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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드라마 보면서 떠오른 경호원 친구

쓰리데이즈 조회수 : 5,191
작성일 : 2014-04-12 01:10:21

사실 친구라고 하기엔 뭐하고 회사 일로 뒷풀이 갔다가 거래처 사람 친구로 만난 사이였는데요.

십년도 넘은 일이라...거의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를 보니 생각이 불쑥 나네요.

그날 차를 가져와서 그 사람만 술을 안 먹었는데 마침 제가 같은 방향이라 밤늦게 차로 데려다주었어요.

그리고 다음에 연락처를 서로 알게 되서 (술 많이 마셔서 왜 갈켜줬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따로 만났죠.

나이도 모르겠고 지금 생각나는 건 그 남자가 직업이 청와대 경호원이었다는 거예요.

물론 제가 한창 나이에 위험한 일을 하는 사람을 굳이 만나고 싶진 않았는데 제가 만난 모든 남자 중에서

정말 심각하게 외모가 훌륭했어요. 딱 케빈 코스트너 젊었을 때 그 모습...? 청바지에 긴 다리, 작은 얼굴

키 180 넘고 이목구비 뚜렷하고 외꺼풀에 코 오똑하고...기타 등등...제 수준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외모였지요. ㅎㅎ

왜 몇번을 더 만났는지는 자세히 모르겠는데 그 직업이 너무 흥미롭고 궁금해서 만났다는 게 솔직한

제 심정이었죠. 그 사람 말로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자기 직업때문에 한번 더 본다는 얘길 했었어요.

 

호텔 부페에도 가고 갑자기 만나고 싶어지면 연락하고 그랬는데....신기했던 건 제가 신촌에서 차를

마시고 있으면 "제가 그리로 갈게요." 하고는 정말 십분만에 와서 차를 대고 기다렸어요.

직업정신인지 모르겠지만 오라면 진짜 빨리 오고 아무 일 없이 기다리는 걸 짜증 한번 안 내고 하더라구요.

한번은 저녁을 먹고 남산에 가고 싶었는데 그 남자가 "우리 오늘 남산 가볼까요?" 그래서 기절하는 줄...;;;

바로 달려서 남산 타워 아래에서 야경을 보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 그날이 마지막이었죠.

서로 어떤 남녀를 원하는지 상대를 이야기하는데 아주 달랐어요. 둘 다 지극한 연애 감정도 아니었구요.

전 그 남자가 잘 생겨서 좋았지만 직업이 걸렸거든요. 그 남자 역시 뮤지컬 배우를 사귀었다는 말을 했는데

평범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안 들고 제가 그 자리에서 좀 더 만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했던 것 같아요.

 

그때 알았던 게...경호원들 양복 맞춰입는 거, 스펙에 따라 최측근부터 1팀에서 죽죽 나눠 배치된다는 거,

청와대 경호원들도 비상훈련을 하는데 가족과도 연락이 두절될 수 있다는 말을 했어요. 그리고 대부분

정식 공무원이 아니라 별정직이라면서 퇴직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직업으로 오래 하지 않겠다고

다른 일도 구상 중이라고 하더라구요. 급여에 위험수당이 나오는데 몸값? 이 아니라 목숨값이라고 했어요.

대통령이 위급할 때 대신 총 맞고 죽어야 하나? 라는 물음에...:그게 우리 일입니다.'라는 말이 참 꽂히던...

양복은 명동에 지정된 곳이 있고 정장을 늘 맞춰서 입을 수 있는 쿠폰을 준다고 했어요.

위기 상황에는 몇 분 내에 어떻게 움직인다는 말도 자세히 해주었는데 다 잊어버렸어요. ㅠㅠ

경호원들하고 결혼하는 상대 중에는 경찰이나 공무원이 많다고...그런 말을 했는데 이혼이나 별거도

적지 않은 일이라고 했던 것...그런데 그 잘 생긴 얼굴에 확 깨게 만들었던 한 마디는....너무나 황당한!!!

 

자기 집안이 장수집안에 대대로 산을 좋아해서 주말마다 새벽에 산에 오른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자기 아내 되는 여자는 부모님과 매 주말 새벽에 같이 등산을 할 거라는 말에...오 마이 갓!!!

체력은 타고난 집안인지 어머니도 아주 기골이 장대하고 튼튼하시다고....ㅠㅠ 두번 쓰러지고...ㅎㅎㅎ

이름도 모르겠고 암튼....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남자인데 쓰리데이즈라는 드라마를 보니까

그 사람 생각이 나네요. 어디선가 애 낳고 잘 살텐데..ㅋㅋ 텔레토비 같이 생긴 아짐이 게시판에 자기

얘기 쓰고 있는 걸 알면....;;;; 뭐...본인 이야기인 줄 모를 거예요. ㅎㅎ 그 외모에 꽤 여자들이 따랐을 것

같은데....그 다음에 쓸데없이 눈이 높아져서 전 결혼하는 데에 애먹었습니다. 저도 그땐 이뻤답니다.

