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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으로 비밀일기 쓰는 아이 끝까지 모른척 해야 할까요?

엄마 조회수 : 1,804
작성일 : 2014-03-28 10:43:26

아들이 초등 4학년이예요.

어제는 숙제를 하지 않아 자기 전에 숙제를 하고 자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숙제가 다음날 공개수업 때문에 생긴 숙제이고 공개수업 때문에 평소 금요일 수업시간 보다 한시간이나 늦게 수업이 끝나게 되었다고 울더라구요. 이런 부분을 아주 억울해 합니다. 아이가 공부하는 걸 억울해 해요. 그렇다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티비보고 책보고 인터넷 게임 하는 이런 걸 하면서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내요.

일단 아이 감정부분에 동의를 해주고 숙제 끝내고 씻고 자기 전에 같이 보드 게임도 한 경기 하고 잠들었지요.

표면적으로는 이렇게 끝나는 듯 했습니다.

보드게임 끝내고 잠들기 전에 자기가 암호로 비밀일기를 쓰고 자겠다고 했어요.

아이가 잠든 후 일기장을 보니 숫자암호로 욕설이 쓰여있더라구요.

ㅂㅅ ㅅㄲ 같은 어른들 거짓말만 한다. 뭐 이런 말들이 쓰여있었어요.

이런 욕을 하는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요즘 육아상담 글 많이 올라오는데 정독하고 있습니다.

제 아이 이야기 같아서요.

저 뒤쪽 글에 고등학생 아들 때문에 고민이신 분 글에 달린 결국님의 댓글

" 이런 아이들의 특징이 자신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큽니다.
조그만 비난도 들으면 힘들어하고 긴장감 등을 못견뎌요. "

부분이 특히 와 닿았어요.

피해의식, 열등감, 감정조절 실패... 이런 글 찾아볼 때마다 아이가 그런 성향을 띠는 것 같아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자기가 지는 것에 대해 민감하고 다른 사람의 잘못에 아주 크게 반응하고 이상한 논리로 자신이 손해 본다는 논리도 가지고 있고(제가 사둔 육아용 책을 아이가 거의 다 읽었어요. 왠만한 육아서에는 왜 다 부모 탓이 크다 하니 아이가 그것을 진리인양 받아들였어요. 아이들에게는 무한 자유와 놀 권리가 있는데 부모들이 그 권리를 빼앗고 공부를 시키는 악행을 저지르는 그런 것으로 해석했나봐요. 그래서 공부하는 것에 대해 아주 큰 손해를 입었다고 생각해요. )

가끔 보이는 모습들 때문에 상담 받고 있는 중인데 아이가 변화하는 부분보다는

부모인 우리가 자각하고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부분들이 더 큰 상황입니다.

우리가 아이를 너무 어른처럼 도덕적으로 대했더라구요. 안된다고 통제한 부분도 많고 그래서 못한 것에 대한 지적보다는 잘한 것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만 보일려고 노력중인데도 꼭 해야 하는 숙제나 게임시간 간섭은 포기를 못하겠어요.  

비난하지 않으면서 잘못 된 행동만 고치려고 하는데도 아이는 이미 자신의 행동에 대한 지적을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인지라 어제와 같은 일이 생겼나 싶기도 하구요.

아 제 글이 뒤죽박죽이네요. 머리속에 있는 걱정이 너무 많아 그런 걸로 이해해 주세요.   

IP : 210.102.xxx.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입력
    '14.3.28 11:04 AM (223.131.xxx.181)

    일기 보지마세요
    일기에 쓰면, 입밖으로 내뱉는일은 줄어듭니다
    일기를 그렇게 쓰지마라 하는 순간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였다가 입밖으로 나오죠
    분노, 화같은 감정은 공책을 펴고, 소리와 글자를 찾아내 문장을 이루는 동안 옅어지고 정리가돼요
    글자로 옮긴걸 내가 다시 읽는 순간엔 이렇게 까지 미워한 마음때문에 미안해지고 결국 그 상황과 화해하게돼요
    이게 치유의 글쓰기에요.
    아이는 글쓰기를 잘 이용하고 있어요. 그렇게 되기까지 잘 도와주신거에요
    일기 보지마시고, 일기쓰니까 마음이 풀려? 어때? 정도로 물어보세요

    그외에 일상을 보내는 아이, 공부에대한 생각들은 별개 문제같아요
    엄마가 읽는 책을 이해하고 받아들였다면 영리한 아이임에 틀림없어요
    관심을 더 큰 주제로 바꿔주시면 어떨까요. 사회 역사...

