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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빠 돌아가실 때가 종종 떠올라서 슬퍼요

... 조회수 : 3,268
작성일 : 2014-03-25 15:55:16

친정아빠가 5년전에 돌아가셨어요. 폐암이었네요.
그때 기억이 가끔 갑자기 쏟아져오듯이 생각나서 슬픈날이 있는데
오늘이 딱 그러네요. 여기다라도 하소연 해봐요 ^^

의사들이 어떻게 이렇게 온몸에 전이된 분이 아무렇지 않게 생활하셨냐고 의아해할만큼
정정하던 분이 하루아침에 말기 환자로 진단받고, 무슨 마술이라도 씌운 것처럼
하루하루 눈에 띄게 악화되셨어요. 나흘만에 누워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셨죠.

진단받은 종합병원에 호스피스병동이 있어서 아빠를 입원시켰어요. 
그래도 영양제 주사도 맞으시고 하니 다시 일어나 부축받아 걸으시고 식사도 잘하셔서
그 며칠간 참 기뻤는데,
얼마 되지 않아 폐렴 합병증으로 급격하게 상태가 나빠지셨어요.

며칠 안남으신 것 같다길래 집으로 모셔왔네요.
안방에 눕혀드렸더니 씨익 웃으시더라구요.
저는 마지막인 걸 끝까지 부정하고 싶었나봐요.
작정하고 환자 치료하려는 사람처럼 
진통제며 영양제며 놓아드린다고 분주했네요. 
가정간호사분한테 앞으로 어떻게 해주십사 아주 길게 부탁도 드리구. ㅎㅎ

그렇게 좋아하시던 우리집에서 그날 딱 하루 주무시고 그 다음날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시던 날 오전에, 아빠랑 나이차이 많이 안나 가까이 여기시던 조카(제 큰 사촌오빠)가 찾아오셨는데
이미 말씀도 못하시고 의식도 희미해져가시던 아빠가 눈물을 많이 흘리셨어요.

그리고 오후에 엄마와 저만 있을 때
갑자기 숨이 가빠지시더니...이마가 따뜻해지면서 눈을 감으셨어요.
눈감으실 때 표정, 아빠 온기 이런 것들이 너무 생생해요.
몇시간 후에 병원으로 옮겼을 때, 사망진단서를 위해 의사가 확인한 후에
한번 더 아빠를 보여줬어요. 아직 청각은 살아 있습니다..하면서요.
마지막으로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을 했어요. 아빠 눈에 눈물이 잔뜩 고여 있더라구요. 

생전에는 사이 좋게 못지낸 딸인데, 아빠가 참 보고 싶어요.
자세히 쓰려니 마음이 너무 쓰려서 이렇게 밖에 못쓰겠어요. 참 눈물겹고도 즐겁고 아름다운 시기였는데..


IP : 112.187.xxx.203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14.3.25 4:08 PM (119.201.xxx.113)

    우리 아빠도 폐암이셨어요 ㅠ.ㅠ
    우리 아빠는 폐암 2기 다행히 수술도 하셨는데 수술하고 3달뒤 방사선치료 합병증으로
    돌아가셨어요. 저도 아빠 생각만 하면 너무 슬퍼서 생각 안할려고 발버둥치는데..
    원글님 읽고 둑 터지듯 슬픔이 밀려오네요 ㅠ.ㅠ
    제가 병간호를 했기 때문에 ㅠ.ㅠ
    호흡이 너무 곤란해서 아빠가 밥을 못 드시는 것도 모르고 제가 막 다그쳤었어요. ㅠ.ㅠ
    먹어야 살지..억지로라도 먹어라!!! 아빠가 숨을 헐떡이며 한숟가락 억지로 먹고..
    정말 죽일뇬이지요 제가 ㅠ.ㅠ 그러다 그날 밤에 안되겠다 싶어 응급실에 갔는데..
    폐동맥에 혈전이 왔다나요 ㅠ.ㅠ 그렇게 입원하신뒤 일주일후에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신 날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딸기 좀 달라고하셔서..그동안 계속 굶고 계셨는데
    이거 왠걸~~딸기 6알을 드셨어요. 이제 기운 좀 차리시나 싶어
    그래서 기분 좋게 출근했는데.....퇴근하니 의사가 부르더니 힘들것 같다고 준비하라고 ㅠ.ㅠ
    아빠가 의식이 없더라구요..그리고 몇시간뒤 긴 여행을 떠나셨어요 ㅠ.ㅠ
    저도 아빠의 마지막 일분일초를 옆에서 함께 했는데요....
    아빠가 떠나신 길이 아무쪼록 행복했으면 하고 빌어요.......
    저도 아빠 보고 싶어요....아빠는 2년 전에, 엄마는 6개월전에 가셨는데..
    두분이 만나셨는지 ㅠ.ㅠ
    부모님 생각날때면 저는 정말 가슴이 너무 아파요..ㅠ.ㅠ

  • 2. 아버지
    '14.3.25 4:13 PM (61.254.xxx.87)

    생각 많이나네요 작년 이 맘 땐 웃어 주셨는데
    지금은 안계세요 많이 보고 싶어요 아주 많이.

