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에 있는 요즘 아이들 먹을 거 안 나눠먹는다는 글을 보고.. 생각난 게 있어요.
친구들끼리도 안 나눠 먹는다면 선생님이나 어른들한테도 그러는 게 당연하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학원 강사 할 때 애들이 졸라서 피자나 과자를 사주면 와아아 하고 신나서 먹기만 하지
선생님 먼저 드셔보세요 하는 애가 한~명도 없었어요.
제가 나이가 아주 많은 어른 느낌이 아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애들은 정말 부모님만큼 나이가 많은, 딱 봐도 어른인 분들한테도 먼저 드세요 이런 소리 안 하더라고요.
교생실습 때도 반장 어머니가 피자 돌렸을 때 저한테 먹어보라는 소리 한 애도 없었지만
심지어 담임 선생님한테도 드시라고 하는 애들 하나도 없었던 건 좀 민망스럽더라고요 ㅎㅎ
학원 애들 말고 교회에서도 초등학생 교사를 하는데, 그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피자 한 판 사서 애들 한두 조각씩 먹고 남아도 선생님 드세요 소리 안 하고 자기 더 먹어도 되냐고만 물어봅니다.
서운하지도 않아요 ㅋㅋㅋ아 그냥 애들이 그런 걸 못 배웠나보구나 싶은 거죠.
제 몫은 포기하고 제가 애들한테 한 조각은 전도사님 갖다 드려라, 이렇게 해요.
제가 드리는 것보다 어린 아이가 갖다 드리면 어른들도 더 고마워하시고 기쁜 표정 짓게 되고,
아이들은 그걸 경험하면서 한번이라도 더 칭찬받고 고맙다는 말 듣고 좋은 감정을 느끼게 되잖아요.
자꾸 그렇게 해보면서 먼저 어른 챙기는 걸 아깝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게 됐으면 하는 마음에..
집에서 조금이라도 맛있는 요리를 하면 아버지 몫은 먼저 덜어 놓고 먹고, 밥상에서 윗사람이 먼저 수저 들고 나서 먹는 걸 교육받아 온 저로서는, 저보다 훨씬 어린 애들 가르치면서 그런 일 있을 때 처음에는 얘네 뭐 이래? 싶었어요.
아버지 몫, 어른 몫 따로 챙겨두는 게 구시대적인 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올해 고작 서른 되는데..그렇게 옛날 사람도 아니고.. 근데 나중에는 그러려니 하게 되더라고요.
근데 꼭 다 그런 건 아닌 게, 재작년 쯤에 초등5학년 남자아이 데리고 야구장에 갔을 때 피자를 사서 상자 열고 먹어~했더니 먼저 드세요 라고 해서 넘 귀엽고 기특하고 기분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어쨌든 예전보다 ‘어른한테 먼저’라는 개념이 많이 없어진 거 같아요.
그리고 친구들끼리고 내가 돈 낸 건 내꺼라는 개념이 확실해진 것 같고요.
이것도 다 장단점이 있겠죠? 한 그릇씩 몫이 있는데 남의 음식에 맛 좀 보자며 수저질 하는 사람도 점점 없어질 테고 ㅎㅎ
빈대붙는 사람도 줄어들 테고.
근데 글 써놓고 보니 왜 다 피자야..ㅋㅋㅋㅋㅋㅋ 제가 피자 욕심이 있었나 봐요(...) 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