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뜬다는 동네 서촌에 바르셀로나에서 살다 오신 분이 하고 있다는 타파스 식당에 갔습니다.
꽃보다 할배 보며 스페인에 대한 동경이 생긴 것도 한몫 했지요..
그 식당의 오너가 바르셀로나에서 식당도 하셨대고 그분이 쓴 책을 재미있게 읽은 터라 기대가 컸어요.
타파스란 게 작은 접시에 요것조것 맛보게 나오는 음식이라는 정도 알았지만 정말 적어도 너무 적더라구요.4만원쯤 주고 시킨 빠에야는 이십센티 정도 빠에야팬에 두께랄 것도 없이 바닥에 졸아붙은,밥 다 푸고 남은 누룽지 정도의 양?진짜 일행 넷이 한숟갈씩 긁으니 없어요.. 전에 과천경마장 근처에 있는 스페인 식당 갔을 때는 빠에야 한냄비를 먹는 거 좋아하는 둘이서 배불러 서로 미룰 정도였는데 그 사장님도 스페인에 오래 살았고 이름 대면 다들 아는 스페인 SPA브랜드를 한국에 런칭한 분이라고도 했거든요.(이 부분은 두 집 모두 본토요리를 한다고 표방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썼어요)
3만원쯤 주고 시킨 족발요리는 손바닥만한 오븐용기에 1센티 정도 두께의 양인데 시장의 족발까지 기대한 건 아니지만 족발이 아니라 돼지 발톱을 넣은 게 아닐까 싶게 육안으론 돼지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뭐라 형언할 수 없는 텍스처.
그외에도 서너가지 더 주문했는데 감자퓨레와 초리조라고 설명된 음식에선 감자와 초리조 입자를 찾아볼 수 없고 짭짭 맛을 보니 그런 게 들어있긴 한가부다 싶데요.그릇사이즈는 웬만한 레스토랑에서 크렘브륄레 내주는 반뼘 쯤의 디저트접시 정도..?
제 기준으론 양도 너무 적고 비쌌는데(낸 금액이 아까운 게 아니라 주문전 메뉴판을 읽으며 상상했던 포션과 너무 차이가 나서요) 인터넷 후기를 보니 제대로 된 스페인 요리란 평이 대세라서요.심지어 가격대비 훌륭하다고까지..제가 우리나라 외식밥값 수준에 너무 뒤떨어져 있나 자괴감이 들 정도예요;;;
스페인 사람들은 서너시간 먹고 마시며 여유로운 저녁시간을 즐긴다고 들었는데,푸짐하게 차려 진탕 먹는 게 아니라 그 적은 음식을 가지고 야금야금 먹어가며 오래오래 먹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