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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삼대가 그 엄마에 그 딸

무서워 조회수 : 4,121
작성일 : 2014-04-15 17:03:24
중학교때부터의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사실 친구라고 하기도 뭐한 존재에요.

전 집이 근처고 부모님끼리도 아는 사이라 그냥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사이로 몇년 전까지 지내왔어요.

이 친구의 어머니는 늘 저희 집에 와서 누군가를 욕하는 것이 일상이었어요.

특히 여호와의 증인을 아주 싫어해서, 누군가가 여호와의 증인인걸 알게 되면 그 아줌마를 따돌리고, 

그 가게에 가지 않고.... 그랬던 기억이네요. 특히 욕할 상대가 생기면 아줌마들을 다 불러놓고,

무슨 대통령 연두기자회견하듯이 위엄있게 단죄를 하던 모습이 소름끼치다는 생각도 들곤 했었어요.

그 엄마에 그 딸이라고, 

이 친구도 중학교때부터 늘 누군가를 이유없이 따돌리곤 했었어요. 전학도 두명 보내고...

그냥 싫다는 이유인데, 그 친구가 싫다고 하는 아이를 같이 싫어하지 않으면 

친구 그룹에서 떨어져 나간다는 두려움도 있었어요.

싫은 걸 어떻게 하냐고, 그냥 싫다고. 그런 말을 굉장히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십년도 더 전의 일인데, 

이 친구가 이지연에게 집착해서 매일 라디오에 이지연 욕을 하는 엽서를 보내고... 그랬었어요.

몇년후에 그 대상은 강수지로 바뀌었었죠.

너무 싫어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방송까지 다 찾아보며 욕을 하는 모습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지요.

고등학교때는 정말 다행스럽게도 3년 내내 다른 반이었어요. 

그리고 소위 남자관계에서도 잘나가던 이 친구에 비해 저는 그냥 공부도 잘 못하고 소극적인 아이여서, 

이 친구는 저를 친구라고 여기지 않는 것 같았어요. 저도 함께 있으면 늘 불편한 일이 더 많았고,

따돌림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귀찮았기에 따로 지냈지요. 전 정말 친한 친구 한둘만 있으면 되고..

그룹에서 아이들 따돌리고 욕하고 하는 것이 정말 싫었거든요....



특히 이 친구가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를 욕하는 내용 중 대부분은 <걸레> 라는 거였어요.

예쁘거나, 자기와 친하지 않은데 눈꼴사나우면 무조건 걸레라고 소문을 냈어요.

낙태했다는 이야기까지도 하고 말이죠.... 전 다행히 남자들의 눈에 들만큼 매력적인 여고생이 아니었기에

그런 소문은 피해갔네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졸업하고..

그때까지는 그냥 얼굴을 보면 데면데면 인사나 하는 사이였습니다.

결혼을 하고는 친정 근처에서 살게 되었는데 이 친구도 이 동네에 계속해서 살더라구요.

약간 꺼림칙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결국은 집을 간혹 오가곤 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아이들끼리도 동갑인데... 전 뭔가 불안한 마음에 유치원도 따로 보낼 정도였어요.

거리를 약간 두고 지내고 싶긴 했는데 마음대로 되질 않았네요.




몇년전 나가수 광풍이 일었을 때는 아니나다를까, 

저는 그냥 오랜만에 음악을 듣게 되고,

제가 찾아 듣는 노래가 생겼다는 것이 좋아서 그 프로를 되게 고맙게 보고 있었고요...




틈만 나면 저희 집에 와서 옥주현을 싫어하는 이야기만 하더라구요. 

전 사실 옥주현의 '천일동안' 이나 '사랑이 떠나가네' 는 참 잘 들었거든요. 대학때 생각도 나고...

그래서 제가 사실 노래는 잘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하는 짓을 보라면서 정말 자기 부모를 죽인 사람같이 욕을 하더라구요. 

그래도 미디어에 비춰지는 것만 보고는 알 수 없지 않냐 했더니,

니가 사람 볼줄을 그리 모르니까 학교 다닐때 무시를 당했던 거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싫은걸 어떡해? 라는 말을 변함없이 하면서요.




근데 저는 이제 더 이상 이 친구가 두렵지 않고, 굳이 제가 마음을 다치면서까지 관계를 끌고 가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그래서 학교다닐때 따돌리고 누구 싫어하던 버릇 아직 못 고쳤냐고 웃으며 이야기했어요.

"왜, 옥주현도 걸레니?" 했지요.

