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는 15년이 넘었고 그동안 온갖 시집살이로 고달프다가 요몇년동안
딱 할 도리만 하기 시작했어요.
물론 그 과정에서 별별 욕을 다 먹었어요.
왜 예전처럼 시키는대로 하지 않느냐는것이 주된 이유였죠.
저도 참다참다 폭발했어요.
이혼 할 각오로 조목조목 따졌고 제 기세가 예전같지 않다고 느끼셨는지 요즘 좀 잠잠합니다.
얼마전에 시누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명분은 시누 둘째아이 백일이라는데
그동안 백일이니 돐이니 이런거 안하는 집안분위기였고 백일이나 돐잔치 얘기만 나와도
쓸데없는데 돈쓴다고 난리를 치시는 양반들이라 처음엔 뭔가...했는데
알고보니 가족 모두 모여서 식사를 하자는 얘기였어요.
저희 부부와 시부모님간의 불편함도 해소할겸 모이자는 의미같은데...
우선은 알겠다고 전화통화는 마쳤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시댁식구들 보고싶지도 않아요.
처음에는 기본도리만 하고 적당히 지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리 했더니
아주 사람을 몹쓸사람으로 몰아부쳐서 부딪친 뒤로는 기본도리도 하고픈 마음이 사라졌어요.
생신이건 명절이건 남편혼자 가든말든 신경도 쓰고 싶지 않아졌거든요.
이러는 차에 시누전화 받으니 마음이 복잡해지네요.
가서 밥한번 먹고 오는 거긴 한데...
별별욕 다 듣고 친정부모가 그따위로 가르쳤냐는 말 듣고...
이혼하라느니 다시는 볼 생각도 하지 말라느니...
그런 얘기까지 했던 사람들을 시부모라는 이유로 또 만나야 하나?싶은 마음이 들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