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멋진 친구

갱스브르 조회수 : 2,022
작성일 : 2014-03-07 19:46:59

20년지기 친구가 있다

자유분방한 웃음 너머엔 항상 캐낼 수 없는 비밀이 있는

여럿이 같이 만나 수다 떨다가도 나 먼저 간다고 일어서면

행방이 묘연해지는 그런 친구...

집에 와 곰곰이 생각하면 막 궁금해져서 안달복달하게 만드는 친구

그런 딴 세계 같던 친구가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잘 살다가

남편과 떨어져 경기도 외곽에 집을 사더니

나올 줄을 모른다

그런 친구를 이해해주는 신랑과 애도 대단하지만 자기의 온전한 자유를 존중받고 사는 모습이 부럽다

당장은 있는 돈 까먹고 살 거야..하는데도 별 걱정 없어 보이고

서울 집 시골 집 두 집 살림하게 된 남편은 졸지에 홀아비 신세가 됐는데도

주말마다 애 데리고 룰루랄라하며 온단다...

워낙 도시를 좋아하고 문명의 이기?를 사랑했던 친구라 얼마 못버티고 올 거야..장담했는데

웬걸!..

벌써 1년 반

이젠 손에 흙도 턱턱 묻혀가며 이것저것 텃밭도 가꾸고 아주 솜씨가 태가 나는 것이 시골 촌부 다 돼간다

아직 40도 안된 처자?가 전원 생활 하기엔 이른 거 아니냐고, 무엇보다 남은 가족들이 뭔 생고생이냐고

진지하게 물었더니

친구 왈... 이제야" 나 대로"... 사는 것처럼 산다고...

그동안 그럴싸하게 보이려고 노력했고 그럼 언젠가는 그것이 자신의 것이 될 줄 알았다나...

돈 벌고 사고 싶은 거 사고 맛있는 거 먹고 여기저기 좋은 데 호사 누려도

배부른 소릴한다고 핀잔 받을까 가까운 사람한테 얘기도 못하고

끙끙 앓아 마음의 병이 깊어져 내가 먼저 살고 봐야지 하는 생각에 한 달 만에 모조리 정리하고

피란 가듯이 도망친 거라고 한다

친구랍시고 반짝반짝 웃는 미소에 얘는 잘 살고 있구나..했는데

막걸리에 부추전 해서 먹고 뒹굴데다 오는 길이

참 뭐라 할 수 없는 허기와 행복이 동시에 부딪혔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를 아는 순간 비단을 입고도 흙탕물에서 춤출 수 있는 자유를 봤다

난 이제나저제나 돈 벌 궁리에 하루가 참 짧은데...

차 한잔을 마셔도 분위기 따지던 친구

밥 벅고 대충 그릇에다가 커피 타서 휘휘 저어주는데

왜 그리 맛있던지...

그러곤 둘 다 대자로 뻗어 잤다

내 불면증이 단숨에 날아간 밤이었다

IP : 115.161.xxx.17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유지니맘
    '14.3.7 7:58 PM (117.111.xxx.173)

    그런 친구가 되고 싶기도 하고
    그런 친구를 표현해주고
    이해해줄수 있는 원글님 같은 친구가 되고 싶기도 하네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 2. ..
    '14.3.7 8:00 PM (122.36.xxx.75)

    원글님 글 맛깔스럽게 잘 적으시네요

    서로 멋진 친구네요^^

  • 3. ㅎㅎ
    '14.3.7 8:05 PM (222.113.xxx.204)

    저도 읽으면서 글이 술술 읽히는게 잘쓰신다 생각했어요.

  • 4. 밍기뉴
    '14.3.7 8:05 PM (183.101.xxx.218)

    좋으네요
    저도 가까운 지인들과 그리 살기로 마음 모았는데
    차근히 가다보면.. 닿아있겠죠...

  • 5. ---
    '14.3.7 8:08 PM (14.56.xxx.77)

    와 이런글 좋아요^^

  • 6. ...
    '14.3.7 10:48 PM (59.15.xxx.61)

    내 맘이 다 자유로워지는 느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0231 타라(식물) 키우시는 분 계신가요? 7 ·· 2014/03/07 1,436
360230 삼십대 며느리들 중에 진짜 시댁가서 같이 먹을 식사준비나 설거지.. 49 진짜궁금 2014/03/07 18,645
360229 세척당근은 다 중국산인가요? 4 당근 2014/03/07 2,240
360228 두피모발팩은 뭐가 다른가요? 3 .. 2014/03/07 1,612
360227 주먹밥 맛있게 만드는 비법 좀 알려주세요 1 비법전수 2014/03/07 1,575
360226 그런데 수능공부 내신공부가 다른가요? 9 2014/03/07 2,115
360225 회사에서 교정업무를 많이 보는데 KBS 한국어능력시험 도움이 될.. 6 검수녀 2014/03/07 1,500
360224 초등고학년 고등까지 읽을만한 책 추천해주세요. 좋은책 2014/03/07 637
360223 성김같은 남자 9 ... 2014/03/07 1,907
360222 행남자기 루밍디너홈세트31p 2 mam 2014/03/07 1,187
360221 저도 섹시하다는 말 들었던적 있는데요 15 ... 2014/03/07 5,535
360220 미니당근 생것...얼려도 되나요 급질이요 2014/03/07 935
360219 녹즙은 공복에 먹는게 좋나요?? .. 2014/03/07 905
360218 작은 눈의 여자 1 리우너 2014/03/07 1,058
360217 과잉치아 수술비가 ㅠㅠ 11 에구궁 2014/03/07 18,748
360216 분양중인 신규 아파트 전세로 들어갈려고 하는데요~ 경험있으신분 .. 두부조와 2014/03/07 1,046
360215 녹취가 위업인가요 1 상담 2014/03/07 868
360214 중등 시험 수행이 40%나 되네요 5 ... 2014/03/07 1,710
360213 일년의 길이는 정확히 365.2422일이라네요.!!! 이문동대림 2014/03/07 1,751
360212 글래머라고 주위에서 그러는데요.. 31 저는소위.... 2014/03/07 6,662
360211 전기압력밥솥 내솥의 코팅이 벗겨진것 그냥 쓰면 안되죠? 4 오일 2014/03/07 10,710
360210 중1 영어단어를 쓰지않고 외우는거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22 영어단어를 2014/03/07 3,085
360209 반영구아이라인 리터치 꼭 해줘야하나요?? 3 아이라 2014/03/07 29,643
360208 영어단어 좀 부탁드려요~ 2 영어 2014/03/07 603
360207 담임께 교육비지원 추천부탁? 6 초등맘 2014/03/07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