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요즘 아이들의 '나눠먹기' 개념..

재미있어 조회수 : 1,993
작성일 : 2014-03-14 10:44:49

베스트에 있는 요즘 아이들 먹을 거 안 나눠먹는다는 글을 보고.. 생각난 게 있어요.

친구들끼리도 안 나눠 먹는다면 선생님이나 어른들한테도 그러는 게 당연하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학원 강사 할 때 애들이 졸라서 피자나 과자를 사주면 와아아 하고 신나서 먹기만 하지 

선생님 먼저 드셔보세요 하는 애가 한~명도 없었어요. 

제가 나이가 아주 많은 어른 느낌이 아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애들은 정말 부모님만큼 나이가 많은, 딱 봐도 어른인 분들한테도 먼저 드세요 이런 소리 안 하더라고요.


교생실습 때도 반장 어머니가 피자 돌렸을 때 저한테 먹어보라는 소리 한 애도 없었지만 

심지어 담임 선생님한테도 드시라고 하는 애들 하나도 없었던 건 좀 민망스럽더라고요 ㅎㅎ


학원 애들 말고 교회에서도 초등학생 교사를 하는데, 그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피자 한 판 사서 애들 한두 조각씩 먹고 남아도 선생님 드세요 소리 안 하고 자기 더 먹어도 되냐고만 물어봅니다. 

서운하지도 않아요 ㅋㅋㅋ아 그냥 애들이 그런 걸 못 배웠나보구나 싶은 거죠. 

제 몫은 포기하고 제가 애들한테 한 조각은 전도사님 갖다 드려라, 이렇게 해요. 

제가 드리는 것보다 어린 아이가 갖다 드리면 어른들도 더 고마워하시고 기쁜 표정 짓게 되고, 

아이들은 그걸 경험하면서 한번이라도 더 칭찬받고 고맙다는 말 듣고 좋은 감정을 느끼게 되잖아요. 

자꾸 그렇게 해보면서 먼저 어른 챙기는 걸 아깝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게 됐으면 하는 마음에..

집에서 조금이라도 맛있는 요리를 하면 아버지 몫은 먼저 덜어 놓고 먹고, 밥상에서 윗사람이 먼저 수저 들고 나서 먹는 걸 교육받아 온 저로서는, 저보다 훨씬 어린 애들 가르치면서 그런 일 있을 때 처음에는 얘네 뭐 이래? 싶었어요. 

아버지 몫, 어른 몫 따로 챙겨두는 게 구시대적인 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올해 고작 서른 되는데..그렇게 옛날 사람도 아니고.. 근데 나중에는 그러려니 하게 되더라고요.


근데 꼭 다 그런 건 아닌 게, 재작년 쯤에 초등5학년 남자아이 데리고 야구장에 갔을 때 피자를 사서 상자 열고 먹어~했더니 먼저 드세요 라고 해서 넘 귀엽고 기특하고 기분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어쨌든 예전보다 ‘어른한테 먼저’라는 개념이 많이 없어진 거 같아요. 

그리고 친구들끼리고 내가 돈 낸 건 내꺼라는 개념이 확실해진 것 같고요.

이것도 다 장단점이 있겠죠? 한 그릇씩 몫이 있는데 남의 음식에 맛 좀 보자며 수저질 하는 사람도 점점 없어질 테고 ㅎㅎ

빈대붙는 사람도 줄어들 테고.

 

 

 

근데 글 써놓고 보니 왜 다 피자야..ㅋㅋㅋㅋㅋㅋ 제가 피자 욕심이 있었나 봐요(...) 엥

IP : 123.143.xxx.4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외국애들 처럼 되는것
    '14.3.14 10:48 AM (180.65.xxx.29)

    같아요. 우리가 워낙 못먹고 살아서 음식 나눠먹는거 민감한데
    외국인 친구가 있는데 과자 먹어도 혼자 먹고 빵사서는 지만 띁어 먹어 좀 정이 떨어질려고 했는데
    그애들에게는 그게 당연하더라구요. 저만 정떨어질라 하고 있었다능

  • 2. 쑬루
    '14.3.14 10:50 AM (210.96.xxx.22)

    어른들 잘못 아닐까요
    우리들이 아이들에게 그렇게 안가르쳐서겠지요.
    저부터 반성하겠습니다요.

  • 3. 쎄느강
    '14.3.14 10:59 AM (125.176.xxx.9)

    저도 비슷한 감정 여러번 느꼈어요.. 우리집에 초등아이 친구들이 가끔 놀러오는데 오면 어른한테 인사
    잘 하는 얘들 별로 못봤어요.. 그냥 쒹~ 들어왔다가 쒹 나가고... 제 생각엔 요즘 부모들이
    공부 공부만 잘하면 최선인줄 알고, 워낙 다들 바쁘게 사니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가정교육은
    우리도 모르게 덜 시킨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만 해도 아이들이 아빠얼굴 보기도 힘드니 (회사 퇴근 늦음, 야근, 일끝나도 눈치보느라 늦고, 회식등)
    아이들끼리만 밥먹고 어른들과 있을때의 예절을 배울틈이 없지 않나 생각도 되고
    요즘 공부면 다 되는 세상에 ~~ 놓치는 것이 많지 않나 반성이 됐습니다. 공감하네요..

  • 4. 맞아요
    '14.3.14 11:03 AM (211.178.xxx.40)

    인사성 없는 애들이 많더군요.
    대학생인 애들도 집에 어른이 있는지 없는지 알고 싶지도 않는 건지 친구방으로 쏙~
    가서 인사를 받아야하더라구요.

