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제일 기대도 많이 받고 없는 돈에 서울로 유학까지 시켜서
명문대, 좋은 직장 들어갔다는 자부심이 참 크셨는데
40줄 들어선 딸은 경력 끊긴 전업주부로,
대기업 직원이라곤 하나 임원 달 가능성도 크게 없어보이는 평범하고 무뚝뚝한 사위,
딸 하나 있는 거 아직은 똘똘하다곤 하나 얘도 다 키워봐야 아는 일이고
저처럼 20대까진 부모의 자랑이었다
이젠 뭐 하나 내세울 것도 없는 여자로 살아갈까 걱정도 되구요.
그래도 알뜰하긴 해서 그냥저냥 서울에 집 한채, 돈 조금 모은 거
근데 미래가 불안하니 부모님 용돈도 척척 넉넉히 드릴 형편은 아니구요.
저도 제 인생이 답답하지만 한번씩 부모님 생각하면 너무 죄송해요.
함께 할 시간도 많지 않은데, 이런 제 모습이 부모님이 기억하는 마지막이 될까봐
주위 친척이며, 친구들은 또 어찌나들 잘 됐는지 승승장구
저만 바보같이 남 달려가는 뒷 모습 구경하는 꼴이네요.
부모님도 다른 집 자식들하고 비교가 안될 수가 없으렌데..
다시 뭐라고 시작해야겠다 마음만 급한데..
애도 웬만큼 커서 그간 프리랜서로만 간간히 일하다 다시 일자리 구하는데
이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자존심때문에라도 차마 선뜻 못 나설 일들만 보여요.
바지런떨면서 공부라도 해서 이런 시기를 대비했으면 좋았겠는데 그러지도 못했고.
ㅠㅠ
창밖도 뿌옇고 제 마음도 뿌옇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