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박완서 님 소설 미망-꿈엔들 잊힐리야 재밌네요.

푸른연못 조회수 : 3,486
작성일 : 2014-03-21 12:29:42
예전에 mbc 드라마로 제작했죠.
제목 미망-최불암,채시라,홍리나,김상중,최재성....
김서라,김수미도 나왔네요.
엄마랑 재미있게 봤는데 엄마가 보면서 옛날에
쓰던 베개,이불호청 이런 생활소품들이 옛날 그대로
똑같이 재현됐다고 하시더군요.

조선 구한말,개성의 거상 전처만과 끔찍이 귀여
워하던 손녀 태임이의 이야기입니다.
드라마 먼저 보고 소설 읽었는데, 소설도 재미
있어요.
개성의 풍속도 자세히 묘사돼서 좋구요.
개성의 보쌈김치며 맛깔난 음식들을 보기좋게
담아서 차린 상을 화사한 꽃밭 같다고 표현해
놓아서 저도 그 개성식 한식을 먹어보고 싶어지네요.

차갑고 도도한 과부 태임 어머니 머릿방 아씨-
흰 소복 입은 홍리나의 모습도 떠오르고
태임이와 종상이의 로맨스도 재밌구요.
부잣집의 어른들이 차례로 세상을 떠난 가문을
외동딸 혼자 남아 신분이 낮은 남자(어릴때부터
주위에서 지켜본 남자)와 혼인하고 당차게
세파를 헤쳐나가는 설정은 토지의 서희와
비슷하구요,
몰랐던 개성 상인과 개성 풍속이 세밀하고
생생하게 묘사되고 사람 심리를 해부하듯
생생하게 묘사하는 박완서작가의 특징이
이소설에서도 잘 나옵니다.

지금은 가지 못하는 고려의 옛 수도-
국제무역의 중심지인 영화로웠던 개성을
배경으로 사실적인 소설이라서
제가 좋아하는 소설이 되었네요.
저는 개성과는 관련없는데 웬지 그곳이 그냥 좋더라
구요.
IP : 223.33.xxx.90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3.21 12:55 PM (175.210.xxx.26)

    그 분 책 다 마음에 들었어요
    뭐랄까. 할머니 옛날 얘기 같아서

    분명 친일 뭐 그런 얘기로 덧글 다는 분도 계시겠지만

    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그 책 읽고 얼마 안돼 돌아가셨을때
    가슴이 먹먹해서 많이 울었어요.

  • 2. 향수
    '14.3.21 12:55 PM (114.204.xxx.81)

    반갑네요.
    저도 요즘 미망 1 읽기 시작했어요.
    원글님 말씀대로 박완서 선생님 특유의 필체가 느껴져서 좋고
    더불어 우리말 공부도 되고..

    1~3권(문학사상사) 가운데 2권이 없어 사러갔더니 절판이라는 군요.

  • 3. 건너 마을 아줌마
    '14.3.21 12:56 PM (211.215.xxx.198)

    저도 이거 15년 전쯤 드라마랑 소설 둘다 넘 잼께 봤어요
    김완서님 단편소설들 모티브가 완전 커다란 퀼트가된 귀한 작품...
    그 때 채시라가 신성우랑 약혼하고 미모가 꽃을 피웠던 때 였지요

  • 4. 쏘럭키
    '14.3.21 1:10 PM (144.59.xxx.226)

    진짜 반갑네요. 한때 박완서씨책 리스트 뽑아서 체크해가며 다 읽었어요. 너무 좋아서요.

  • 5. 원글
    '14.3.21 1:26 PM (223.62.xxx.21)

    저는 토지는 같은 여성작가,같은 시대배경인데도
    술술 읽히지가 않던데 이소설은
    재미있더라고요. 쉬우면서 정밀한 묘사,
    맛깔나는 심리묘사 때문에 그런듯요.

  • 6. 이야기꾼
    '14.3.21 1:57 PM (211.178.xxx.199)

    예전에 할머니하고 엄마하고 앉아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시면 그게 그렇게 재미있었는데 이 분 소설이 딱 그런 느낌이예요.
    한참 써내려가다가 가끔 다른 길로 새기도 하는데 그런 것도 수다의 한 부분같아 좋아요.

