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보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시할머니의 연세는 올해 86세, 성격이 보통분이 아니십니다.
욕심많고, 남들한테 보이길 좋아하고, 그런 분이십니다.
이런 시할머니를 모시는 시어머니 또한 며느리한테 싫은 소리는
안하시되, 받는걸 좋아하시는 분입니다.
남들에겐 한없이 베풀고, 좋은 사람이다 하고 칭송이 자자한
시아버지는 어제 올린 글에 본심이 드러나서 (어제글 참고...)
저는 1남2녀중 막내, 남편은 2남1녀중 막내. 둘다 막내끼리
결혼을 했습니다. 직장생활하면서 부모님한테 손 안벌리고, 제가
모은 돈에서 엄마가 결혼 혼수, 예단, 식장, 포토, 신혼여행 전부
제가 해결을 했습니다. 그게 이때껏 키워서 대학까지 가르킨 부모님에
대한 예의였습니다. 가진것 없는 시댁에 6남매중 맏며느리에 제
시할머니 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을 제 친할머니를 모시고,
시동생 4명을 대학 공부 다시켜서 결혼까지 시키고, 그러고 나니
자기 자식들 대학갈때 되니, 빚내서 자기 자식들까지 대학 공부 다시킨
그런 부모님이였습니다. 평생을 논, 밭에서 벗어나질 못했어요.
그런 부모님을 보고자란 저로선 결혼 만큼은 제 힘으로 하겠다며
돈을 모아서 풍족하진 않게, 갖출건 갖춰서 결혼을 했습니다.
시댁은 남편이 첫번째로 결혼을 하는 거라서요.
결혼후 1년이 넘게 아이가 안생겼습니다. 그렇다고 직장생활하는 저에게
아이 가지라는 스트레스는 안줬어요. 그리고 2010년 1월 임신을 했습니다.
그리곤, 2월 형제곗돈에 죽일년 됐었구요.
그리고, 3월 형이 결혼을 한다고 했습니다. 시골에서 버스로 새벽 6시에
올라간다고 합니다. 그때 같이 가자고 시어머니가 저에게 말 하더이다.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그럼, 미용실에서 머리는 언제해요..?? 화장은요..??" <- 나
"전날 저녁에 미용실 갔다오면 돼지...??" <- 시어머니
"그럼, 머리하고 잠을 어떻게 자요..?? 제가 먼저 결혼을 해서 저는
한복을 입어야 해서 그거에 맞는 머리를 해야 할텐데요." <- 나
"잠 자지마. 안자면 돼지 그게 뭔 문제냐..??" <- 시어머니
저 임신 초기에 자궁 약해서 각별히 조심하고, 하열하는 순간 바로 병원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그 얘기 듣는 순간 시어머니, 저 아기 가진거 까먹었나봐요...
그리곤, 남편을 제가 설득해서 저희 차로 전날 올라가서 작은 아버님 댁에서
하루 자고, 결혼식 하고, 그러고 내려오는 길 제가 하열을 했습니다.
제가 사는 시골엔 산부인과도, 소아과도 없고, 인근 도시 40분 거리로 다니는데
내려오다 광주쪽으로 급히 빠져서 보이는 산부인과 아무데나 들어가서 아기는
무사하게 했습니다. 그리곤, 임신 중기... 아기 성별이 보일 시기. 이날은 시댁에
모내기를 하는 날이였습니다. 산부인과 정기검진 받고, 사내아이. 3월 결혼한 형님은
임신 초기... 각별히 조심하랬다고 시어머니 생일 안옵니다. 추석 안옵니다.
설날.. 12월 출산해 안옵니다. 2011년 시어머니 두번째 생일. 역시 안옵니다.
추석 안옵니다. 형님은 그랬어요. 가까이 사는 저는요...???
아기 성별 사내아이. 형님은 아직 성별 안나오는 시기. 의사가 남자아이라고 시할머니에게
얘기를 해줬어요. 그날 모내기 하는 날이라 동네 어르신들 점심 식사 중에... 다들
기뻐하시겠지 했는데. 웬걸요, 제 착각이였습니다. 돌아오는 답은요
"저것들이 아들이여...??? 장손한테서 아들손주가 나와야 되는지, 저것들은 딸이여야 하는디.."
