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애틀 드림교회 김범수 목사의 글

반복 조회수 : 2,247
작성일 : 2014-04-23 12:01:39
검색해보니 19일날 여기에 어느 분이 벌써 올리셨네요
중복되는 거 알면서도 혹시 못보신 분 한 분이라도 더 보시라고
그냥 올립니다.


;시애틀 드림교회 김범수 목사의 글입니다>


내가 지도자라면, 정치인이라면,
이 사건을 하루라도 빨리 모면하고 싶은 관계자라면,
실종자 가족은 계속 울다 탈진하기를 바랄 것이다.
전 국민이 희망고문으로 한 주일 TV만 보고 허탈하게 했으면 할 것이다.
교회와 신앙인들은 기도에 몰두하게 하여 하나님만 부르짖게 할 것이다.
대신 자기들을 향한 비난은 어떻게든 모면하고
딱 한 달만 훌쩍 지나가길 바랄 것이다.
한 달만 지나면 다 잊어버릴 것이고
또 다른 사건이 터져 관심이 다른 쪽으로 쏠릴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초원복집 사건도 그랬고, 국정원 사건도 그랬다.
산전수전 다 겪은 오랜 정치경험에서 배운 것이란
어떤 큰 일이 터져도, 어떤 악재가 발생해도,
방송과 연론을 장악하고 있기만 하면
결국 자기들에게 유리하도록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며,
유가족과 국민이 TV만 바라보고 울며불며, 기도하며 개인의 잘못은 없는지 성찰하는 동안
정작 책임있는 자들은 딱 한 달만 면피하면 된다는 요령이다.

시간 되면 여러 가지 작은 미담을 발굴해서, 영웅으로 만들고 의인으로 치켜세우면 사람들은 눈물을 닦고 환호하며 마음을 달랠 것이다.
내가 책임자라면 이런 시나리오대로 되기를 바랄 것이다

이럴 때 깨어 있는 교회 지도자들은
나쁜 정치인들이 바라는 대로 기도하자며 선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슬퍼해야 할 사람은 슬퍼해야겠지만 온 국민이 다 슬퍼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감정소모로 탈진하기만 기다리는 자들 뜻대로 움직이면 안 된다.

아무리 황망해도, 오히려 눈을 부릅뜨고
1,500억이나 주고 만든 구조함을 왜 쓰지 못하고 있는지,
학부모들 사이에 심어둔 용역깡패의 정체를 밝히고
용역들의 주먹으로부터 유가족들을 보호해주어야 한다.

지금도 설치는 댓글 알바들과 일베들의 물타기를 잡아내고, 이제라도 상황본부가 제대로 일하도록 요구하고, 구호물자가 다른 곳으로 빠지지 않도록 감시하고
비겁하고 약아빠진 죽은 언론을 대신해서
페북으로라도 유족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널리 전달하며,
탈진한 유가족들과 함께 정부와 협상하고 으름장을 놓아야 한다.
이것이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것이다.

온 국민이 눈물만 흘리고 망연하게 앉아있는 것은
주님이 바라시는 이웃사랑이 아니다.
오히려 위에 앉아서 웃고 있는 악한 위정자들이 바라는 것이다!

강도 만난 자 곁에서 앉아서 눈물만 흘리지 말고 나귀에 태워 여관까지 옮겨주고 여관비를 내주고
강도를 수배하고, 우범지역에 경찰을 배치하도록 파출소장을 만나야 한다.
이것이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동병상련의 눈물이다.


<몸의 기도>

부활절을 준비하는 성도들에게 부탁합니다.
눈물을 거두십시오. 이제 그만 슬퍼하십시오.
지금은 '하나님 왜 저 아이들이...' 하면서 슬퍼할 때가 아닙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나서는 늦었지만 부실공사 전면 점검했고,
성수대고 끊어지고 교량 연결 볼트 점검시스템이 강화되었습니다.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나고 지하철 의자가 불연재로 교체되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였지만
희생자의 생명값을 치르고 나서 교훈을 얻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바꾸고 지하철 의자를 바꿨습니다.
그러나 바다에서 일어난 일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습니다.
서해페리 전복되고, 천안함 가라앉고 서해상에만 수차례 큰 해상사고가 반복되는 데도,
예방이나, 선박점검이나, 피난 연습 실시나 구조작업에서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이
모두 우왕좌왕 시간만 보내고 있습니다.