  • 7. 까칠마눌
    '14.3.21 2:00 PM (139.193.xxx.158)

    저기... 제일 앞에 답글 달아주신 '전' 님. 태클 같아 정말 죄송한데, 박완서는 친일 논쟁에 휩쓸린 적이 한번도 없는 작가입니다.

    31년생이라 일제 시대에 태어나기는 했지만 친일파 집안과 전혀 연관없는 집안에서 나셨고요,
    데뷔 년도가 1970년이라 작품활동 시기가 일제시대와 전혀 달라요.
    실제로 일제 시대를 다룬 작품도 거의 없고요.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그린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하고 장편 소설 '미망' 정도가 시대적 배경이 일제죠.)
    실제로 많은 작품들이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요
    (중편 엄마의 말뚝, 장편 목마른 계절, 나목, 기타 등등, 단편도 많고요)
    대부분의 작품은 1970년대 이후 한국 소시민의 생활/여성문제 등등을 다룬 작품들이예요.

    친일 논쟁과 전혀 관련 없으신 분인데, 혹시나 오해가 생길까봐 공연히 덧붙여 답니다.




    ps. 이것과 별개로, 박완서 선생님은 드라마 미망을 아주 질색해 하셨다는 후문을 알려드립니다. ㅎㅎㅎ
    박완서 선생님의 대담집이나 에세이 등등에서 가끔 언급하시죠. 저는 드라마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원작 소설에서는 머릿방 아씨가 성관계가 불가능한 몸이 되어 자살을 하게 되어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성관계가 불가능하게 된 것 까지는 묘사해 놓고, 홍리나가 살아 돌아와 아주 문란한 여자로 묘사를 한다며 마구마구 어처구니 없어 하셨다지요. ㅎㅎㅎ

  • 8. 원글
    '14.3.21 2:17 PM (223.33.xxx.80)

    까칠마눌 님,그랬군요.
    그러고보니 홍리나가 장옷 쓰고 밤외출 하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왜그렇게 원작을 왜곡을 했을까요?
    캐스팅이나 다른면은 잘된 드라마라고 생각하는데
    원작자가 미워하는 작품이 돼 버렸네요 쿨럭
    하튼 개성 풍속생활사로도 아주 의미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각종 우리말,사투리도 많이 나오고요.

  • 9. 까칠마눌
    '14.3.21 2:31 PM (139.193.xxx.158)

    네...

    경상도에 토지
    황해도에 미망
    전라북도에 혼불(전라북도 남원배경)
    전라남도에 아리랑, 태백산맥(전라남도 벌교 배경)

    이렇게 보시면 되요. ㅎㅎㅎ 각 지역의 생활 풍속이 아주 정교하고 미려하게 묘사되죠.

    토지가 미망보다 상대적인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저도 인정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지 1부와 미망 둘만 놓고 봤을 때는 딱히 가독성이 어디가 더 좋다, 라고 말을 할 수는 없다고 봐요. 그만큼 토지 1부의 가독성은 훌륭하거든요. 적어도 2부까지도요.
    3부와 4부로 넘어가면서 배경이 서울과 만주일대, 연해주에 일본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지식인들의 사상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가면서 가독성이 떨어지죠.
    어떤 연구결과에 의하면, 일제 후반기(토지 1부가 1900-1909년까지, 토지 2부가 1913-1918 정도까지예요. 토지는, 민족사의 거대한 사건-한일합방 1910, 3.1만세운동 1919-들을 아주 영리하게 비켜가며 그 시대의 거대 사건보다 인물들의 세세한 생활사에 더 집중을 하게 하는 면이 있어요)의 답답한 시대상을 소설 그 자체에도 반영을 한 거라고 보는 견해도 있어요. 옴죽 달싹을 못하고 꽉 묶여있는 환경에서 인물들도 그렇게 답답해질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런 걸 염두에 두고 보시면 토지도 볼만 하답니다. ^^;;;

  • 10. 까칠마눌
    '14.3.21 2:36 PM (139.193.xxx.158)

    미망의 뒷 이야기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박완서 선생님이 미망을 문학사상에 연재하던 1988년 봄에 박완서 선생님의 부군께서 뇌암으로 타계하셨고, 그해 여름 (88 올림픽이 한창이던 때)에 서울대 의과대학에 다니던(당시 인턴이었나 레지던트였나 했어요) 막내 아드님이 죽었어요. 과로사로 급사했던 것 같아요.

