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깡패 고양이와 함께하는 저녁시간

... 조회수 : 897
작성일 : 2014-03-06 20:54:56
요즘 직장 환경이 바뀌어서 머리가 아팠어요. 게다가 몇 가지 아쉬운 일들도 있고 해서 심란하군요. 제 일은대단한 업적을 내는 거라기 보다는 하루 하루 충실히 진행하고 열심히 공부해나가야 하는 것인데, 세상에는 제가 알지 못하는 것들이 아직도 너무나 많아서, 열심히 한다고 해도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어요. 게다가 케이스가 여러 가지라서 한 가지에 충분한 시간을 들일 수 없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케이스를 놓치면 좀 더 후회가 되고 그렇군요. 

예전 직장을 다닐 때 저는 직장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나는 그냥 나고, 직업으로 정의되기를 바라지 않았거든요.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요. 그 일과 지금 일이 갖는 무게가 너무나 달라요. 오랜만에 빠른 퇴근을 해서 컴퓨터 앞에 앉아있지만 마음의 절반 이상은 아직도 예전 케이스들을 생각하는데 소모되고 있어요. 어떡하면 그걸 놓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지금 진행되는 일들을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을까...마음이 쉴 틈이 없어서 지쳐요.

인간이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라는 걸 자꾸 생각하면서 완벽할 수는 없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늘 불편하군요. 깡패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집에서는 마음 편히 쉬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아요. 제가 낮에 없지만 깡패는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네요. 뽀뽀도 여전히 잘 해주고 먹기도 잘 먹고 또 잘 놉니다. 요즘 현관 문을 열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다 냅다 나가서 윗층으로 올라가요. 따라가보면 계단에서 엉거주춤 서서 어찌할지 몰라 두리번거립니다. 바보 고양이. 인석이 어떻게 길에서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겁이 많아서 잘 숨어서 살아남은 것인지.    

오늘은 춥고 눈도 왔지만 봄은 봄입니다. 조금 있으면 공기 속에 봄의 기운이 가득하고 새순도 올라오고...이맘때 산에 가면 참 좋은데, 그간 같이 다니던 친구들은 다들 뭘 하는지 모르겠어요. 바쁘게 사느라 몇 년 동안 등산도 못 갔는데 이번 주말에 가볼까봐요.


IP : 61.72.xxx.8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심한 고양이
    '14.3.6 9:12 PM (182.226.xxx.93)

    직업 때문에 고민하시는 것과 고양이를 키운다는 게 제 딸과 비슷하셔서 댓글 답니다. 주인의 출장 때는 혼자 지내기도 하는 페르시안 친칠라 고양이. 너무 예쁘고 착한데 소심해요. 제가 방문해서 한 달 머무르는 동안 사랑해 줬더니 어찌나 애교를 부리고 잘 따르는지.. 닭고기 생식을 만들어 주면 한 입 먹고는 꼭 쫓아와서 제 무릎을 집고 서서 한 손으로 톡톡 치면서 예쁘게 야옹~ 마치 고맙다고 인사라도 하는 것 같았죠. 돌아와서 얼마나 눈에 밟히는지. 게다가 그 동안 사람 손을 타서인지 스트레스성 탈모라네요. 제 털을 자꾸 뽑아서 땜빵이 생겼대요. 약 바른 델 핥지 못하게 꼬까를 쓴 모습도 얼마나 예쁜지 ㅠㅠ.
    사람이나 고양이나 스트레스가 젤 무서운데 말이죠. 열심히 일하는 게 지나쳐 오직 일에만 모든 걸 바치고 사는 제 딸도 항상 걱정입니다. 인생에 있어 정말 중요한 건 뭘까요? 젊었을 때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 줬으면 좋겠어요. 고양이도 행복하고 집사도 행복하기를.

  • 2. evelyn
    '14.3.7 10:46 AM (59.16.xxx.254)

    저 깡패고양이 얘기가 늘 너무 좋아요.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이제 날도 따뜻해지니 녀석과 함께 더 행복해지시기를 바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2217 3항사가 키를 쥐고 있겠네요 ..... 2014/04/22 1,036
372216 지금 JTBC에서 공중파에안나오는 화면들 나와요 6 울분토할지경.. 2014/04/22 2,683
372215 사복경찰 투입하여 인적 테러를 하려고 한답니다.(펌) 5 ㅜ.ㅜ 2014/04/22 2,133
372214 3 등 항해사는 왜 말을 안할까요 9 ... 2014/04/22 3,007
372213 결국 잠수부로 구조한 생존자 0명 4 Fact 2014/04/22 1,119
372212 뉴스 타파) 침몰 당일 구조 현황--꼭 보세요. 10 .... 2014/04/22 2,194
372211 애들한테 윗사람들 말 들으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3 ..... 2014/04/22 1,388
372210 '에어포켓 가능성' 3·4층 객실서 주검 29명 나와 11 세월호 2014/04/22 5,142
372209 총체적 난국이네요... 6 슬프다 2014/04/22 1,757
372208 알바들아 니들도 자식이 있다면 지금 여기서 토론해 보자 12 우제승제가온.. 2014/04/22 1,481
372207 정부 또한 살인자 5 손님 2014/04/22 1,097
372206 사진]구조하러 온 배가 옆에 있는데 승객은 나오지 않았다 7 ........ 2014/04/22 2,932
372205 방심위 ‘일간베스트’ 심의 3 탱자 2014/04/22 1,687
372204 세월호의 찢어진 선미 사진 SNS에 올리는 대로 지워진답니다. .. 7 TV 조선 .. 2014/04/22 3,073
372203 노무현대통령 태안사건 당시 (돌발영상) 18 돌돌엄마 2014/04/22 3,100
372202 사회복지과 학생이 저지른 만행 9 울산과학대학.. 2014/04/22 5,191
372201 이상호기자 + 팩트티비 라이브 생중계 생중계 2014/04/22 1,295
372200 세월호 선원들이 혹 기독교 복음침례회 신도들 아닌가요? 1 beda 2014/04/22 4,103
372199 가스비가 너무 이상하게 많이 나왔을때 3 김사랑 2014/04/22 3,019
372198 뭔 말이 앞뒤가 맞는소리를 해야지 기시끼들 2014/04/22 1,075
372197 12번 16번 jtbc 뉴스 총정리편 3 정리 2014/04/22 1,484
372196 왜 갑자기 배를 115도로 꺽었을까? 9 ..... 2014/04/22 2,220
372195 jtbc 다큐에 고 박지영외 정군등 나오네요. 4 보실분은 2014/04/22 1,760
372194 이 시간을 견뎌내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7 힘없는 국민.. 2014/04/22 1,365
372193 당당한 세월호 조타수 "객실에 어떻게 가냐" 9 ... 2014/04/22 3,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