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애틀 드림교회 김범수 목사

작성일 : 2014-04-19 15:25:45

지도자라면, 정치인이라면, 

이 사건을 하루라도 빨리 모면하고 싶은 관계자라면 


실종자 가족은 계속 울다가 탈진하기를 바랄 것이다. 

전 국민이 희망고문으로 한 일주일 TV만 보고 허탈했으면 할 것이다. 

교회와 신앙인들은 기도에 몰두케하여 하나님께만 부르짖게 할 것이다. 


대신 자기들을 향한 비난을 어떻게든 모면하고 

딱 한 달만 훌쩍 지나가길 간절히 바랄 것이다. 

한 달만 지나가면 다 잊어버릴 것이고 

또 다른 사건이 터져 관심이 다른 곳에 쏠릴 것을 잘 알 기 때문이다. 


초원 복집 사건도 그랬고, 국정원 사건도 그랬다.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인이 오랜 정치경험에서 배운 것이란 

어떤 큰 일이 터져도, 어떤 악재가 발생해도, 

방송과 여론을 장악하고 있기만 하면 

결국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며 

유가족과 국민이 TV만 바라보고 울며 불며, 

기도하며 개인의 잘못은 없는지 죄를 성찰하는 동안 

정작 책임자들은 딱 한달만 면피하면 된다는 요령이다. 


시간되면 여러가지 작은 미담을 발굴해서 영웅으로 만들고 

의인으로 치켜세우면 사람들은 눈물을 닦고 환호하며 마음을 달랠 것이다. 

내가 책임자라면 이런 시나리오대로 되기를 바랄 것이다. 


이럴 때 깨어있는 교회 지도자들은 

나쁜 정치인들이 바라는 대로 

기도하자며 선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슬퍼해야 할 사람은 슬퍼해야겠지만 

온 국민이 다 슬퍼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감정 소모로 탈진하기만 기다리는 자들 뜻대로 움직이면 안된다. 


아무리 황망해도, 오히려 눈을 부릅뜨고 

1500억이나 주고 만든 구조함을 왜 쓰지 못하고 있는지, 

학부모들 사이에 심어둔 용역깡패의 정체를 밝히고

용역들의 주먹으로부터 유가족들을 보호해주어야 한다. 


지금도 설치는 댓글 알바들과 일베들의 물타기를 잡아내고, 

이제라도 상황본부가 제대로 일하도록 요구하고, 

구호물자가 다른 곳으로 빠지지 않도록 감시하고 


비겁하고 약아빠진 죽은 언론을 대신해서 

페북으로라도 유족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널리 전달하며, 

탈진한 유가족들과 함께 정부와 협상하고 으름장을 놓아야 한다. 

이것이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것이다. 


온 국민이 눈물만 흘리고 망연하게 앉았는 것은 

주님이 바라시는 이웃사랑이 아니다. 

오히려 위에 앉아서 웃고 있는 악한 위정자들이 바라는 것이다. 


강도 만난 자 곁에서 앉아서 눈물만 흘리지 말고 

나귀에 태워 여관까지 옮겨주고 여관비를 내 주고 

강도를 수배하고, 우범지역에 병력 배치하도록 파출소장을 만나야 한다. 

이것이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동변상련의 눈물이다. 



시애틀 드림교회 김범수 목사

IP : 175.212.xxx.191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잊으면 안됩니다...
    '14.4.19 3:27 PM (218.234.xxx.37)

    잊으면 안되니까 특검법 청원에서 대대적인 청문회라도 하자는 거구요..

  • 2. 어머
    '14.4.19 3:27 PM (98.69.xxx.62) - 삭제된댓글

    정말 이런 목사가 실재해요?
    끊었던 주일예배 나가고싶게 만드네요

  • 3. 자운영
    '14.4.19 3:29 PM (112.223.xxx.158)

    목사님 너무 멋지시네요.