정색하며 집에 가버리더라구요. 딸끼리 동갑인데... 

그 딸도 더 이상 저희 딸과 놀지 않게 되었구요.

그런데 그 딸이 와서 저희 딸에게 너희 엄마 너무 잘난체 한다며 말을 전하기도 하더라구요.

저는 그냥 웃어 넘겼어요. 보기 흉하지? 친구들이랑 놀때 저렇게 놀아서는 안된다. 저희 딸도 수긍을 하는 분위기였구요.



그리고 저희 딸이 이제 5학년이 되었습니다.... 

둘이 같은 반이 되어버렸네요.

학부모총회때 또 만나고, 약간은 걱정이 되었는데.



그 딸애가 아니나 다를까 또 누군가를 따돌리려고 하는 모양이네요.

저희 딸애가 와서 어찌해야 하냐고 묻습니다. 

친하다가 멀어졌다는 것 때문에 약간 불안한 마음이 있고 그런가봐요.

그런데 그 딸아이가 또 누굴 욕할때 걸레라고 하는 모양이네요. 뜻은 아는 걸까요 5학년 짜리 여자아이가...

참... 정말 모전녀전이에요.

불러다 따끔하게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후폭풍이 두렵네요... 

담임선생님께 일단 말씀을 드리는 게 낫겠지요?
















IP : 58.29.xxx.9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고
    '14.4.15 5:06 PM (150.183.xxx.253)

    무서운데요 --;;

    최대한 피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그 다음 학년에서는 최대한 다른반이 되게 해달라고 하세요
    그리고 꼭 님 딸이 당했을때는 강하게 대쳐하셔야 그 피해자가 안됩니다.
    처음이 중요해요

  • 2. duddnjs
    '14.4.15 5:08 PM (182.226.xxx.149)

    소름 돋아요! 어찌 대를 이어서..
    윗분 댓글처럼 강하게 나가시길..

  • 3. ...
    '14.4.15 5:10 PM (121.160.xxx.196)

    무섭네요

  • 4. 꼬꾸
    '14.4.15 5:12 PM (124.56.xxx.186)

    헐....
    진짜 며느리들일때 친정엄마 꼭 봐야겠네요.
    따님도 걱정이에요.
    그런 애가 같은 반이라는게...

  • 5. 피하세요
    '14.4.15 5:22 PM (219.248.xxx.153)

    저런 악성 바이러스 같은 인간들은 피하는게 상책이에요.
    차라리 아에 모르는 사람이면 괜찮은데 꼭 주변인들 중에 희생양을 삼기 때문에
    어설프게 알거나 친하다 멀어지면 저러는수가 있어요.
    중학교때나 앞으로도 절대 님네 가족과 얽히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제일 좋은건 이사가는건데..

  • 6. 그래서
    '14.4.15 5:34 PM (119.70.xxx.121)

    남자들이 하는 말이 있죠.
    결혼상대가 어떤 여자인지 알고싶으면 그 엄마를 눈여겨 보면 대충 파악된다고요.

  • 7. ㅇㄷ
    '14.4.15 5:36 PM (211.237.xxx.35)

    그 원죄인 친정엄마의 친정엄마도 그랬겠고 또 그 친정할머니의 엄마도 그랬겠고..
    진짜 무서운 대물림이네요. 이쯤 되면 조상탓은 맞는듯..
    보고 배운게 그런거니 어째요 그걸 ㅠㅠ
    중간에 어느 돌연변이 하나가 태어나 끊어줘야 하는데 ㅠㅠ

  • 8. 드래서
    '14.4.15 5:54 PM (119.194.xxx.239)

    그래서 집안 보는거에요. 바람핀 아버지나 혹은 첩 자식이거나....뭘 보고 배우나요 부모를 보죠

  • 9.
    '14.4.15 7:11 PM (211.192.xxx.155)

    전에 제 지인의 지인에 대해 한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엄마가 공주인데
    딸이 공주라고.
    .
    딸은 남자들에게 이거 저거 부탁하고
    케이크 딱 구워 주면서 감동의 물결 선사하고
    엄마는 이런거 코치한다고요.

  • 10. 당연하죠
    '14.4.15 8:27 PM (59.4.xxx.8)

    매일매일 보고 자란게 남욕하는건데 그거 보고도 영향받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거죠.
    그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하다고 하는거고요. 따님한테도 잘 말해서 그애 하는 짓에 휩쓸리지 말고, 왕따를 하면 왜 안되는지, 그로인해 상처받을 수 있는 친구들의 입장등을 이야기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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