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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칭찬

갱스브르 조회수 : 460
작성일 : 2014-03-10 13:47:10

후배가 봄맞이 단장을 한껏하고 왔다

소위 말하는 폭탄머리를 했는데 일단 스타일이 바뀐 것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을 만한 상황

여자들의 소란스런 칭찬이 릴레이처럼 이어지는 찰나

한 남자 선배가 정색을 하며 혼잣말을 한다

"여자들은 참 이상해..진짜 예뻐서 예쁘다고 그러는 거야??..."

순간 주르륵 돌려가며 한 마디씩 하던 입들이 쏙 들어가고

그 어색한 상황을 무마하려 여자 후배는 자신을 내던진다

"ㅋㅋ 네 선배님 저 못생겼어용~~~!!"

그렇게 분위기를 바꾸자 여자 선후배들 사이에서 남자 선배를 꼬집으며 예쁜데 왜 그러느냐고 힐난을 하자

남자 선배... 진짜 진지하고 궁금해서 질문을 한 거라며 무심한 표정으로 아니면 말고라는 듯 휑하다

사실 여자들의 칭찬이라는 것이 알 듯 모를 듯 하면서도 정말 말하고 싶은 게 뭔지 당사자는 직감하고 있다는 거다

어중간한 용모?를 찬양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

10명 중에 9이 미인이라 하면 절대적 미인이랄 수 있다

한데 반으로 갈리는 경우는 개성이나 취향에 따른 문제여서 전형적인 미인의 범주에 넣기는 갸우뚱...

아마 그 남자 선배의 아름답다의 기준은 그런 정형화된 미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

솔직한 내 경험으론 입 벌어지게 뛰어난 용모를 가진 사람을 보면 남녀를 불문하고

대놓고 찬탄하기 전에 어찌 저런 몽타주가 있을까 싶은 감동에 말이 쏙 들어가버리기도 한다

그렇담 그저 관계 속에서 주고받는 그 치레라는 의미를 우리가 모를까...

안다...

빈말이지만 그래도 들으면 좋은 게 사람 맘이다

70  다 된 할머니한테 왜그렇게 젊어보이세요?..라는 말이 실체를 벗어난 뻥이라 해도

그만큼 상대를 존중해주고 친근해지기 위한 귀여운 바람몰이로 보인다

한바탕 여자 후배를 둘러싼 웅성거림이 잦아들자

그 후배 살짝 내 옆으로 오더니 조근조근 묻는다

"선배님 저 머리 이상해요?, 파마 바로 만 뒤에는 좀 촌시러운 거 아는데 ..그잖아두 바로 샴푸하고

좀 자연스러워 보일라구 막 일부러 풀구 왔거든요.."

"아냐...이뻐..일단 눈에 확 띄어...밝구!.."

진심이었는데..후배의 눈빛은

뭔 갈등을 하는지 자꾸 흔들렸다

IP : 115.161.xxx.8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4.3.10 2:12 PM (175.223.xxx.172)

    어떤날의 짧은 소동같은ㅈ글이네요^^
    왠지 갱스브르님은 글을 쓰는분이 아닐까
    그림이 그려져요
    순수문학쪽은 아니고 방송일이나 잡지를
    만드는 그런 사람은 아닐까...
    누군가의 글을 읽으면서 이사람은
    어떤사람일까 상상해보는것도 재밌네요^^

  • 2. 빈말
    '14.3.10 2:58 PM (220.76.xxx.244)

    나는 여자인데
    그 남자선배같은 사람이다
    진심 내맘에 들거나 예쁘지 않으면 입이 열리지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그들의 말에 동의하는걸로 간주하는 여자들의 모임에 어울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느날..
    어딘가 어색해서 괜찮냐고 계속해서 물어보는 사람에게 이상하다고 확인사살 날리는건
    사람이 할짓이 아니라고... 그 얘길 들은 이후
    조금씩 칭찬이란걸, 빈말이란걸 해보기 시작했다
    괜찮다.
    그런데 또 어느날..
    정의란 무엇인가의 마이클 샌델의 강의를 보다가
    정말 괴이하고 이상하며 내 맘에 들지도 않는 넥타이를 받았는데
    선물 준 사람의 성의를 생각하고 내 마음도 표현할수있는 답..
    이런 넥타이 처음봐요.
    딱히 싫다는것도 좋다는것도 아닌 정직한 표현...
    나를 속이지도 않고 상대를 기분나쁘게도 하지 않을수 있는 말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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