그 소리 듣고 그날 오후 어찌나 서럽게 울었는지요, 제 친정 엄마는 그 얘기 듣고 하신 말이
너한테 부담 안주려고 시할머니가 그렇게 말을 한거라고 오해 하지 말라고 절 타이릅니다.
결혼후 니네 아기 낳으면 나도 일 그만하고 니들 애키우면서 살란다. 대신 엄마 용돈 매달
10만원이면 되니 부담갖지 말고, 맡겨라 하셨어요. 임신 후기 7월. 아이를 어떻게 키워달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양쪽 아빠들이 정년 하시고, 집에 계시고, 소득은 두분
엄마들이 벌고 계셨는데, 저희가 그돈을 드릴순 없고, 쉬고, 내 애나 봐주세요. 이말을 안꺼냈습니다.
그때쯤 시어머니 말하더군요. 정년이 59세로 연장됐다. 더 일할수 있겠다고,
그리곤, 며칠있다 직장에 말했습니다. 육아휴직 1년 내겠다고, 아이를 키울 사람이 없어서
내가 키워야 겠다고, 제 직장은 이해를 해줬습니다. 9월 출산 15일 앞두고 휴직을 하고 집에
있었습니다. 휴직은 쉽지 않은 결정이였습니다. 남편 월급에, 내 월급은 올스톱. 나라에서
휴직금 50만원 150만원으로 살았습니다. 살아지더군요. 저금 못하고, 그달 그달 아이 양육하면서,
출산을 하고, 산후조리를 친정엄마가 해준다고 해서 친정으로 갔습니다. 근데, 엄마가 오른쪽
팔이 부러졌습니다. 조리 4일만에 조리 포기하고 제집으로 짐싸서 왔습니다. 그리곤, 일해서
피곤하다는 핑계로 집안일 손하나 까딱 안하고, 오로지 내일이 되어버린 집안일, 육아...
조리도 못한 몸상태로 하루가 왜이리 바쁘고, 빠르게 지나가던지요, 거의 매일을 밥을 굶고,
누구 하나 내 끼니 걱정해주는 사람없이 그렇게 우울증 아닌 우울증에 빠져 집밖에는
나가보지도 못하고, 집안에만 갇혀 아이만 봤습니다. 퇴근길 먹을것 하나 검은봉지에 사들고
들어오지 않는 남편, 그렇게 3개월 만에 살이 10kg이 빠지더이다. 나와 결혼을 하고,
남편에 몸무게는 하루하루 늘어 75kg이던 몸무게가 100kg이 될때까지 나는 58kg이던 통통한
만삭때, 갓 태어난 아이 돌볼 시기 43kg가 됐습니다. 임신 10개월 내내 입덧으로 고생할때
먹고 싶은것 하나 밤중에 귀찮다고 참으라고 말하는 남편이였습니다. 만삭때 5kg 늘어서 뱃속에
딱 애만 들어있었습니다. 의사도 걱정을 했습니다. 아기도 너무 작고, 엄마 몸무게도 너무
안늘어서 이러면 안된다고 계속 그랬었거든요.
그러면서 본인 임신해서 더 힘든 형님. 시댁엔 멀리살아 내려오기 힘들다고 안오는 형님.
그럴때마다 주말마다 이모왔다고 와라. 외삼촌 왔다고 와라. 얼굴보게 와라. 밥먹게 와라.
고추따게 와라. 농사일좀 도와라. 주말마다 불러댔습니다. 그럴때마다 빈손으론 못가겠고,
2-3가지 음식 만들어 가곤 했습니다. 정작 임신한 며느리 먹지 못하는데, 자기들끼리 맛있게
먹으면서요.