  • 3. 저는요
    '14.3.25 4:15 PM (211.51.xxx.98)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 기관지와 폐의 문제로 호흡이 곤란해져서
    색색거리는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 그 고통스러운 모습이,
    그리고 빨리 가게 해달라는 듯한 그 안타까운 눈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그 후로도 한달간 호흡이 힘들고 마침내 호흡기를 끼셨네요.

    그 모습이 떠오르면,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했다고
    혼자 되네이네요. 엄마에게 살갑거나 좋은 딸이 못되었기 때문에
    지금도 온통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예요. 더불어 저도
    죽을 때 우리 엄마처럼 힘들게 떠날까봐 그렇지 않게 해달라고
    많이 기도하네요. 우리 딸 힘들지 않게 저는 제발 아무렇지도 않다가
    조용히 숨을 거둘 수 있게요.

  • 4. 원글
    '14.3.25 4:25 PM (112.187.xxx.203)

    아...님, 아버지 뒤이어 어머니까지 떠나셔서 얼마나 슬프세요. 토닥토닥... 저희 아빠는 마지막에 조금씩 드신 음식이 카스타드였어요. 아주 조금씩 떼어서 입에 넣어드리면 오물거리시는 게 좋아서 물하고 번갈아 자꾸 넣어드렸어요. 그렇게 받아드셨지만 아마 힘드셨을지도 모르겠어요....

    이렇게 기억이 되살아나는 날에는 한번씩 몸서리를 치네요. 그래도 공감해주셔서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남은 생 우리 열심히 살아요..

  • 5. 원글
    '14.3.25 4:26 PM (112.187.xxx.203)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얼마 안되신 님... 한해 한해 지날 수록 무뎌지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고 계속 선명한 부분이 있네요. 그리 떠오르는 기억이 마음아픈 것 아니시길 바래요....

  • 6. 원글
    '14.3.25 4:28 PM (112.187.xxx.203)

    저는요님.. 저도 아빠 돌아가시는 것 보면서 평화롭게 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어요. 저도 아프지 않게 조용히 숨을 거두고 싶어요. 하지만 자식들이 이별을 받아들일 만큼은 기다려줄 몸의 힘이 남아 있길 바래요... 님께서도 따님들이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만 아프지 않게 잘 버티실 수 있기를 기도해드리고 싶네요.

  • 7. 에고
    '14.3.25 4:32 PM (115.140.xxx.16)

    저는 떠날날이 가까운 사람인데 눈물이 흐르네요
    남은 자식들 가슴 아플까봐,
    이렇게 사람은 마음 한 구석에 상처를 안고 살 수밖에 없는거 같아요
    저도 부모님 가신지 10여년이 지났지만 떠올리면 따뜻한 기억과 잘못해드린 죄책감이 항상 엄습하지요
    우리 모두 힘내요^^

  • 8. 원글
    '14.3.25 4:40 PM (112.187.xxx.203)

    에고님...어떤 병을 앓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떠날날 가깝다는 말씀에 마음이 아프네요..

    남은 자식입장에서 당연히 슬프고 가슴아프지만 생전보다 아빠를 더 많이 사랑하면서 그렇게 지냅니다..
    같이 힘내자고 하시는 그 넉넉한 마음이 자식분들 가슴이 박혀있을 것 같아요.
    자식분들 위해서라도 부디 조금 더 힘내주세요. 같이 지내는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몰라요...

  • 9. 감사해요
    '14.3.25 4:45 PM (119.194.xxx.239)

    소중한 경험 감사드려요. 반성하고 부모님께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글들 다 읽으면서 눈물이 나네요.

    원글님, 댓글님들 모두 힘내세요...

  • 10. ㅜ.ㅜ
    '14.3.25 4:47 PM (118.176.xxx.120)

    원글님 포함해서 부모님 먼저 보내신 다른 님들 다들 힘내세요.
    저는 부모님이 살아 계시는데도 이런글 읽으면 내 일처럼 눈물 나서 힘들어요.
    그 심정들 아직 안 겪어본거라 다는 알수 없지만 누구나 한번씩은 다 겪어야 하잖아요.
    지나간 일 돌이킬수는 없고 위에 어떤님처럼 내 자식들에게는 그런 슬픔을 덜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라도 건강관리 잘 하고 즐겁게 살아야지요.
    먼저 가신 어머니 아버지들 하늘 나라에서 다들 만나셔서 친구 하시고 재밌게 지내시고 계시길...

  • 11. ......
    '14.3.25 4:54 PM (106.240.xxx.2)

    저희 아빠도 폐암으로 돌아가셨어요.

