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냥 이유 없이 싫을 수도 있어요. 쌓이고 쌓이다보면.

... 조회수 : 1,046
작성일 : 2014-03-17 16:54:07

결혼준비 할 때는 잘 몰랐어요. 시부모님, 특히 시어머님이 나쁘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요.

딱 하나. 집 마련할 때 우리는 너네 도와줄 형편이 안된다 하셔놓고,

저희 부모님께서 그럼 우리라도 보태주마 얘기가 나오자마자 시댁 오분 거리에 집을 구해놓으셔서

친정 부모님이 마음 상하시긴 했죠.

그래서 부족한 전세금 중 일부만 받고 일부는 시어머니께서 융통.

이후 시어머니가 빌려주신 건 반년 만에 다 갚았어요.

혼수는 제가 다 했고요.

 

그러면서 예단은 바라셔서 집에 돈 보태느라 못하겠다 했고,

대신 저도 금붙이 한 개 안 받고 그냥 저희끼리 원래 끼던 커플링 계속 끼기로 했고요.

 

뭐 이렇게 하고 나니 마음은 가벼웠어요. 굳이 잘 하려고도 하지 않았고,

딱 평생 할 수 있을 만큼만 하면서 지냈어요. 남편도 별 말 없고 절 이해해주는 편이구요.

 

근데 결혼하고 첫 명절에 아침에 전날 아침에 일찍 오지 않았다고 화를 내셨어요.

차례를 지내는 집도 아니고 손님이 올 집도 아니라 그냥 식구들 먹는 음식 하신다고 해서 2시쯤 갔거든요.

저는 첫 명절이라고 뭘 또 좀 만들어 갔었는데 그건 거들떠도 안 보시더라구요.

남편 말로는 평생 명절음식 하신 적이 없는데 갑자기 그러신다고...

 

암튼 구색맞춰서 전도 하고 잡채, 불고기 다 했어요.

그리고 나서 명절 당일에 친정 갔다가 다음날 다시 와서 시외가 투어까지 하고,

다시 시댁으로 가서 시누이 가족들과도 저녁에 간식까지 먹고 설거지 다 하고 집에 와서 내린 결론은

다음 명절엔 그러지 말자. 였어요.

 

시누이 부부  애들 어리단 핑계로 수저 한개 놓지 않았고,

시어머니는 집에 있는 그릇이란 그릇은 다 꺼내서 상에 올려놓으시고

그렇다고 남편이 도울라 치면 은근 싫어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설에는 그렇게 안하겠다고,

친정이든 시댁이든 아침에 찾아뵙고 떡국만 먹고

점심 먹기 전에 다른 쪽 집 갔다가 당일에 돌아와서 우리 집에서 자자고 남편과 합의를 봤어요.

또 시외가 투어는 명절에는 안하는 걸로.

맨날 야근하는 직장인이라 명절에 적어도 하루이틀은 좀 쉬고 싶거든요.

 

구정 있던 주에 위의 내용으로 전화를 드리니 시어머니 난리 나심..

저 출근하는 아침 버스에서 저는 진짜 막장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전화를 받았어요.

결혼한 여자가 어딜 감히 친정에 먼저 가느냐,

너 일하는게 유세냐 등등.

(결혼 직후 그래도 여자도 직장 다니는게 좋다고 얘기하신 시어머님은 평생 살림만 하셨고,

시누이도 결혼과 동시에 전업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우리 아들 요새 마음이 심란할테니 전화내용은 얘기하지 말아라. -_-

 

그래서 차분히 친정이든 시댁이든 상황따라 어디든 먼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안가는 것도 아니고 어딜 먼저 가는지가 그렇게 중요한거면 올해는 어머님 먼저 찾아 뵙겠다고.

근데 사위한테라면 출근길 아침에 이런 전화 하셨겠느냐? 저도 어머님한테 잘해드리고 싶은데,

저 이런 전화 받으면 좀 힘들 것 같다. 이렇게 하고 싶은 말 다 했어요.

 

근데 하고 싶은 말 다 하는데도, 계속 시댁은 부담스럽고 시부모님은 점점 싫어져요.

사람 미워하는데 소모되는 에너지 아깝다고 생각하는데도..

남편 말이 자기 집 갈 때는 제 표정이 꼭 어디 끌려가는 사람 같다고 해요.

저의 결혼생활을 위해서라도 그러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오늘 퇴근 후 시댁갈 일이 생기니 그 동안 있었던 일이 하루종일 머릿속에서 계속 재생되네요.

머리는 가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제 몸은 가기가 싫은가봐요.

 

시댁이라면 이유없이 그냥 요샌 싫습니다.

 

 

IP : 168.248.xxx.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어머니나
    '14.3.17 5:33 PM (116.36.xxx.157)

    며느리나 똑같네요. 조금도 손해 안 보려는 .... 명절이면 일손 부족한데 어찌 아침에 와서 떡국만 먹고 갈 생각을 해요? 친정이든 시집이든 내가 나이가 들어 갈수록 부모님들은 연로해 지시는 건데요. 부부 위주의 생활만 고집하는 것이 지금은 현명할 듯 싶어도 막상 아이 생기고 애경사 일들이 생기면 조부모님의 사랑과 관심도 아이에겐 필요한 법입니다. 조금 더 마음을 크게 가지세요. 내 생각만 맞는 것은 아니니 친정 어머님께도 얘기 들어 보시구요.

