유로 소리 없이 죽어가고 있지만,

이번처럼 외부의 충격을 받아 배에 작은 구멍이라도 나면 선실 바닥 사람들 수십, 수백명이 한꺼번에 죽기도 한다. 

대한민국호의 바닥 틈은 옛날에 생긴 것도 있고, 더러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만든 것들이다.

 

그러나 가장 큰 틈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만들었다.

이 두 정부는 김·노 정부가 틀어막으려 했던 틈을 더 크게 벌려 놓았다.

사고 배에서 탈출한 선장 1호는 이승만이다.

그때 선장과 선원들은 모두 국민들에게 배를 지키자고 거짓말을 한 다음 자신들은 탈출했다.

미국이 우리 배를 구제했다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지기는커녕 공을 강조하던 그는

자애로운 아버지 이미지로 연기를 하다가 결국 국민들에 의해 쫓겨났다.

 

이·박 정부의 핵심 국가기관, 금융기관, 권력자들은 무수한 범법 행위를 했다.

이 모든 범죄의 윗선은 거의 하나도 밝혀지지 않았고 제대로 처벌된 사람도 없다.

이 두 정부의 최고위층 상당수는 거의 크고 작은 범법 이력을 가진 자들로 채워졌고,

공직에 있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재력가들이다.

 

이 두 정부는 김·노 정부에서 만들어놓은 각종 안보, 재난관리 대책, 중요 국가 정보를

거의 쓰레기통에 처박아 넣거나 필요할 때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해당 분야에 아무리 높은 전문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도 자기편이 아니면 갈아치웠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소신을 갖고서 국정원 범죄를 수사하던 검찰 총수를

핵심 국가기관을 거의 총동원하여 찍어낸 혐의가 있다.

국가의 윗자리는 자신에게 충성하는 사람만으로 채웠고, 기업의 아랫자리는 모두 1·2년 계약의 비정규직으로 채웠다.

이·박 정부는 기업범죄는 범죄가 아니라는 신호를 확실히 주고 있기 때문에

기업가들은 사람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 두지 않는다.

 

소신과 전문성 대신에 오직 충성만이 중요한 세상에서 의인은 사라졌고 아마추어들이 판쳤으며,

국민의 안전을 돌보아야 할 공직자들은 오직 위만 쳐다볼 뿐 2·3등칸 국민들을 관심 밖으로 돌렸다.

혹 몇 사람이 배의 바닥에서 물이 들어온다고 소리지르면 경찰과 검찰이 ‘종북파’라고 겁박을 한다.

 

선상 ‘극장’에서는 파티가 열렸고,

언론은 ‘행정안전’을 ‘안전행정’으로 바꾸었다는 식의 그들의 그럴듯한 말과 연출된 행동만 비췄다.

선상 무대의 주역들은 개인용 구명보트로 탈출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것을 본 대한민국호의 말단 선원들은 자기 일에 대한 자긍심, 직업의식과 책임감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권력자들이나 대기업의 범죄가 단죄되지 않고,

국민들이 그것에 항의할 수 없는 사회에서 관료조직은 억압기구에 불과하고, 국민의 주권은 상실된 상태이며,

사회는 이미 파괴되었다.

이번 사고에서 도망간 선장·선원은 윗사람들을 보고 따라한 사람일 따름이고 기업이 그들을 대우해준 대로 행동했다.

사회가 파괴되면 작은 사고도 대참사가 되고, 대참사의 희생자들은 주로 선실 바닥의 사람들이다.

 

그러니 이 배의 본격적인 침몰은 이제부터다.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33837.html

IP : 121.175.xxx.8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9191 김호월 교수 페이스북 보고 잠못 이룬 아줌마입니다. 12 새벽에 2014/05/11 5,480
379190 경기도는 이번에 박근혜 재신임 투표 하는거네요 3 ㅇㅇ 2014/05/11 1,740
379189 코메디 아님) 정몽준 부인 “아들 발언 시기 안 좋았다” ‘부적.. 3 다른세계 2014/05/11 2,888
379188 뒤로 밀려서 다시 끌어 올립니다. 82cook계좌입니다. 4 불굴 2014/05/11 1,415
379187 핸드폰으로 선거조사라면서 좀전에 전화가 왔는데요 6 2014/05/11 2,441
379186 김진표가 새정치연합 경기도지사 선출됐네요 58 ㅇㅇ 2014/05/11 8,673
379185 최신식 구조함 투입 못한 이유는 결국 ‘납품 비리’? 1 혹시나 2014/05/11 1,719
379184 유가족 모욕글을 봤을시 대처방법ㅡ 펌 2 어이구 2014/05/11 1,155
379183 남경필은 박그네 지키기 위해 경기도지사 한대요. 16 ... 2014/05/11 1,939
379182 김호월 홍대교수 15 인간이..... 2014/05/11 7,912
379181 미국 NBC 뉴스, '선원들 배 포기하라 지시받았다 보도' 34 이건 또 2014/05/11 11,500
379180 지적장애 여성 집단폭행, 가해자 부모 '우리 아들은 군대도 가야.. 8 참맛 2014/05/11 3,481
379179 北 국방위 "무인기 우리와 추호도 상관없어" .. 17 그만 이용하.. 2014/05/11 2,191
379178 청와대 비서실장의 본모습 - 한명회가 환생했나?? 5 ... 2014/05/11 2,405
379177 이번 사건은 300명이 동시에 죽은 사건이 아니라 26 좋은목사님 2014/05/11 6,862
379176 이 분 감정 좀 해주세요 1 궁금 2014/05/11 1,238
379175 송학식품... 63 날씨흐림 2014/05/11 31,181
379174 다음과 네이버의 검색어 차이 6 조작포털 네.. 2014/05/11 2,632
379173 합동 분향소에서 자원봉사했던 40대 남성 자살 20 안행부에 전.. 2014/05/11 14,200
379172 전략공천, 새민련에 전화하면 될까요? 59 ... 2014/05/11 2,112
379171 미드 닥터 하우스 보신분 3 하우스 2014/05/11 1,376
379170 실종자 가족분들이 바닷가 바위틈 수색 요청했대요ㅠㅠㅠ 17 ㅠㅠㅠ 2014/05/11 5,105
379169 실종 7시간 만에 구조된 美 3살 남아, 애견이 폭풍우 속 끝까.. 17 참맛 2014/05/11 4,997
379168 정몽준 장인 김동조. 대표적 친일파 굴욕외교[펌] 12 친일파청산 2014/05/11 7,256
379167 저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14 힘들어 2014/05/11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