    그러니 아무말 안하고 앉아 있음 소리 없이 가버리고... 민망합디다. 가정교육이 문제라 생각되요.
    제 아이들부터 다시 살펴봐야겠어요. 그렇게 안하리란 보장이 없네요.

  • 5. 원글
    '14.3.14 11:18 AM (123.143.xxx.43)

    ㅋㅋㅋ먹고 싶지 않았어요. 애들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엄마 마음이 뭔지 얼추 알겠는 게 내 몫이 없어져도 잘 먹는 애가 더 먹고 좋아하는 모습 보는 게 즐거웠지요.. 다만 먼저 드셔 보세요-하는 건 어른 대접 받길 원한 거 같긴 하네요. 이 글을 쓴 의도는 먹을 거에 의미를 둔다기 보담.. 나눔과 윗사람 대접에 대한 건가?ㅋㅋㅋㅋ 말할수록 치졸해지고 있다 ㅋㅋㅋㅋ 그래요 제가 선생 대접 받고 싶어했던 거 같네요.. 나는 어른들한테 그러는데 애들은 안그래서 의아하다고 느낀 거고요. 여튼 먹고 싶은데 안줘! 이런 건 아니었어요 ㅠㅠ

  • 6. @@
    '14.3.14 11:26 AM (210.123.xxx.159)

    애들 나름입니다

    초딩 딸아이 친구들을 만나면 인사 잘 하던데요~

    먹을거 있으면 선생님도 가져다 주고요...

  • 7. 집에서
    '14.3.14 11:28 AM (222.107.xxx.181)

    예의란게 원래 그런 사소한거 아니겠어요.
    그렇다고 원글님이 오냐 냉큼 드실 것도 아니고
    고맙다 니들 먼저 먹거라, 이러실거잖아요.

  • 8. 원글
    '14.3.14 11:31 AM (123.143.xxx.43)

    그리고 저는 애들이 이렇다는 얘기지 비판하거나 가정교육이 덜됐네 어쩌네 쯔쯔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요즘 추세가 그렇구나~하는 거였어요;ㅁ;

  • 9. ...
    '14.3.14 12:28 PM (121.160.xxx.196)

    어른들용 음식은 아니니까?
    혹은 먹고 싶으면 같이 먹고 먹고 싶지 않으면 안 먹는거라느 생각요?

  • 10. ^^
    '14.3.14 12:47 PM (39.119.xxx.21)

    어른들걸 꼭 챙기라는게 아니라 다른사람에게 권하라는 말이람 저도 찬성이예요
    그자리에 먹지않고 있는 타인이 있다면. 권하라고는 애들한테시켜요
    어른들께 도 먼저 드세요가 아니라 같이 드세요 하라고
    다먹고는 잘먹었다고 하라고 그래서그런지 지가 차려먹고도 잘먹었다고 인사 하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0016 강남쪽 집 매매 조언 부탁드려요. 9 00 2014/03/14 2,112
360015 경기지사 야권후보 너도나도 '버스공영제'..쟁점 부상 샬랄라 2014/03/14 309
360014 전월세 계산 맞나요? 7 아흑 2014/03/14 1,272
360013 사진속의 의자 어디걸까요? 3 의자 2014/03/14 857
360012 남자 양복바지 지퍼 수선 되나요? 1 수선 2014/03/14 2,328
360011 모르는 아저씨가 말걸면? 3 딸바보 2014/03/14 1,047
360010 교황 방한 어떻게 볼것인가? 3 프란치스코 2014/03/14 1,203
360009 김연아의 아디오스 노니노 16 .... 2014/03/14 4,091
360008 아래 글 보니 학벌 이야기 생각나네요 1 생각났음 2014/03/14 884
360007 머리심어보신분 계시나요? 탈모 2014/03/14 390
360006 보람상조 현대상조 장례지도사... 1 mirae3.. 2014/03/14 1,603
360005 대학생 노트북 ,, 들고 다닐 일 많나요? 6 2014/03/14 2,278
360004 해외이사할때 짐 미리 부치기? 아님 출국바로 전에 부치기? 8 이사 2014/03/14 1,422
360003 여학생 그런류 잡지 생각나세요?ㅎ 25 2014/03/14 2,106
360002 손가락 한마디 없어도 장애인 신청가능한가요 14 .. 2014/03/14 6,780
360001 나이가 들었나봐요. 가슴 설레이는 영화나 DVD 2 DVD 2014/03/14 1,081
360000 "벌들이 사라지고 있다. NO BEES, NO FOOD.. 샬랄라 2014/03/14 579
359999 정관장대체품으로 동원천지인홍삼어떨까요? 푸른바다 2014/03/14 3,880
359998 *칸트의 실천(순수)이성비판* 5 느댜우 2014/03/14 1,071
359997 아이크림 대신 3 9090 2014/03/14 1,626
359996 우리나라에서 가장 배우 같은 배우는... 16 배우 2014/03/14 3,981
359995 애인이 두명이나 있는 유부남 40 kellyk.. 2014/03/14 14,821
359994 서울시, 올 공무원 10% 장애인 채용 샬랄라 2014/03/14 584
359993 나 대로 1 갱스브르 2014/03/14 532
359992 칭찬없이 부정적 예언만 듣고 컸어요.. 12 열등감 2014/03/14 3,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