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여론이 그 사이 많이 바뀌었나봐요. 냉정하긴 하지만 좀 더 객관적이 되었다고 해야 하나요?
몇 해 전 딸인가 아들이 끓인 라면 뺏어먹은 아빠글이 올라온 적 있어요. 자식이 야식으로 라면을 끓였고, 아버지가 한 젓가락만 하면서 뺏어 먹었고 자식이 화가 나서 방으로 들어가 버렸고. 그래서 글쓴이인 엄마가 애 달래주고, 남편 원망하고 뭐 그런 글이었는데....
전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문화충격이었던 게, 대부분의 댓글이 그 남편분을 책망하더라고요. 뒤돌아도 배고플 나이의 애 것을 그것도 공부하고 와서 배고플 애 것을 왜 뺏어먹냐...남편이 철이 없다. 라고.
진짜 깜놀했었어요. 자식이 감정적으로 "서운해 할" 수도 있겠으나, 그래도 그런 문제로 가족에게 특히 손위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니 꼭 손위 사람이 아니더라고 그렇지요. 내가 라면을 끓였는데, 내 동생이 한 입 뺏어먹었다고 그게 화 낼일인지...싶었어요. 글고 아무리 가족이더라도 최소한의 질서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고요. 최소한 자식이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전까지는요. 물론 많은 가정이 아빠는 아빠 입부터 챙기고, 엄마는 자식 입부터 챙기는 게 대세이고 그러다보니 남편의 이기심에 다들 한 번씩 학을 뗀 적 있다 보니, 공감한 면도 있겠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자식"의 입장에 공감하여 그 시각에서만 사태를 보는 듯 했어요. 그런데도 요즘엔 사춘기 자식이 상전이구나, 근데 저렇게 상전 대접 받고 큰 자식들 나중에 부모님이 힘들게 키워 준 공 알아나 줄까..싶어서 깜놀도 하고 씁쓸도 했었는데.
몇 년 만에 비슷한 유형의 글이 또 올라왔잖아요.... 그런데 여론이 많이 바뀌었네요. 이번에는 확실히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시각이 대세인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