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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 분노와 절망감을 모아, 제대로 싸웁시다.

비통합니다. 조회수 : 900
작성일 : 2014-04-23 10:14:21


저도 요즘 너무나 혼란스럽습니다.
알바라고 하실게 뻔해서
제가 쓴 글들 모두 링크걸어야 하나 생각까지 했습니다.

저도 비통합니다.
일곱살 아들 하나 키우는데
남편이랑 둘이서 우리처럼 애 하나인 집은
저런 일 겪으면 남은 자식 보고 살아야할 이유도 없으니 어찌 살아가겠나, 했습니다.
뼛속까지 비통합니다.

너무나 화가 납니다.
가장 일차적인 책임은 선장과 선원들에게 있겠지만,
말초적인 이기적 생존본능밖에 안 남은 이들을 견제하고,
이들이 제 역할을 다하도록 했어야 하는 사회 시스템의 부재에 분노합니다.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에도 분통이 터집니다.
어떤 자리든 인사(사람을 고용하는 것)는 리더가 해야할 일의 가장 기본이자 핵심입니다.
자신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기에
자신의 손과 발이 되어 구석구석을 살피고 일을 할 전문적인 사람들을 중용하고
이들에게 자신의 지향을 단단히 명심토록 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 사태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무능과 거짓으로 불신을 키웠고, 상황은 수습되지 않고 더 큰 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도 실종자수가 너무나 많고,
당일 구조된 이후에 단 한명의 추가 생존자도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앞에 무릎꿇고 사과하고
어떠한 비난도 그저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제는 말이 넘쳐서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사실과 루머가 뒤범벅이 되고,
과연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싶은 말들이 판단을 흐립니다.
이제는 정말 멀미가 날 것 같습니다.

하긴,
며칠 정치인이나 행정 관료들의 처신을 보면
여기에 올라온 많은 글들이 영 터무니없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가족들의 고통에 공감할 줄도 모르고,
이 상황에서 아이들을 살리고 싶은 국민의 절박함에 관심조차 없어보입니다.

그저 책임을 회피하고, 자신에게 돌아올 비난을 피하기에 급급합니다.
한마디로 그들에게는 진정성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진정성 부재는 수많은 의혹들을 눈덩이처럼 키워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과연 여기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에 어디까지가 사실일까요.
또 얼마나 많은 정보들이 왜곡되고 과장되어
우리의 말초적인 감정들을 증폭시키고 있는 걸까요.

팩트를 이야기하자고 하는 것에는 물론 한계가 있습니다.
하다못해 장비를 써야하냐 말아야 하냐에 대해서도
전문가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전문가는 이 장비의 장점을 강조하며 사용해야 한다고 하지만,
다른 전문가는 이 장비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추가적인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할것입니다.
저 역시 이러한 판단을 국민 개개인에게 맡겨서 이토록 머리 터지게 이야기가 오가는 상황이
너무나 화가 납니다.

하지만, 조금만 침착해지면 좋겠습니다.

얼마나 절망적이고, 얼마나 화가 나는데 침착해지자니, 하실테지요.
또 이런 글이냐, 지겹다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잘난 척하지 말아라,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정보가 없어 이렇게 화가 나는 걸까요.
우리가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아서 이렇게 비통해하는 것일까요.
요점을 명확히 하고 요구해야 합니다.

이러저러하다는 썰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매체를 통해 제안된 설득력 있는 문제들을 정부에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답하라고 압박해야 합니다.

이렇다 저렇다 분개하는 것만으로는 역풍을 맞게 될 것이 뻔합니다.
여기 정부의 책임을 묻는 의문들이 있는데, 이것을 정부가 설명하라 라고 촉구해야 합니다.

피해자 가족들이야 지금 아무런 경황이 없으실 것입니다.
우리 역시 비통하지만 그분들만큼은 아닐테니
우리라도 정신을 차리고
냉정하게 정부에  요구해야 합니다.
피해자 가족들이 원하는 구조방법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 시도하라.
그리고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가족들이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라.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이 상황을 명명백백 설명하도록 하고,
그 과정을 국민에게 공개하라.

오늘 저녁부터 촛불이라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노와 절망이
혐오와 무기력으로 변하기 전에,
정부가 미쳐 날뛰는 사이
우리 역시 그 장단에 같이 미쳐가기 전에
우리 먼저 단단히 정신 차리고
냉정하게 우리가 할 일을 정리해갔음 좋겠습니다.

 

IP : 203.229.xxx.10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감
    '14.4.23 10:15 AM (203.230.xxx.2)

    동감은 하는데 이 글에도 쿨병 분들이 만선할거 같네요..

  • 2. 동감2222
    '14.4.23 10:19 AM (61.39.xxx.178)

    분노만 하고 또 이리 흘러가서 바뀌는 것이 없을까봐 두려워요

  • 3. 도대체
    '14.4.23 10:23 AM (211.114.xxx.82)

    야당의원들은 뭐하고 있는건가요?

  • 4. 맞습니다
    '14.4.23 10:24 AM (1.225.xxx.38)

    여기서 지금 울고불고 분노하고 이성 잃고...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서 서로 공감하고 있어봤자 찻잔 속의 태풍입니다.

    다른 의견 가지거나 의문 가지는 사람들 막 몰아붙이면서 소시오패스네 알바네 하는 거
    솔직히 아무 도움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러면 그런 사람들은 아 여기 사람들은 말이 안 통하네 하고 돌아섭니다. 그러면 이 사안에 비판 의식을 가지고 같이 싸워줄 동료만 점점 줄어듭니다.

    정신줄을 챙기고 멀리 생각을 하세요.
    이렇게 과도하게 분노하면 점점 지친 사람들 떨어져 나가고(나도 분노는 했지만 이건 좀 아냐.. 이건 너무 심해.. 이상해.. 하면서) 결국 소수의 과격파만 남아서 이상한 사람 취급만 받게 됩니다.

    천안함 때 생각해보세요. 그때 제대로 대처하고 사후 대책이 있었더라면 이번에 이렇게 허무한 결말을 맞았을까요?
    그때도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죠. 젊은 청년들이 원통하게 죽어갔으니까요. 그런데 그다음은요?

    지금 당장 선장 잡아죽여라, 박근혜 하야시켜라, 이런 현실성 없는 이야기들을 하면서 분노를 위한 분노만 계속해봤자 달라지는 거 없습니다.
    천안함 때 이미 겪어봤잖아요. 냉정하게 지금 상황을 한번 둘러보세요. 크게 보면 그때랑 다른 게 뭔지...

  • 5. ..
    '14.4.23 11:34 AM (112.158.xxx.2)

    정말 공감되게 잘 쓰셨어요.

    애초에 비이성적으로 날뛰지 않는 국민이었다면
    이런 비이성적인 일과 과정으로 치닫지도 않았겠죠.
    그런 국민들이 뽑은 정부고 그들 또한 국민들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일이 변화의 시작이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누군가 구심점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바뀌어야 정부도 바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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