그럼 D라인의 텔레토비 아짐은 이만....^^ 쓸데없는 소설 쓴다는 악플은 사양해요. 다 사실입니다.

 

 

IP : 175.194.xxx.227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ㅋ
    '14.4.12 1:19 AM (125.180.xxx.210)

    야밤에 뭐 재미난거 없나 기웃거리다 지루한 참에 잘 읽었어요. 재미있네요.

  • 2. 다 사실로 믿어져요^^
    '14.4.12 1:28 AM (183.102.xxx.20)

    그런데 그분도 지금 어디선가
    예전에 어떤 이쁜 여자에게 잘보이고싶어서
    내 직업상의 기밀까지 털어놓으며 데이트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추억하는 건 아닐까요.

  • 3. ...
    '14.4.12 1:29 AM (24.209.xxx.75)

    젊었을때라도 이뻤던 분 부러운게,
    이런 일화라도 있다는거....

    전 쭈욱....평균을 달리는 사람이라 이런 옛날 얘기도 없고...
    진짜 케빈 코스트너 닮은 사람이 차마시고 있는데 달려와 준 기억이 있다면 좋겠다...ㅠㅠ

  • 4. 외모
    '14.4.12 1:31 AM (122.128.xxx.98)

    [ 정말 심각하게 외모가 훌륭했어요. 딱 케빈 코스트너 젊었을 때 그 모습...? ]
    ㅎㅎㅎㅎㅎ
    정말이더군요.
    봉사 목적의 사단법인(?)의 창립행사였던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참석하게 됐는데, 영부인이 오신다고 했어요.
    뵙지는 못했네요. 권양숙 여사님을...
    영부인이 오시기 전에 청와대 경호팀으로 짐작되는 사람들이 미리와서 점검을 하고 있었는데...그런데....
    바로 그 딱 케빈 코스트너 젊었을 때 그 모습을 닮은, 정말 심각하게 외모가 훌륭했던 젊은 남자 둘...
    하악!!!
    지금까지도 그보다 외모가 훌륭한 남자는 본 적이 없을 정도예요.
    특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남자 연예인 실물을 몇몇 봤지만 그냥 잘 생겼네~ 정도였는데, 길쭉한 기럭지 하면 보기좋게 탄탄한 몸매하며...
    얼핏 드는 생각이 우와~ 쟤네들은 월급 엄청나게 많이 줘야겠다~ 그럴 자격이 충분해~ ^^

  • 5. 원글
    '14.4.12 1:32 AM (175.194.xxx.227)

    저도 잊고 있다가 드라마 보면서 어제 생각나더라구요. 그럼 뭐합니까...현재는 텔레토비인 것을..ㅎㅎ

  • 6. ..
    '14.4.12 1:34 AM (122.36.xxx.75)

    님글보니 내인생에 잘생겼던 남자들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ㅋㅋ

    장돈건할배가 오더라도 주말마다 새벽등산은 싫어요 ㅋ

  • 7. 저요
    '14.4.12 1:39 AM (178.190.xxx.154)

    외국 국빈 경호원 가까이서 봤는데 하나도 안 잘생겼어요. ㅎㅎㅎ.
    근데 원글님 저 남자는 저렇게 기밀을 다 불고 다니는거보니 금방 짤렸겠네요.
    아니면 청와대 경호원도 사기였을지도.

  • 8. 원글
    '14.4.12 1:45 AM (175.194.xxx.227)

    저한테 사기 쳐서 뭐하겠어요..? 기밀은 무슨...제가 말한 내용하고 똑같은 정보가 잡지에 나왔던데요.
    1팀에서 일하던 경호원이 사법고시 패스한 기사가 실린 적이 있었어요. 저렇게 다 자세히 말하더구만요.
    스펙 좋은 경호원들은 고시 공부를 하든지 전직을 해서 대기업에 가든지 그렇다고 기사에 써있었어요.

  • 9. 폭탄
    '14.4.12 1:50 AM (123.109.xxx.41) - 삭제된댓글

    저도 우연히 한 번 본 적 있는데...
    그럴 때도 전 그런 미남 구경도 못하는군요.
    제가 본 경호원은 지나가는 행인3이었어요.
    부럽습니다.

  • 10. 울동네
    '14.4.12 2:07 AM (14.52.xxx.199)

    3년전 스포츠센터 개업때 '청와대 경호실 000' 리본 붙은 화환도 봤어요.
    모두 비밀인 것 같진 않아요.

