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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꽃들에겐 소리가 있다
정원을 지나면서 젖은 꽃들을 놓치는 일이 도래 하였구나
둘러앉을 자리도 없는 방 한 칸 앞에 서서
이처럼 좁은 본가(本家)도 있구나.
반질거리는 바닥에 엄숙한 그림자들이 지나간다.
복도에 세워진 꽃들은 졸지 못하고
걸음의 수다에 경건의 모양만 깜박거린다.
늦가을 꽃들
바람에 피고 바람에 졌다
죽은 자가 산자를 기다리는 집
분골항아리에 새로 이사한 주소가 적혀있다
한 뼘의 공간, 다정한 인사가 오갔을 빛바랜 사진
쪼글쪼글한 귓속말이 정지된 휴대폰이 있고
두 눈을 감지 못한 안경은 시력을 앓고 있다
열이 펄펄 날 때에는 사과를 구우렴.
화가 날 때에는 머리에 파랑색 염색약을 바르고
예측할 수 없는 미움이 생길 땐 창문에 색종이를 여섯 조각으로 잘라 붙여봐
이름들에겐 생시와 죽음이 반드시 있다.
소멸의 징후는 소리에 가늘게 구멍을 뚫어
돌가루를 바르고 방향을 옮기는 것이다
비망록 갈피에 끼워 넣은 울음이 말라가는 즈음
마른 꽃을 들고 젖은 생각을 참 많이도 한다.
세상의 이름들은 모두 눈물 속에 살거니
뚝뚝 흐르거나 말라가는 호칭이 있다.
- 김춘리, ≪마른 꽃을 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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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3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3월 3일 경향장도리
※ 박순찬 화백의 휴가로 ‘장도리’는 쉽니다.
2014년 3월 3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26523.html
2014년 3월 3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403/h2014030220275275870.htm
똥밭에서 구르다 못해 똥물 샤워중인 똥 묻은 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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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거나 당황하거나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는다면 결코 모험을 할 수 없다.”
- 줄리어 소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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