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8일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결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당원투표 50% + 국민여론조사 50%' 방안을 채택하기까지 긴박했던 하루를 보냈다.
◇安, '신임투표' 카드까지…무공천 소신 강조
안철수 공동대표는 당초 끝까지 '무공천'을 갖고 가겠다는 원칙을 고수했지만 당 관계자들의 설득 끝에 이번 조사를 실시하는데 동의했다. 다만 안 공동대표는 이번 조사를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로 직접 연계하겠다고 주장했고, 김한길 대표가 이를 강하게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지난 7일 전략 회의에서 "조사 결과 무공천을 철회하라는 결정이 나오면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백의종군해서 선거를 돕겠다"고 말했다. 또 "어차피 이번에 대표 자리에서 내려오더라도 다시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고도 밝혔다.
이에 김한길 대표는 "안 대표가 물러나면 지방선거는 누가 치르나"라며 "김한길이가 죽으면 몰라도 안철수가 죽으면 당이 죽는다"고 안 대표의 백의종군 주장을 강하게 만류했다.
김·안 공동대표가 이날 발표한 방안은 '무공천 유지'라는 신념을 유지하되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라는 방식을 통해 절차의 민주성을 확보하고 이에 대한 당내 논란을 봉합하겠다는 의미를 안고 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핵심 관계자의 수첩에 "'신념의 일관성'과 '절차의 민주성'을 통한 '불가역성의 확보'"라는 메모가 여러 차례 등장한 것은 이 같은 지도부의 고민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金, 의원들 물밑접촉…의총서 울먹이기도
김한길 대표는 여러 의원들을 만나며 이에 대한 의견수렴과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전날 저녁 문재인 의원과 단둘이 만나 이 방안을 설명했고 문 의원도 이에 대해 "좋은 방법인 것 같다"고 환영했다.
또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기초공천 폐지농성을 벌이고 있는 신경민·양승조·우원식 최고위원을 직접 찾았다. 당초 이들 최고위원들에게 저녁식사를 제안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자 티타임만 가진 후 김밥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전략회의를 주재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특히 이날 기자회견 직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울먹이면서까지 "나는 안철수 대표에게 무공천 방침을 철회하라 말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제발 안철수 대표를 믿고 힘을 실어 달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의원들이 전했다. 의원들은 이에 박수로 호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 '무공천' 결과 확신
한편 안 대표가 이번 결심을 하기까지는 당 관계자들의 끈질긴 설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영 비서실장과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 안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이태규 전 신당추진단 총괄지원단장 등이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는 이번 조사 결과가 50% 후반 수준에서 '무공천'이 채택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공천을 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새정치연합 지지자들만 상대로 한 이번 조사에서는 '무공천' 의견이 많이 나올 것이란 분석이다.
전당원투표라는 방법 역시 권리당원 투표와는 결과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지도부가 무공천 결과를 확신하는 이유다. 권리당원 투표의 경우 출마 당사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공천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오지만 모집단위를 크게 확대했기 때문에 무공천으로 결론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시뮬레이션을 다 해봤다"며 "일반적으로 국민여론조사에서는 도덕적 기준으로 답을 하기 때문에 '무공천 해야 한다'는 응답이 60% 이상 나온다. 모집단위를 40만명 수준으로 키웠으면 조사결과는 일반 국민여론조사와 같아진다"고 밝혔다.
http://media.daum.net/issue/611/newsview?issueId=611&newsid=20140408150108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