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나이이니? 만큼 심심찮게 들리는 지인들 부모님의 부고 소식...
결혼식은 빠져도 될 수 있는 한 부고는 외면하기 힘들다
엄마와 연배이신 분들이다
내 엄마는 아직 내 곁에 계신다...
늘상 마주쳐도 눈길 한 번 주고받지 않는 맨숭맨숭한 모녀지간
픽픽거리는 말투하며 밑도 끝도 없는 짜증까지...
돼먹지 못한 딸이다...
그러다 뒤통수가 서늘히 깨는 때가 온다
마치 누군가로부터 된통 야단 맞는 기분
장레식장 안 낯익은 친구 어머니의 영정사진을 바로 볼 수가 없다...
상대의 슬픔을 나눌 겨를도 없이 내 엄마의 부재가 머지않았구나 하는 각성이 일어난다
1~2초 상간 정말 간절한 바람이 단전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른다
"좋으 데...가세요..."
벚꽃이 눈처럼 나리는 요즘
홀연히 가시는 부모님들...
나 또한 그분들이 가신 길을 따라 그렇게 사라져가겠지만
아직은 먼 풍경으로 다가온다
갑자기 엄마가 보구 싶어진다
여지껏 잔병치레 한 번 없이 건강하게 살아주셔서 감사하다...
누구한테는 불러도 대답 없을 "엄마"라는 이름...
앞으로 얼마 만큼 부를 수 있을까...
장례식장을 나와 이른 새벽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새벽녘 단잠을 깨운 내 전화에 엄마의 욕 한다발...
"그냥... 엄마 뭐 하나..해서..."
"OOO!빨랑 들어와, 밤새 뭐하구 돌아댕겨!!!..."
바로 쏘아붙였을 법한데...
대꾸 없이 듣고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