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아침... 울컥울컥 멀미가 납니다.
남편의 외도를 알게된지 열흘...
4개월 동안이나 모르고 지냈던 나 자신이 참 바보스럽고 비참했어요.
지난 가을..
가을만 되면 공허함에 힘들어 하는 남편인줄 알고는 있지만 누구나 가을엔 그런 감정 느낀다고
나도 그렇다고... 그렇게 지나갔지요.
워낙 자기일에만 집중하고 친구만나는거 별로 좋아 하지 않는 사람이라 늘 함께 있었어요.
본인이 밖에 나다니지 않으니 자연스레 내가 나가는 거 친구 만나는거 크게 좋아 하지 않아
자제하면서 살았지요.
내 나이 마흔의 중반에 들어서니 소소하게 모임도 나가게 되고 친구 만나는 횟수도 조금씩 늘어나니
남편의 사소한 간섭이 조금 부담스러워져 당신도 친구 좀 만나라고 했는데...
고객으로 알고 지내던 이혼녀와 차마시고 놀러 다니고 그렇게 4개월이나 지나버렸습니다.
어느날 그 여자가 내 가게를 찾아왔을때 왠지 싸~한 느낌이 들었지만 절대 그럴리 없다고 내 추측이 잘못되기를 바랬는데
여자의 촉은 왜 이리 예민한 걸까요...
의심이 점점 깊어지는데 증거는 없더군요
핸드폰 문자는 모두 삭제 카톡 내용도 삭제...
마지막 외박후 돌아온 아침... 친구를 만난다고 했기에 친구와 통화 내역이 왜 없느냐고 물으니 그럴리가 없다고 발뺌하더군요.
보내다 만 몇개의 문자를 찾았어요.
내 폰으로 그 내용 캡쳐하고 따져 물으니 이실직고 하더군요.
아이가 고삼이 되는 시기에 사교육비는 지출이 늘어나고,
남편은 갑자기 명품옷에 각종 취미생활에 지출을 늘이고
일은 밀려 진척이 없어 나도 힘들었던 시기라 남편에게 조금 소홀하고 마음에 안들어 하기도 했어요.
그저 사는것을 먹고 아이를 키우고 집을 장만하는데 집중하며 산다는 것이 그렇게 힘들게 느낄만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다이나믹한 성향을 가진 남편에게는 힘든 일일수 있다 생각이 들어 남편에게 진심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그러나 남편은 미안하지 않답니다.
긴 인생 어떻게 교과서 처럼만 살수 있냐고.. 앞으로 이런일이 생기지 않겠지만 백프로 장담은 못한다...
사람 참 미칠 지경입니다.
하는 일이 서로 협력해야만 하는 일이라 갈라설 수도 없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추호도 그럴 생각 없지만
마음은 정말 혼란스러워요.
잊자고,,, 그리고 지금부터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살자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지내고 있지만
그리고 의식적으로 당신을 소중히 생각한다라고 마음 먹습니다.
그리고 표현도 해줍니다만.... 혹여라도 이것을 그는 가식적이라고 느끼지 않을까 염려도 됩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시댁 식구들에게조차 말할수 없었어요.
오늘 이곳에 선배님들에게 하소연 하듯 적습니다.
어떻게 하면 잊고 평화로울수있는지.. 과연 잊을수 있기나 한지....
그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거나 카톡 알림음만 울려도 예민해 지는 제 자신이 너무 어이없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