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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외진 얼음골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름들
참골담초, 자병취, 개병풍, 애기가물고사리,
두메고사리, 개석송, 꽃향유.
내 짧은 혀로 낱낱이 불러보아도
감금된 이름들은 더욱 억세게 혀를 냉동하듯 움켜잡아
발음 같은 건 허락지 않아요.
입김을 후욱 불어넣어 다시 불러보니
숨 쉬는 그들은 어느새 탈옥수처럼
내 목젖과 혀에 올라앉아 있어요.
그들도 붉은 심장과 감정이입의 혼을 가졌을까요.
빙하기 이후 높아진 기온을 피해 살아남으려고
제 이름과 뿌리만을 단출하게 피난 짐인 듯 챙겨 들고 갔을까요.
얼음골을 향해 나아가는 느리고 느린 걸음걸이
굽이치는 누대의 생을 지나 넝마가 된 몸으로
구릉 너머 몇 발짝만 헛디뎌도 낭떠러지인
얼음골에 그렇게 도피처를 만든 거라는데요.
사람들 발길 닿을까 정확한 지명은 숨겨놓았어요.
그곳으로 가는 내 필생의 작업이
한없이 낯설었으면 좋겠어요.
하늘과 땅 사이에 결빙되지 않고 등허리만 살짝 얼어
화석처럼 남아 있을 얼음골 시 몇 편
짱짱하고 새파란 언어들의 망명객들로 말이에요.
- 노향림, ≪풀꽃들의 망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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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24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3월 24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3월 24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29470.html
2014년 3월 24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403/h2014032320142375870.htm
짐승이 사람의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게 더 이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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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생각했어. 인생은 길텐데 이렇게 빨리 타협해버리면 평생 그 모양 그 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 요시다 슈이치, ”요노스케 이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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