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토욜당직인데 별러서 산에 가기로 했거든요. 남편이랑
아는 분 몇분이랑 얘기가 되서요.
근데, 남편이 술 먹고 오늘 새벽에 들어왔어요.
직장일로 늦어진 건 아는데,,,
기분 잡치고 갈 마음이 싹 들어갔어요.
아침에 둘이 티격태격 하다가
난 안가니 당신혼자 가라 했고, 남편은
같이가자 하더군요.
결국 혼자 배낭 메고 갔어요. 나는 집에서 세탁기 돌리고..
혼자 라면끓여먹었지요. 평소에 안 먹던 라면을 아침에
끓여먹고, 식탁에 있는 튀밥, 냉장고에 있는 치킨바 렌지에 뎁혀먹고
커피먹고, 선물로 들어온 배즙 먹고, 군감자스낵도 먹고...
지금 뱃속이 말이 아니네요.
날씨도 흐리고, 가라고 혼자 냉큼 가버린 남편도 얄밉고
오늘 기다리고 기대했던 내가 아주 초라해진 모양새로
82에 들어와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어요.
나이만 먹었지(50대) 왜 나는 이렇게
포용력이나 너그러운 마음이 없는지.
내가 나를 잘 알고, 해답도 알고 있는데
바꾸는 게 쉽지 않네요. 곰곰 생각해보면
삐질 일도 아니고 화낼 일도 아닌데,,,
아직 생리하고 있는데
폐경 전의 증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