    그리고...휴식이 아니라 진짜 놀아야해요. 아이들과 어울려서 즐겁게 혹은 싸우고 화해하면서 놀아야해요
    공부가 빼앗아간건 이 놀이이지 혼자 갖는 휴식(티비,게임)이 아니에요. 이것도 꼭 아이와 얘기해보세요.

  • 2. 엄마
    '14.3.28 11:16 AM (210.102.xxx.9)

    입력님 차분한 말씀 감사합니다.

    어째 저보다 아이를 더 잘 이해해 주시네요.
    좀 더 긍적적으로 아이를 보고 감정적으로 이해해줘야 하는데 제 진심으로 아직도 안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놀이에 대한 말씀... 저도 공감합니다.
    지금까지는 아이가 몸이 좀 약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과의 놀이에 서툴러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억지로 어울리게 하고 있지는 않아요. 혹시 그 부분이 또 스트레스가 될까봐.

  • 3. 저는 친정엄마가 제 일기장을
    '14.3.28 11:41 AM (111.118.xxx.234)

    봤는데,거기에 엄마 흉을 봤었거든요.

    근데 그 부분을 찢어버려서,너무 분했어요.아마 사춘기쯤?

    일기에다가는 내 감정 다 쏟아 버릴수가 있잖아요.거기 아니면 어디가 흉을 보고 욕을 해요?

    원글님 글을 보니,지나치게 해야할 일에 대한 시간 개념이 엄격한거 같아요.
    그래서 아이가 시간초과에 대한 스트레스가 클겁니다.

    엄격하고 융통성 없는 부모밑에서 크는 아이는,스트레스가 상당해요.그거 풀데가 일기장밖에 없으면

    보았다는 언급도 말아주시고,욕한것도 잊어주세요.

    아이는 엄마가 내 일기장을 봤다는것에 더 분노할수가 있어요.자기 물건 손대면 누구나 기분 나쁘지 않나요?

    애꺼라고 막해도 되는건 아니잖아요.

  • 4. 내 자식이니 내 마음대로 주무를려는
    '14.3.28 11:46 AM (111.118.xxx.234)

    부모의 이기심,욕심 그게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아이가 엇나가는거거든요.

    아이가 어릴때,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이쁜짓 하라면 하고 그런 시절이 몇년간 있었기때문에

    로봇처럼 리모콘 컨트롤 하면 되는줄 아는거죠.

    유난히 지배욕이 강한 분들도 계세요.

    원글님은 자기 할일에 시간 관리 잘하세요?아이에게 지도할 만큼 철저하게요?

    아이가 초4면 판단할수 있는 나이거든요.

    엄마도 자기 시간 관리 못하면서,나한테만~그게 누적되면 불만이 쌓여서 사소한것에도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거죠.
    똑똑하고 예민한 애들은,
    기준에 대한 잣대가 사람마다 달라지면,거기에서부터 불만이 생기고 불신이 생깁니다.

    미숙하고 미성숙한것도 어른도 마찬가지에요.애들에게만 성숙과 완벽을 바라면 애들 돌아버려요.

  • 5. ^^
    '14.3.28 12:44 PM (182.224.xxx.209) - 삭제된댓글

    안 보는데서는 나랏님 욕도 한다는데.. 전 아이들 일기장, 핸드폰, 남편 핸드폰은 절대 안 봐요.. 그냥 믿고 내비둡니다..

  • 6. 저도 있는데
    '14.3.28 1:09 PM (61.79.xxx.76)

    욕까지 쓰는 비밀 일기장이요.
    다만 누구도 볼 수 없는 인터넷 일기장이죠.
    쓰고 싶을 때만 홈페이지 띄워서 쓰는데
    그렇게라도 쓰고나면 속이 시원한 시절이 있었죠.
    요즘은 거의 안 들어가네요.

  • 7. 제목만보고 댓글달아요
    '14.3.28 1:27 PM (223.62.xxx.76)

    절대 아는척하지마세요.꼭이요.

  • 8. ,,,,
    '14.3.28 2:29 PM (203.229.xxx.62)

    아는척 하지 마시고 모른척 더 신경써서 잘해 주세요.
    부모 자식 사이라 아들이 감동 받아 바뀔수도 있어요.

  • 9. ;;;
    '14.3.28 7:36 PM (211.201.xxx.156)

    제발 일기장 보지 마시고, 봤으면 평생 봤단 말은 하지 마세요. 아이라도 비밀이 있고
    그게 원치않게 알려졌을때 수치심, 배신감을 느껴요. 누구나 자기만의 안전지대가 있어야죠.
    인간의 감정은 반드시 새어나온다고 하죠. 이쪽을 억압하면 저쪽으로.
    전 아이가 남에게 흉보지 않는게 스스로 이겨내는 법을 찾아가는 과정 같아요.
    그러니 절대로 일기장 본 티는 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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