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 지금 서울을 버리고 떠나시면 안됩니다. 대통령이 피신하면 한국군 병사 전체가 전쟁을 포기합니다"
"내가 북한군에게 잡히면 한국한테는 재앙이야"
운명의 1950년 6월 25일 밤.
이승만 대통령과 무초 주한 미국대사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즉시 서울을 빠져나가겠다는 대통령의 고집을 꺽으려고 남의 나라 외교관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무초 대사는 대통령이 적군의 수도 함락을 사수하다 군대가 버틸 수 있을 때까지, 그러나 적군에 잡히지 않을 그 순간까지 머물러 있어 달라고 호소했다.
끝내 설득은 실패했다.
이승만은 27일 새벽 내각이나 국회에도 알리지 않고 달랑 4명의 수행원만 데리고 객차 2량만 달린 낡은 3등열차를 타고 남쪽으로 달렸다.
가다보니 대구다.
"어~ 너무 내려갔다. 대전으로 돌려라"
대전에 도착한 대통령은 또 어처구니 없는 일을 벌인다.
녹음방송을 통해 마치 자신이 서울에 남아있는 것처럼 위장하고 서울시민은 물론 국민들 모두 안심하라고 연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