시간이 지나 아이가 4살이 된 작년 봄부터 둘째를 가지라는 말을 수도없이 이사람 저사람
돌아가면서 꺼내더군요. 일년을 오로지 내힘으로 누구 도움없이 내가 못먹고, 아프고 힘들게
키워낸 자식, 내가 삐쩍 말라가며 키워낸 자식. 그런 나를 보면서 시댁에서 아무 생각없이
둘째 가지라고 하더군요. 형님네는 현재 딸만 둘입니다. 니네는 둘째 가지면 또 아들이라고,
하면서 계속 얘기를 하고, 또 하고, 또하고, 또하고, 돌기 직전이였습니다.
복직하고 아이 어린이집 다니면서 일년에 약 안먹고 지낸 날이 20여일... 일년에 폐렴 8번.
감기 수시로 달고 삽니다. 입원 2-3번... 직장에 연차내고 내가 병간호 다합니다.
사는곳 소아과 없어 40분거리 인근 도시에 가서 일주일 3번씩 약타러 다닙니다. 아이 병원비만
일년에 300씩... 그외 왕복 기름값, 식비... 감당하기 벅찼습니다. 그래도 자식이니 한달에
몇번씩 다니고, 폐렴이 또오면 의사에게 안 심하면 일단 약으로 버티게 해주세요. 선생님. 직장에
매번 아이 핑계 연차내기도 미안한 상황. 같이 병원만 다니는 남편.
병원 가는 날이면 점심도 굶고, 집에서 밥해놓고, 국끓여놔야 밤에 갔다와서 외식을 안하게 돼서
2년을 그렇게 했습니다. 참 열심히도 청소, 빨래, 집안일에 손하나 까딱 안하는 남편 데리고
살면서 내 몫으로 아이 먹이고, 입히고, 했습니다.
둘째문제 스트레스 엄청 쌓이고 있을때 제가 말을 했습니다. 옆에서 듣지만 말고, 한마디만
아직 계획없다. 아이 하나 있는거 쟤한테 들어가는 병원비... 애 엄마 저러다 죽어...
이말을 해주길 바랬습니다. 작년 제 몸무게 37kg까지 내려갔습니다. 옆에서 말라가는. (제키 158)
제 부모님은 해줄수 없어서 미안해서 눈물을 보였습니다. 점점 말라가는 막내 딸을 보면서요,
니 형편에 아이 하나만 낳아라. 엄마가 못해줘서 미안하다. 친정 부모님은 이런 식인데,
시댁은 니가 또 육아휴직내고 또 키워. 애는 지먹을거 지가 타고 나는거야. 낳아만 봐.
저절로 다 크게 돼있어. 이말을 수도없이 했습니다. 옆에 남편 듣고만 있습니다.
저랑 둘이 있을때 부모가 그런 말도 못하냐. 참아라. 부모인데, 부모한테 어떻게 큰소리내냐.
한귀로 듣고 흘려라. 하는 말 듣고, 장날 오천원짜리 아이 티셔츠 하나 사다주지 않는
시부모를 상대로 정말 이대론 못참아 하곤 말을 했습니다.
저 이렇게 말라는거 안보이세요. 당신 어머님 아들은 저렇게 맨날 하는것 없이 잘먹고 살아
살찌는것 보고도 어떤 식으로 사는지 안보이세요..?? 저희 형편. 어려워요. 매일 퇴근하고
병원 다니는 것도 지쳐요. 그만하세요. 제 친정엄마는 본인이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하나만
낳아서 잘 키우라는 말을 하는데, 여기는 왜 그래요..?? 그럼 한달에 60만원씩 지원해주세요.
그럼 첫애 키우고, 병원다니고, 둘째 휴직 내고, 제가 키울께요. 그렇지 않고선 애아빠
월급으로 택도 없습니다. 딱잘라 그자리에서 하루는 마음먹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곤 한동안
둘째 얘기 안꺼내더군요. 시어머니 아직도 정년이 이젠 60세로 늘어났다고 더 일하신다고,
퇴직 후엔 공공기관 일용직으로 계속 일하시겠답니다.
저 시댁에 아이 맡길 생각없습니다. 손 벌릴 생각 없습니다. 지금 이대로 아이 하나 키우면서
이상태 만족합니다. 결혼해서, 임신해서, 아이 키우는 동안 주말마다 한번도 빠짐없이 갔습니다. 어쩌다
울 언니 온다면 가고, 친정음식 갔다 먹지 말라는 말에 안갔다 먹고, 친정 엄마는 말했어요.