  • 4. 진정한
    '14.4.19 3:32 PM (58.76.xxx.56)

    종교지도자의 모습이네요

  • 5. 마틴루터같은
    '14.4.19 3:32 PM (221.147.xxx.203)

    사회운동가시네요

  • 6. 이렇게나
    '14.4.19 3:33 PM (124.49.xxx.81)

    부패하고,사악한것들에게
    대항하는 체계적인 메뉴얼이 필요할때입니다.
    도대체,감정소비로 온국민 지쳐 죽게 만들려는 거 맞죠.
    분노의 대상을 분명히 알고 ,
    체계적으로 압박해야할 필요성이 너무나 심각하게 느껴집니다.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

  • 7. ㅠㅠ
    '14.4.19 3:34 PM (175.223.xxx.36)

    목사님 감사합니다ㅠㅠ

  • 8. 유신시대이후
    '14.4.19 3:35 PM (119.64.xxx.212)

    전두환시대까지
    양심바르고 의로운 목사님들 중에 탄압을 피해 미대륙으로 가신 분들이 꽤 계십니다.
    지금은 어중이떠중이 다 몰려들어 한국대형교회 못쟎은 장사꾼들도 많지만
    한국교회에서는 더이상 보기 힘든 참종교인인 분들을 가끔 미국에서 만나곤 반가왔어요.

  • 9. ...
    '14.4.19 3:38 PM (218.234.xxx.37)

    구구절절 옳은 말씀인데 중간에 통영함(1500억주고 만든..) 관련 사실은 좀 바로잡아야 할 거 같아요..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sewol&no=3638&s_no=3638&kind...

    여기를 일단 보시고요.. 공장에서 찍어내는 자동차하고 달리 이 첨단구조선은 만들어서 바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하네요...기능 자체가 첨단인 만큼 하나하나 오랜 시간을 들여 테스트해야 쓸 수 있는 거고 배를 다 만들어(건조), 물에 띄워(진수)서 실전에 사용할 때까지 대충 1년 반에서 2년을 거친다고 합니다. - 독일 등 해외에서 만든 첨단 군함도 그래요... 통영함 관련 방송보도는 기자가 진수(물에 띄우는 것) 후에 바로 쓰는 걸로 생각하는(저 과정을 몰라서) 데서 온 오보같아요.실제로 테스트 거쳐서 이제 사용할 수 있다 하는 게 취역이구요...

  • 10. 잔인한 4월
    '14.4.19 3:39 PM (223.62.xxx.245)

    이런개념의 목사님을 찾아 그교회 가고싶은데
    미국이네요 ㅠㅠ

    위기관리 빵점인 정부관계자들 제발 잊지말고 응징합시다
    표로...
    세월호관련자들은 알아서 잘할테고..

  • 11. 자다깬여자
    '14.4.19 4:02 PM (175.223.xxx.134)



    나 이분 교회 다니고 싶어요ㅜ

  • 12. 감사ᆢ
    '14.4.19 4:06 PM (223.62.xxx.126)

    가슴에서 울컥하는 글이네요
    목사님 존경합니다

  • 13. 베스트
    '14.4.19 4:33 PM (203.226.xxx.52)

    이 글 베스트로 가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봤음 좋겠네요

  • 14. ....
    '14.4.19 4:36 PM (218.234.xxx.37)

    선장 하나 감방에 쳐넣고 우린 다 잊겠죠... 더 화나는 건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라고 체념하는 것.

  • 15. 이런
    '14.4.19 4:37 PM (211.215.xxx.166)

    목사님도 있네요
    엠비를 만든 5할은 교회죠
    아무 상관없는 지방교회서도 설교시간에 대놓고 엠비 뽑으라고...
    그런데 이런 분은 너무너무 소수라서 그게 우리나라를 위태롭게 하나봅니다
    이런 깨어있는 용기있는 분들이 더 늘어나야 나라를 살릴수있을겁니다

  • 16. 개나리
    '14.4.19 4:49 PM (125.176.xxx.32)

    .............강도 만난 자 곁에서 앉아서 눈물만 흘리지 말고
    나귀에 태워 여관까지 옮겨주고 여관비를 내 주고
    강도를 수배하고, 우범지역에 병력 배치하도록 파출소장을 만나야 한다.
    이것이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동변상련의 눈물이다.

