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여동생 딸을 태어나부터 돌까지 1년정도 키우다가 동생네로 보냈어요.
그 이후 붙박이 도우미분 도움받고 근처 사시는 시어머니께서 들러 보시면서 키웠지요.
제 동생이랑 제부는 대형프로젝트도 많고 야근 주말근무도 많은 편이라
사실 아이를 낳기만 했지 육아는 거의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면서 살았어요.
동생네 집에 아이를 보낸 이후에도 중간중간 아이가 저희집에 와서 지내기도 했구요.
그러던 중 동생 시어머니께서 동생네 집에 들러서 아이를 잠깐 보시다가
볼일이 있어서 가시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셨고
간단한 수술을 받으신다고 했는데 의료사고가 나는 바람에 급작스럽게 돌아가시게 되는 사고가 있었어요.
정말 비극적인 상황이었지요.
집안이 매우 어수선하고 슬픔에 잠겨 있어
제가 조카를 데려다가 당분간 보살피고 있었는데...
일이 점점 꼬여갔어요.
시어머니께서 교통사고를 당하신 그날
제 동생이 출근한다고 집을 나갔는데
사실은 그날 월차를 내고 쉬었답니다.
그전에 한달을 야근과 격무에 시달려 너무 피곤해서 월차를 내고
전신맛사지를 받은 후 호텔에 가서 휴대폰을 꺼놓고 푹 쉬고 있었대요.
월차를 내고 집에 있으면 아이가 자꾸 놀아달라고 하고 시어머니께서도 오시고 하니까 불편해서
그냥 모든것을 내려놓고 쉬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정말 처음으로 몰래 월차를 내고 휴식을 취했는데
마침 그날 그런 사고가 일어난거였어요.
시어머니의 사고와 제 동생의 월차는 객관적으로 상관이 없는 일이지만
어머니께서 어처구니 없는 상황으로 급작스럽게 돌아가시게 된 제부의 입장에서는 매우 다르게 받아들여졌나봅니다.
오해와 오해가 거듭되고
감정이 점점 악화되더니
결국 동생네가 이혼한다고 하네요.
둘다. 아이에게는 큰 애착이 없는 상황이고 보니
양육권은 엄마인 제 동생이 갖고
양육비는 제부가 매달 주기로 하였는데
위자료는 전혀 없이 그냥 갈라서기로 했대요.
결혼 당시 집은 시댁에서 해주신거라 제 동생은 이혼하면 본인 명의로 된 약간의 현금 외에는 가진게 없어요.
그 돈으로는 오피스텔 얻고 지낼 정도 밖에 안될것 같아요.
비극이 꼬리를 물고 일련의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저는 정말 해줄게 조카아이를 잘 보살펴주는것 외에는 없는데
아이도 불안함을 느끼는지 새벽마다 깨서 불에 덴듯 악을 쓰고 울어대네요.
계속하여 주 양육자가 바뀌고 집안 분위기가 어수선한걸 어린것도 느끼는 모양이예요.
동생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을때까지 (언제까지일까요?) 제가 조카를 보살펴야 되는 상황이겠지요?
태어나 돌까지 키워줄때는 기간의 한계가 있었고
적게 나마 수고비를 받고 있었기에 남편 눈치가 조금 덜 보였는데
사태가 이렇게 되고
제가 조카를 언제까지 알수없이 계속 키우게 되는 상황이 되고 보니
남편에게 면목도 없고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겠어요.
동생 입장도 너무 딱하고
조카 인생도 너무 불쌍하고
또... 나도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감하고
가슴이 답답해서 잠이 안 옵니다.
하소연할곳도 없어요.
친정어머니는 동생이 가여워서 지금 제 상황은 눈에 보이지도 않으시고
슬쩍 돌려말해보았더니
이런 상황에서 그럼 니가 돌봐줘야지 무슨 소리하냐고 못되쳐먹었다는 소리만 들었네요. 어휴...
이 모든 상황이... 마음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