심히 상심된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게 탈진하도록 기도하는 것만이 능사일까요? 사고에서 배우는 것이 하나도 없이
일이 터지면 울면서 '차가운 물속에서... 살려주세요' 하는 기도를 드리면
이 기도를 주님이 기뻐하시겠습니까?
그런 황망한 마음으로 부활절을 맞으면 되겠습니까?
머지않아 다른 사고가 생기면 또 까맣게 잊을 것이 아닙니까?
사고에서 배우고 고치는 것은 하나도 없으면서 울기만 하는 기도는
하나님을 만홀히 여기는 기도입니다.
반복된 해상사고에 우리 모두 슬프지만, 이제는 그만 울고 그만 기도하십시오.
오히려 회개하는 마음으로 떨치고 일어나서 더 이상 같은 해상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선원 교육, 엄격한 선박점검, 승객 피난 교육 실시 감독,
해난구조 인력과 장비 확충을 위해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어떤 정치가가, 어느 정당이,
다른 남이 해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 울고 애통하며 기도하는 바로 당신이
일어나서 법을 고치고, 감독기관에 찾아가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다시는 이런 혼란하고 무능한 구조현장이 보이지 않게 다시는 거짓말로 도배하는 앵무새 언론이 설치지 못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행동하십시오.
국민의 세금으로 딴 데 쓰지 말고
전복된 배에서 생존자를 구출할 방법과 장비를 마련하라고 국회에 청원하십시오.

주님은 그런 '몸의 기도'를 듣고 싶어하십니다.
가슴 아픈 올해 부활절에는 다시는 똑같은 희생이 반복되게 하지 않겠다는
그런 기도와 각오를 주님께 드립시다.

- 김범수(시애틀 드림교회 담임)

IP : 121.169.xxx.13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점둘
    '14.4.23 12:17 PM (116.33.xxx.148)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2. 1111
    '14.4.23 12:31 PM (121.168.xxx.131)

    핵심을 찌르는 좋은 말씀이시네요..

  • 3. 살아있는 분이
    '14.4.23 12:44 PM (1.231.xxx.48)

    계시네요!!

  • 4.
    '14.4.23 1:43 PM (1.230.xxx.11)

    저런 목사님도 계시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5305 (세워호잊지않을게) 클래식 고수님 곡 좀 찾아주세요 1 비발디는 맞.. 2014/07/08 739
395304 돈 아까울걸 몰라요. 7 돈 아까운걸.. 2014/07/08 2,192
395303 중국장가게로 휴가가려구요.. 5 혁이맘 2014/07/08 2,421
395302 임신하셨을때 남편한테 이것저것 사오라 부탁하셨나요? 8 ........ 2014/07/08 1,541
395301 마약을 한번 먹으면 평생 못 끊는다네요 8 ..... 2014/07/08 5,271
395300 누가 더 잘못한건가요 6 마트 아줌마.. 2014/07/08 1,735
395299 드라이로 머리손질하고 잠시후면 제자리로.... 7 머리고민 2014/07/08 2,268
395298 비빔밥 재료 (나물류)10인분 만들어야 하는데 양을 어느정도 .. 7 질문 2014/07/08 2,040
395297 이런 경우 어찌 하나요.. 3 갈등 2014/07/08 1,027
395296 나비가 자꾸 맴돌고 따라오는거요. 13 궁금 2014/07/08 4,527
395295 유기견... 20 산이 2014/07/08 1,897
395294 전남친의 옷을 어떻게 버릴까요 12 정리 2014/07/08 3,116
395293 저 맘 다스리게 한 마디씩만 해주세요 6 참자 2014/07/08 1,881
395292 바그네의 무지개색 5 무지개 2014/07/08 1,108
395291 대체 남의집 카드명세서는 왜 뜯어볼까요? 12 .. 2014/07/08 3,824
395290 학부모와 다단계 .. 2014/07/08 1,341
395289 노래 좀 찾아주세요. 다시도전 20 노래찾기 2014/07/08 1,183
395288 내일 매니져를 만나러 가는데요.. 5 불링 2014/07/08 2,141
395287 집에 선풍기 몇 대있으세요?? 21 더워.. 2014/07/08 3,840
395286 목포 3주 정도 머물 숙소 4 우탄이 2014/07/08 1,231
395285 요즘은 무슨 김치 해먹나요? 11 김치 2014/07/08 2,333
395284 팝송탐정님들 저도 노래 좀 찾아주세요^^ 3 점넷아줌마 2014/07/08 919
395283 엄마가 어지럽다고 하는데 중풍일까요? 8 ........ 2014/07/08 2,670
395282 강아지와 공놀이 12 강쥐맘 2014/07/08 1,526
395281 체험학습 신청서 쓸때요... 5 ^^; 2014/07/08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