  • 17. 문제는....
    '14.4.19 5:39 PM (180.71.xxx.92)

    이런 개념 목사님의 숫자가 너무 적다는것.....

  • 18. ..
    '14.4.19 6:29 PM (182.222.xxx.189)

    제발 이런 분들이 많았으면.....ㅜㅜ

    목사님, 감사합니다.
    ㅠㅠ

  • 19. ....
    '14.4.19 8:40 PM (70.192.xxx.45)

    네. 주님이 원하시는 사랑은 소극적이고 비겁한 사랑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현실에서 우리가 바로잡을수 있는 부분은 바로 잡아가며 더불어 돌아가면 사는 삶입니다.
    제발 한국 교회가 깨어나길 바랍니다.

  • 20. ....
    '14.4.19 8:41 PM (70.192.xxx.45)

    더불어 나누며 살아가는 삶....

  • 21. 눈물
    '14.4.19 11:11 PM (75.72.xxx.175)

    마음이 아리네요..진정한 리더가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정치에서든 종교에서든..

  • 22. 하루
    '14.4.27 12:06 AM (223.62.xxx.49)

    시애틀 드림교회 성도님들 부럽습니다

  • 23. 하루
    '14.4.27 12:36 AM (223.62.xxx.49)

    목사님 설교를 계속 들을 수 있는 방법 아시는 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6083 자생한방병원 의사 추천 좀 해주시겠어요? 2 한방 2014/06/06 2,802
386082 책 많으신 분들 책장, 서재 청소 어떻게 하시나요? 2 책홀릭 2014/06/06 2,598
386081 아이가 학교에서 멍들어 왔을때 6 궁금 2014/06/06 1,270
386080 [시선]'장바구니 물가' 또 들썩…가격 인상 패턴 반복되는 이유.. 마니또 2014/06/06 1,022
386079 연휴.. 뭐하세요? 할 일없어 멍때리는것도 힘드네요 4 힘들다 2014/06/06 1,799
386078 사랑니 뺀 적 있으세요? 17 이름만 이뻐.. 2014/06/06 3,422
386077 산후조리원에 최장 얼마나 있을 수 있나요? 8 저기요 2014/06/06 2,660
386076 똥그랑 땡이 안 뭉치고 마구 흩어져요ㅠ 13 도와주세요 2014/06/06 2,457
386075 pvc도어위 테입지우기 1 소요 2014/06/06 891
386074 배낭여행을 위해서 비행기표 끊으려는데... ... 2014/06/06 1,202
386073 아침드라마 보고 있노라면... 8 아침드라마 2014/06/06 2,700
386072 집회 2 ... 2014/06/06 741
386071 김치부침개할려는데 부침가루대신 밀가루 써도 되나요? 20 ... 2014/06/06 14,417
386070 초등 아이 데리고 격주말마다 시댁방문 하는 게 일반적인 건가요?.. 7 덥다 2014/06/06 2,280
386069 노대통령의 아픈 손가락 5 바람 2014/06/06 3,170
386068 진보교육감이 많이 당선된 이유 12 진짜 2014/06/06 2,858
386067 박정희의 고교평준화 vs 조희연의 고교평준화 12 평준화? 2014/06/06 3,254
386066 젊은이들이 생각이 저보다 깊네요. 2014/06/06 1,166
386065 백화점 상품권으로 책 살수 있는 곳? 6 파리와 런던.. 2014/06/06 1,852
386064 10년된 빌트인 식기세척기 사용가능할까요? 5 전세집 2014/06/06 3,249
386063 가끔 심장 부근에 찌르는 느낌이 들어요 3 증상 2014/06/06 2,444
386062 민소매입을때 팔뚝살 단련하는 운동 6 9-6= 2014/06/06 3,752
386061 아까 sbs 뉴스 얼결에 보는데 3 상태심각 2014/06/06 1,935
386060 선거운동 마지막날까지 가장 염려되었던 세가지 4 이제 발뻗고.. 2014/06/06 1,197
386059 냉장고 배송이 왔는데 측면이 찌그러져 있네요 25 Ss 2014/06/06 3,4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