  • 2. ...
    '14.3.17 5:57 PM (175.197.xxx.107)

    시어머니가 옳고 원글이가 틀렸다는 말이 아니라....
    일단 평소에는 명절 간단히 보냈어도 며느리 들어오면 제대로 차려놓고 지나고 싶을 수 있어요
    그게 꼭 잘못 같지도 않고요.
    그리고 첫 명절 음식을 해갈지 아니면 어머니 집에 가서 도와서 같이 차릴지를 미리 의논했어야죠.
    혼자 음식 만들어 가기로 정하면 당연히 서로 계획이 다르잖아요?
    물론 시어머니가 먼저 계획을 물었으면 좋겠지만.... 님도 시어머니도 거기까지 생각 못한 건 똑같아요.
    당연 명절 당일날 오면 일손 모자르지요. 미리 장도 보고 전날 준비할 게 많으니.
    남편은 먹기만 했으니 평소 어머니가 차린 간소한? 명절 상 보고 미리 할게 없다고 생각했을수 잇지요
    먹기만 하는 사람들은 차리는 수고를 모르니.

    출근길 전화는 시모가 잘못했지만 님도 할말 했으니... 퉁치고요.
    명절날 친정에 먼저 간다.... 시모 생각으로는 낯선 것이니
    전화로 하기 보다는 얼굴 보고... 서서히 동의를 구해야 할일이지 당장 부부가 의논해서 전화로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말할 성질은 아닙니다.
    아직은 시집 위주의 문화니 그걸 바꾸려면 시간이 필요하지요.
    누구든 살아온 패턴을 바꾼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시간이 필요해요.

    님이 아직 젊고, 어른들, 풍속들... 등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합니다.
    님 생각이 맞더라도 방법은 좀 천천히 상대를 생각하며 하는 게 맞아요
    글 읽으니 똑똑한 사람이지만.... 따뜻하게 공조하는 법은 전혀 배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 님도 힘들고... 모두가 힘들어요.
    님과 시어머니 처신이 지금 똑같은 수준입니다. 시어머니도 젊은 사람들의 변화된 패턴을 이해 못하고
    자기 식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꼭 님과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4589 초6 영어 과외비 문의입니다... 9 과외 2014/03/28 2,655
364588 국정원 ‘후쿠시마 방사능 유입 경고’ 막았다 - 법원 사실로 인.. 2 참맛 2014/03/28 1,349
364587 적당한 가격대의 거품기,휘핑기 추천해주세요^^;; 1 whip 2014/03/28 1,867
364586 전형적인 하체비만, 하체 튼실형인데요 2 스피닝 2014/03/28 2,331
364585 일산 주엽역 근처에 주상복합은 어떤가요? 9 ... 2014/03/28 2,064
364584 첫째딸 3살, 둘째 임신중인데 아들이어도 딸이어도 서운하네요. .. 6 레몬밀크 2014/03/28 2,986
364583 여고생 교복 블라우스 폴리 때문에 피부염증이 생기는데요 3 블루 2014/03/28 1,058
364582 초1학습지 - 웅진씽크빅과 빨간펜 선택 도와주세요~~ 안시키려고했.. 2014/03/28 3,053
364581 500년 이상 보존해온 남한 최고 원시림에 '스키장 건설' 결정.. 9 ㅠㅠ 2014/03/28 1,876
364580 휴대폰 잘 아시는분.. 현재 가지고있는 lg회선 그대로 sk로 .. 8 ^^ 2014/03/28 1,106
364579 오늘 국민TV 조간브리핑 들으신 분~ 7 .. 2014/03/28 989
364578 창원 창원사시는분들~ 8 두아이엄마2.. 2014/03/28 2,027
364577 집 주인이 아닌 가족이랑 잔금치룰때 인감이랑 위임장요 3 집 매매시 2014/03/28 1,119
364576 실크로드라는 음악, 참 아름답고 장엄하면서도 우아하네요 17 아....... 2014/03/28 2,314
364575 결혼하고 살림해보니 울 엄마를 비롯한 주부님들 정말 대단하시다는.. 6 콩쥐 2014/03/28 2,848
364574 말리부 디젤 뻥연비네욧. 현기 배워라.. 2014/03/28 2,546
364573 시장에서 파는 무우말랭이무침 만드는법 알려주세요~ 20 2014/03/28 64,182
364572 부자 동네는 어때요? 4 쓰레기불법투.. 2014/03/28 3,480
364571 이휘향 너무 웃긴거 같아요 3 이휘향 2014/03/28 4,685
364570 친정엄마 얘기 입니다.(내용지웠습니다) 6 친정 2014/03/28 2,020
364569 국산품 모조리 다 알려주세요~제발요ㅜㅜ 8 메이드인코리.. 2014/03/28 2,341
364568 음식 고수님들께 여쭙니다. 1 화전놀이가자.. 2014/03/28 784
364567 한지혜 신데렐라인줄 알았는데 집안도 괜찮았네요 38 .... 2014/03/28 81,075
364566 이 가방 사러 나가요ㆍ 9 40살 2014/03/28 3,698
364565 열많은체질 자녀.. 한의원 가보신분?? 3 .. 2014/03/28 1,5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