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초등 4학년이예요.
어제는 숙제를 하지 않아 자기 전에 숙제를 하고 자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숙제가 다음날 공개수업 때문에 생긴 숙제이고 공개수업 때문에 평소 금요일 수업시간 보다 한시간이나 늦게 수업이 끝나게 되었다고 울더라구요. 이런 부분을 아주 억울해 합니다. 아이가 공부하는 걸 억울해 해요. 그렇다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티비보고 책보고 인터넷 게임 하는 이런 걸 하면서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내요.
일단 아이 감정부분에 동의를 해주고 숙제 끝내고 씻고 자기 전에 같이 보드 게임도 한 경기 하고 잠들었지요.
표면적으로는 이렇게 끝나는 듯 했습니다.
보드게임 끝내고 잠들기 전에 자기가 암호로 비밀일기를 쓰고 자겠다고 했어요.
아이가 잠든 후 일기장을 보니 숫자암호로 욕설이 쓰여있더라구요.
ㅂㅅ ㅅㄲ 같은 어른들 거짓말만 한다. 뭐 이런 말들이 쓰여있었어요.
이런 욕을 하는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요즘 육아상담 글 많이 올라오는데 정독하고 있습니다.
제 아이 이야기 같아서요.
저 뒤쪽 글에 고등학생 아들 때문에 고민이신 분 글에 달린 결국님의 댓글
" 이런 아이들의 특징이 자신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큽니다.
조그만 비난도 들으면 힘들어하고 긴장감 등을 못견뎌요. "
부분이 특히 와 닿았어요.
피해의식, 열등감, 감정조절 실패... 이런 글 찾아볼 때마다 아이가 그런 성향을 띠는 것 같아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자기가 지는 것에 대해 민감하고 다른 사람의 잘못에 아주 크게 반응하고 이상한 논리로 자신이 손해 본다는 논리도 가지고 있고(제가 사둔 육아용 책을 아이가 거의 다 읽었어요. 왠만한 육아서에는 왜 다 부모 탓이 크다 하니 아이가 그것을 진리인양 받아들였어요. 아이들에게는 무한 자유와 놀 권리가 있는데 부모들이 그 권리를 빼앗고 공부를 시키는 악행을 저지르는 그런 것으로 해석했나봐요. 그래서 공부하는 것에 대해 아주 큰 손해를 입었다고 생각해요. )
가끔 보이는 모습들 때문에 상담 받고 있는 중인데 아이가 변화하는 부분보다는
부모인 우리가 자각하고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부분들이 더 큰 상황입니다.
우리가 아이를 너무 어른처럼 도덕적으로 대했더라구요. 안된다고 통제한 부분도 많고 그래서 못한 것에 대한 지적보다는 잘한 것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만 보일려고 노력중인데도 꼭 해야 하는 숙제나 게임시간 간섭은 포기를 못하겠어요.
비난하지 않으면서 잘못 된 행동만 고치려고 하는데도 아이는 이미 자신의 행동에 대한 지적을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인지라 어제와 같은 일이 생겼나 싶기도 하구요.
아 제 글이 뒤죽박죽이네요. 머리속에 있는 걱정이 너무 많아 그런 걸로 이해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