  • 11. 울아빠
    '14.4.12 3:48 AM (119.67.xxx.154) - 삭제된댓글

    경호원이셨어요. 지금 살아계셨으면 70대이시니 몇십년전 정권때 경호원이셨죠.
    외모는 그시절 먹어주던 쌍커플 진하고 이목구비 부리부리한(남궁원같은?) 타입이신데, 울 큰엄마 말씀으론 예비시댁 첨 인사왔다가 시동생 처음 본날(울아빠) 그렇게 잘생긴 남자는 처음봤다고 하시더라구요.
    경호원 외모도 본단 생각은 단한번도 안해봤는데..(울아빠는 어떤 높은 코스 졸업하시고 여러개의 운동종목 몇단 유단자 등등) 윗분들의 증언(?)을 보니 외모도 출중하셨던 울아빠 생각이 나네요^^

  • 12. 다른건몰라도
    '14.4.12 7:06 AM (14.32.xxx.97)

    퇴직하고도 특별한 직업 못 갖는건 맞나봐요.
    십년하다 그만둔 녀석이 친군데, 반 백수짓하며 살아요.
    까이꺼 케빈 비주얼이라면 평생 벌어멕이면서라도 데리고 살아줄 여자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 녀석은 그야말로 씨름선수비주얼이라(당시엔 골격만 장대했지 살은 없었는데)
    사십이 훨 넘었는데도 누가 데려가주지도 않네요.
    제가 맨날 놀리는게, 넌 우연히라도 카메라에 잡힐 위치에는 못 서봤지?
    주로 대통령 걸어갈 길 미리 청소하고 사람들 접근못하게 몸으로 막는거만 했찌? ㅋㅋㅋ

  • 13. 라테향기
    '14.4.12 7:53 AM (114.200.xxx.150)

    "아내 되는 여자는 부모님과 매 주말 새벽에 같이 등산을 할 거라는 말에..."
    만 빼고는 너무 멋진데요. ~~~~~

  • 14. 맞아요
    '14.4.12 8:48 AM (118.36.xxx.171)

    저 고딩때 당시 대통령이 울학교 근처에 지나가서 손흔들러;; 끌려나갔는데
    차밖에 매달려? 있던 양복입은 아저씨 허벅지가 바람에 날려 고스란히 드러났는데 정말 멋졌고
    잘생기고 기품있고 멋졌었어요.
    아직도 기억날 정도로.

  • 15. zz
    '14.4.12 8:57 AM (121.131.xxx.103)

    청와대 경호원을 노상 보는 동네에 삽니다. 키 큰 것은 동일 하지만 얼굴을 각양 각색입니다. 수십명 중 한명 정도만 잘생겼어요. 특이한 것은 얼굴 큰 사람이 드물다는 것. 키가 크고 운동한 몸들이라서 수트빨은 대체적으로 좋아요. 대부분 가방을 꼭 들고 다닌다는 것도 특색이라면 특색이네요.

  • 16. ..
    '14.4.12 8:58 AM (221.139.xxx.88)

    특정직으로 바뀐지 한참됐네요. 검사등 처럼요..

  • 17. 청와대는 얼굴 본다는데요...
    '14.4.12 9:50 AM (218.234.xxx.37)

    청와대 근무하는 사람은 (골방에서 일하는 거 아니면) 평균 이상 용모여야 할 걸요..
    그게 국내외 내빈들이 많이 방문하는 거라서요.. 제 사촌오빠는 군대를 수방사로 갔는데 청와대 복무한 적도 있어요. 사촌오빠가 얼굴이 동양적이면서 잘생긴 타입. 키도 180 넘고 어깨도 탄탄.. 면회갔다온 이모가 "우리 아들 화장시켜놨더라" 하시던데요.. 얼굴에 파운데이션 바른다고..

    그리고 제가 직접 본 건, 역삼동 포스코센터에 귀빈(대통령인지 누군지 모름) 방문했을 때.. 거의 한 10년 됐네요. 포스코센터 사거리에 차가 별로 없어서 이상하네 했는데 포스코센터 앞 지하보도 계단 출구들을 검은 바바리인지 롱코트인지 입은 청년들이 죄다 지키고 있음. 저는 거기 계단 이용해서 삼성동으로 가야 해서 그 앞을 지나가는데 그 계단 앞에 서 있는 청년.. 진짜 내 평생 한눈에 반한 건 처음이었음. 진짜 눈을 못 떼고 고개를 돌려가면서까지 그 청년을 10초 이상 쳐다봄..

  • 18. 경호원 분야가 넓다니까요
    '14.4.12 10:42 AM (175.223.xxx.158)

    군대에서 헌병들은 키도 크고 얼굴도 보지만 모든 군인이 그런거 아니잖아요
    경호원도 마찬가지에요
    근무하는 이에게 좀전에 물어보니
    뒤에 안보이는 곳에서 일하는 경호원이 휠씬 많다고 합니다
    계약직도 없고
    공무원 맞답니다

    누가 그만두시고 별정직이니 계약직이니 공무원 아니니 하셨나모르겠는데요
    경호실 현직 근무자에게 방금 물어봤는데
    다 아니라고 합니다

    혹시 근무자에게 누가될지도 몰라 곧 지울께요

  • 19. 존왓슨
    '14.4.12 12:04 PM (221.153.xxx.203)

    글 너무 설레면서 봤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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