    위에 아.....님
    저도 그랬어요..
    호흡이 곤란해서,,, 정말 가실때가 되서 그런지도 모르고 식사 안하면 어떡하냐고..먹어야 산다고...
    막 다그쳤어요..제가....정말 지금도 너무 마음 아파요..

    마지막 병원에서 며칠동안 못 드시다가 크리스피롤이 있길래 "좀 드릴까요?"했더니 왠일로 달라시더라구요..
    근데 옆 병상에 계신 같은 폐암 환자분이 그거 먹으면 목 맥힌다고 드리지 말라고 하길래..
    정말 그런가보다..하고 안드렸는데...
    지금 너무 후회돼요..그거라도 좀 드릴걸하구요...생각날때마다 가슴 아파 죽을것같아요..

    원글님 그래도 마지막 가시는길에 같이 계셔서 다행이었네요..저는 그러질 못해서...
    내 나이가 들수록 더 아빠가 보고싶네요..

  • 12. 우리아빠도
    '14.3.25 5:05 PM (1.241.xxx.158)

    5년전..
    역시 암으로.
    소화가 안된다. 고 하시며 본인이 운전해서 걸어들어간 병원에서 차 한번 움직여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두달만에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마지막에 아무말도 못했어요. 아빠가 내장기관에서 다 피가 나와서 주무시는 치료를 받으셨거든요.

    아빠가 돌아가신뒤 돌아가신뒤까지도 나쁜 부모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늘 슬프고 그립고 서럽고 그래요.
    아빠 한번만 더 보고싶고 그래요.
    아빠 전화도 한번만 더 받아보고 싶고..
    난 왜 생전에 아빠가 좋아하던 만주 한번 못구워갔을까...

  • 13. 못난딸..ㅠㅠ
    '14.3.25 5:11 PM (182.221.xxx.75)

    아빠 돌아가신지 한달됐어요.
    아직 실감이 나지않아요..
    건강하셨는데 갑자기 뇌경색으로 중환자실 입원하셨고
    6일만에 돌아가셨어요.
    살갑지 못하고 쌀쌀맞은 딸이었기에
    죄책감과 후회로 너무 괴롭고..
    너무너무 보고싶고 목소리 듣고 안아보고싶고..
    아빠..하고 불러보고싶어요..
    ㅠㅠ

  • 14. 아무말도 못듣고
    '14.3.25 5:18 PM (49.97.xxx.15)

    작년 여름 저희 아버지는 사고로 심장마비로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마지막 말도 듣지 못하고 병간호 한번 해드리지 못하고.
    다른분들처럼 병간호 한번 제가 해드렸으면 하는 후회가 되요. 마지막으로 뭐라도 해드리고 싶었는데.ㅠㅠ
    아직도 못받아 들이겠어요. 사진을 볼때마다 왜 아빠를 사진으로 밖에 못보는거지????하고 혼잣말을 하곤합니다..

  • 15. ..
    '14.3.25 5:20 PM (121.172.xxx.100)

    못난 딸님..저희 아빠도 지금 뇌경색으로 중환자실에 계세요... 벌써6일째네요...

    훌훌 털고 일어나실것같은데...하루 하루 희망과 멀어
    져가는 느낌이예요...

    이제는 보내드릴 준비를 해야할것같은데...쉽지만은
    않네요...자주 전화드리고 자주 찾아뵐껄...
    이제와 후회가 너무 많네요...ㅠㅠ

  • 16. 못난딸..ㅠㅠ
    '14.3.25 5:35 PM (182.221.xxx.75)

    점두개님..
    많이 힘드시죠?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마세요.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아빠께 사랑한단 말 많이 해드리세요..
    기운내시길... ㅠㅠ

  • 17. ㅠㅠㅠㅠㅠ
    '14.3.25 6:46 PM (211.36.xxx.74)

    퇴근길 버스 안에서 눈물 흘리고 있습니다.
    5년째 병석에 계시는 아빠.... 죽을 힘 다해서 온가족이 버텨내고 있어요. 어제 오늘 일 많아서 병원에 못가보고 집에 가는데 이 글 읽고서 후회하고 있네요.... 아빠한테 한번 더 가볼걸.....
    원글님 안아드릴게요.
    다른 댓글님들도 힘내세요.
    언젠간 다시 하늘에서 만나서 행복하게 지내요.

  • 18. ㅇㅇ
    '14.3.25 11:02 PM (119.69.xxx.47)

    저도...5년 전에 엄마 폐암으로 돌아가셨어요 ㅠ 그래도 말기에 발견했는데도 3년이나 더 사셔서 고마워해야되는데...그 1년 반 후에 아이 태어났다 때도 사람들이 엄마 생각나서 슬프지 해도 괜찮았는데 요즘 아이가 커서 너무 예쁜짓을 많이 하니 원래도 아기 좋아하셨던 친정 엄마가 자꾸 생각나요 ㅠ 엄마 인생 생각하면 너무 허무해서 살짝 비관적이 되는 것 같아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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