어른 모시고 사는 니 시어머니 짠하다. 니가 잘해라. 엄마를 봤지 않냐... 시댁에서 주는대로
다 받아다 먹어안가져오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주지도 않는다. 친정거 갔다먹지 말라고 하니까
니가 시댁 입맞에 맞춰라. 노인네 살면 얼마나 산다고, 니가 맞춰라. 니 시어미도
짠하다. 잘해드려라. 라는 말을 친정엄마한테 수도없이 듣고, 그렇게 했습니다.
그래서 엄마 엄마 하면서 참으로 잘 했습니다. 눈썰미로 부엌 살림 낧았으면 제가 바꿔드리고, 시할머니 눈치로
이런거 하나 마음대로 못사지 싶어 제가 사다 날랐습니다.
친정엄마, 시아버지 생일 하루차이, 결혼기념일 3일차이. 매번 시댁만 챙겼습니다.
다 형제곗돈에서 하는데, 내역을 모르니 전부 저 혼자 끙끙대며 챙겼어요.
내부모는 못챙겼어요. 근데, 남편도 무심했어요. 멍청했어요, 등신 같았어요, 단 한번도
장모 생일 챙겨주질 않았어요. 시아버지 생일... 케잌에 꽃다발에, 돈봉투에, 옷선물...
설날 전 결혼기념일, 설날 명절 선물, 시할머니 용돈 이러다 보니 친정에 해줄 돈이
없었어요, 시댁만 챙기는 남편, 장인 장모는 생각도 안하는, 장모생일 전화 한통 해드려라.
"이따가." 입으로 만원짜리 한장이라도 챙겨라 이소릴 듣질 못했어요. 그저 며느리인 나
욕 안먹으려고 내 부모는 뒷전으로, 그저 딸 욕 안먹게 하려고 괜찮다고만 말하는 친정엄마.
남편이 밉고, 서러웠어요.
작년 설날아침. 시부모님 설날 선물 털부츠로 장만하고, 시할머니 용돈, 돈봉투 남편에게
할머니한테 전해라 하면서 세배하고 시부모 선물을 내가 주고 있는데 옆에 시할머니 눈빛
예사롭지 않습니다. 남편이 줬겠지. 세배하고 챙겨드렸지 싶어 시부모에게 선물 뜯어서
신겨보게 했습니다. 산소 갔다 온 남편 뒤늦게 시할머니께 돈봉투 줍니다. 시할머니 노발대발
돈봉투 집어던지며, 이런건 아까줬어야지 지금이 무슨소용이여. 내가 저것들 와도 돈한푼
알줄꺼야. 거실에 있는 나를 부릅뜨고 노려보면서 부엌에서 화를 내더군요.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집살이 미리 해본 엄마한테 명절 친정가서 얘기를 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고 있는데, 엄마가 그러더군요, 그건 니잘못 아니라고
이서방 잘못이야. 미리 챙기지 못한. 그리고, 노인네가 욕심이 많아서 그래, 손주며느리가
지아들, 며느리 챙기는걸 못보고 배아파서 욕심을 내려놓지 못한 노인네라 그래, 넌 니가
할도리 했으니까 사과할 필요도, 없어. 그냥 냅둬. 하시더군요. 그날 엄마도 지쳤다는걸
알았습니다. 어른인 시할머니 명절되면 집안 어른이니까 시할머니 용돈 챙겨 보낸 엄마였습니다.
이젠 그런거 안해줍니다. 신경 안씁니다. 잘해도 본인 딸한테 잘하지 못하는 사돈댁
더이상 안챙기는 엄마로 변했습니다.
오늘도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어제는 글이 화가 나고, 오늘은 글을 쓰면서 울었습니다.
친정 챙겨주지 않는 남편을 상대로 왜 그렇게 시댁에 잘하려고만 했는지, 마음을 추스리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건면 그땐 어떻게 해야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