    맏따님이신 호원숙 선생님의 수필중에, 박완서 선생님이 미망을 연재하고 있던 상황이라 부군의 병실에서도 원고를 써야만 했다고 그걸 보는 게 고통스러웠다고 그런 말이 있어요.

    그렇게 쓰여진 작품이랍니다.

  • 11. 외아들
    '14.3.21 10:36 PM (178.191.xxx.182)

    서울대 의대 마취과 레지던트였는데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들었는데.

  • 12. 그래서
    '14.3.21 11:07 PM (14.52.xxx.59)

    미망이 용두사미가 된 감이 없잖아 있죠
    그 머릿방 아씨 나오는 부분은 정말 괜찮았는데 딸 대로 넘어가면서 뭔가 구성이 느슨해졌어요
    그 모티브는 작가가 첩과 신접살림 차린 작은 아버지 집에서 한방에서 자면서
    들었던 얘기라고 하던데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숙부 부부의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책에선 시어머니 자랑인 우물에 빠져 죽는걸로 나오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4023 대저짭짤이 토마토 믿을만한사이트좀 알려주세요 9 속이지말자 2014/03/24 3,862
364022 체크카드 쓰는거요. 이것도 가맹점에서 수수료 무나요? 10 체크 2014/03/24 3,041
364021 역사학자 전우용님과 어느 택시기사분과의 대화(트윗에서) 5 재벌보다 보.. 2014/03/24 1,660
364020 6인용식탁 쓰시는분들 계세요? 8 식탁고민녀 2014/03/24 2,339
364019 한번 리스는 영원한 리스네요 1 백약이무효 2014/03/24 3,416
364018 브리타 정수기 독일에서 사면 많이 싼가요? 5 브리타 2014/03/24 2,003
364017 기업들, 노동부 '지침'에 통상임금 축소·회피 잇따라 2 세우실 2014/03/24 592
364016 경남은행 정기예금 금리 높네요(서울에도 지점 있어요) 11 나른한 봄... 2014/03/24 3,593
364015 ggggg 59 자게 2014/03/24 12,605
364014 40중반에 개명해요-이름 골라 주시면 복 받으실 거예요. 33 개명 2014/03/24 3,796
364013 백화점서 파는 의류들이요. 니트하나에 오십만원쯤하는거.. 15 123 2014/03/24 5,082
364012 김창호 "안철수, '찌꺼기 망언' 왜 놔두나".. 37 샬랄라 2014/03/24 1,431
364011 복합성 트윈케익 어디꺼 좋은가요 저렴이로 2 .. 2014/03/24 1,156
364010 맘이 급해서 말 더듬는거..언제까지 지켜봐야하는걸까요? 8 궁금 2014/03/24 1,650
364009 초1 교과서 필요하나요,,, 2 ... 2014/03/24 981
364008 부의상징은 마른몸매 75 부럽 2014/03/24 22,947
364007 대한항공 마일리지 질문드려요!(가족 합산) 1 비행기 2014/03/24 4,226
364006 송이나 파프리카처럼 간 안하고 먹어도 맛이 괜찮은 음식 뭐 있을.. 9 ........ 2014/03/24 1,352
364005 드라마 나인을 보고 내생각..... 2014/03/24 900
364004 평일제사 참석하시나요?? 7 Honeyh.. 2014/03/24 3,141
364003 샤프펜슬과 볼펜이 자꾸 미끄러진다고 하소연하는데 3 방법이? 2014/03/24 1,170
364002 바다열차 타보신분 바다 2014/03/24 681
364001 아이 공부 강요 안하는 아빠들..대입 후에 달라지나요? 10 ..... 2014/03/24 2,349
364000 악기를 바이올린부터 시작해도 될까요? 14 도움감사 2014/03/24 3,905
363999 5월초 연휴때 국내 자동차 여행 조언구해요 2 tbalsl.. 2014/03/24 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