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갑작스럽게 심한 복통이 있었어요.
예전에도 생리통 때문에 죽는 줄 알았다는 글 쓴 적이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댓글 달아주셨죠.
그 뒤로 별 일이 없었는데, 생리도 아닌데 갑작스럽게 복통이 왔어요.
평소 배란통이 있었지만, 배란통이라기엔 너무 지독히 아팠어요.
정말이지 병원 가는 차 안에서도 배가 쥐어뜯듯이 아픈데, 미칠 것 같더구요.
산부인과 가서 검사하고 주사를 맞았는데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았구요.
내과 가서 맹장염인지 한번 보라고 해서 겨우겨우 움직여서 또 내과를 갔는데, 맹장염은 아니었어요.
산부인과에서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받았는데, 초음파상으로는 염증반응이 좀 있어보인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아픈 건 오른쪽이었는데, 염증반응은 또 왼쪽이 더 심하다고...
한 주 더 있다가 혈액검사 결과를 들었는데, 정상수치가 35인데 저는 120 이 넘게 나왔더군요.
50정도면 두고 보자고 하겠는데, 염증수치가 너무 높다고 소견서 써주시면서 대학병원 가보라시기에 망설이다 접수하고 오늘 검사를 받았는데....
결론은 근종이 너무 많다는군요. 4~5센치가 넘는 것이 3개 있고 2~3센치 정도 되는 것도 4개나 있데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자궁을 적출해내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네요.
저번 통증은 아마 계산상 맞진 않지만, 배란통 같았다고 해요. 배란기가 되면 근종이 더 커지면서 자궁이 뒤틀어질 수 있는데, 그거라더군요.
아마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안에는 적출 수술을 해야 할 것이라고 하네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그냥 지금 바로 적출을 하거나 아니면 참을만큼 참다가 못 참을 때가 되면 그냥 들어내야 한다고...
그런데, 잘 이해가 안 가는 게 그럼 평소에 조심할 것이라던가 생활습관은 어떤 게 있냐는 질문에 선생님이 어떤 것도 필요없고 소용없다고 딱 잘라 말씀하시더라구요.
생리통 때문에 진통제 먹는 건 말리지 않겠지만, 되도록 먹지 말라구요.
병은 없을수록 좋고, 약은 안 먹을수록 좋고, 병원은 안 오는게 제일 좋다나요;;
염증수치가 높았던 거도 아마 배란기가 되어서 그런 거 같다고...
다음 주에 조직검사 결과 들으러 가는데, 기분이 참 그래요...
뭐 막 나쁜 건 아닌데, 별 유쾌하진 않네요.
적어도 10년 뒤엔 자궁을 적출해야 한다니 기분이 참...
제가 할 수 있거나 조심할 것도 아무것도 없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