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얼마전 엄마 생신때 탕수육을 만들어 드렸는데

롯데자이언츠 조회수 : 2,311
작성일 : 2014-02-24 21:02:17
엄마가 직접 자기 생일때는 큰아들이 해 준 음식을 먹고싶다 하셨어요
이때까지 떡볶이, 오뎅탕, 스파게티, 피자 등등을 해 드렸지만
이번엔 좀 다른걸 해 드리고 싶었고, 명색이 엄마 생신인데 위에 있는 요리로 생색을 낼 수 없잖아요?
좀 큰 걸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곰곰히 생각해 봤죠. 탕수육이면 어떨까... 
괜찮다 싶었죠. 
한번도 시도해 보지 않은 탕수육을 만들어 봤어요
물론 그걸 바로 엄마한테 드시라고 갖다놓을 수는 없으니
생신 전 주말에 날을 잡아서미리 제가 만들어서 먹어 봤답니다.

결과는.... llorz
뇌이버 블로그 보면 튀김과 소스를 동시에 만들던데 저는 대뇌가 싱글코어로 되어 있는지 두 개의 작업을 동시에 하니까 머리에서 과부하가 걸리더군요. 소스는 소스대로 망해버리고 튀김은 튀김대로 타버리고;;;
원래 탕수육 고기는 튀겨서 나온걸 그냥 먹어도 맛있어야 하는데
고기 양념이 덜 됐는지 바삭하긴 한데 간이 덜 돼서 느끼하고
회심의 굴소스를 첨가한 소스는...... 그냥 없느니만 못한 소스로 변해버려서
이걸 버릴까 말까... 하다가 그냥 다 먹고 말았어요-_-;; 그정도로 심각한 맛이었음.

처음 참담한 패배를 뒤로 하고 생신이 다가왔어요. 저는 죽어도 그 탕수육같은걸 생신상에 올릴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중간에 종목을 변경하기는 좀 그렇고 해서;;;
저는 엄마보고 도움을 요청했지요!
물론 선선히 승락해주시더군요ㅎㅎ

요리를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죠.
돼지고기 등심에 청주와 계란, 간장, 후추, 생강, 마늘 등을 넣고 재울려고 하는데...
엄마가 소금을 넣는게 어떠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제가 참조한 뇌이버 블로그엔 소금을 넣어란 언급이 없었어요
엄마 말씀으로는, '고기에 간이 돼 있어야 튀김이 맛나다' 라고 하시더군요
생각해보니 저번에 만들었던 탕수육은 간이 안 돼 있는 느낌이었어요! 닝닝하고 비린내가 나고..ㅠㅜ
아무튼 엄마의 조언을 따라 소금도 뿌려서 간을 했고
잘 재운 고기를 녹말을 뭍혀서 튀겼는데
전 이걸 두 번 튀겼거든요?
근데 엄마는 한 번만 튀기래요
한번만 튀겨도 고기가 얇아서 다 익을거라나 뭐라나
그리고 그 말이 맞더군요ㅋㅋㅋㅋㅋ 저번에 두 번 튀겨서 고기가 탔던거였음ㅜㅜㅜㅜ

소스도 엄마가 뚝딱 만들어 주시고
(야채를 후라이팬에 살짝 익힌 다음 그걸 식초+육수가 들어 있는 냄비에 넣고 끓이는 방식)

먹어 본 결과........

정말 맛있더군요^^;;
처음 만들었던것보다 몇십배 나아진 맛이었습니다.
아삭하게 씹히는 야채, 새콤달콤한 소스, 간이 잘 되어 있는 고기
그 모든게 완벽했죠
사실 엄마가 도와준건 20%도 안됐지만
위기상황(?)때 해 줬던 조언은 저에게 너무 큰 가르침이었습니다.


결론 : 엄마는 위대하다.
다시는 주부짬밥 30년차를 무시하지 마라.
IP : 110.45.xxx.23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빛나는무지개
    '14.2.24 9:10 PM (125.180.xxx.67)

    아 시어머니 며느리 모두 기분 좋았겠네요.
    저도 애낳고 비염으로 고생할때 시어머니께서 배숙해주셔서 눈물로 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내인생 통틀어 참 달콤했어요.

  • 2. 롯데자이언츠
    '14.2.24 9:13 PM (110.45.xxx.233)

    아..//배고플땐 만들어 먹는게 진리랍니다ㅋㅋㅋ
    빛나는무지개//저는 장남입니다!! 언젠간 며느리를 안겨 드려야 할텐데ㅠㅠ ASKY...

  • 3. ...
    '14.2.24 9:15 PM (58.141.xxx.28)

    귀여운 글이네요. ^^

  • 4. 빛나는무지개
    '14.2.24 9:24 PM (125.180.xxx.67)

    ㅎㅎ 저는 중간중간 봐서^^;
    맘 예쁜 아드님 어머님께서 정말 좋아하셨겠어요.
    헤헤

  • 5. ^^
    '14.2.24 9:33 PM (61.102.xxx.34)

    일단 탕수육은 두번 튀기는게 맞아요.
    두번 튀겨서 탄게 아니라 글 쓰신분이 스킬이 부족 하신거에요.

    그리고 굴소스를 넣건 케찹을 넣건 엄청 새콤달콤하게 소스를 끓이셔야 맛있답니다.

    우리집 탕수육은 먹어본 사람들은 다 반하는데
    고기에 양념 안하고 튀깁니다. 그래도 맛있어요.

  • 6. ..
    '14.2.25 1:05 PM (211.224.xxx.57)

    탕수육 만들어보면 쉽던데요. 그 소스 정말 만들기 쉽잖아요. 근데 뭐든 튀김요리는 그 튀기는게 큰 일이라.전 탕수육 한번 해보니 이런 요리는 그냥 사먹는게 싼거구나 싶었어요.

  • 7. ...
    '14.2.25 3:43 PM (211.182.xxx.253)

    탕수육은 두번 튀겨야 식감이 좋아요.
    두번 튀겨야 바삭 거려요.
    오래 튀기지 말고요. 고기 종류는 튀김 온도가 높으면 안돼요.
    쏘스는 미리 만들어 놓으시고, 전분만 나중에 넣고 끓으시면 돼요.
    미리 고기에 소금 마늘 후추 넣고 재어 놓아야 맛이 있던데...

    전분에 재어 놓은 고기를 묻히고 나서
    튀김 옷은 요즘 튀김가루 넣고 튀기니깐 튀김 옷이 맛도 있고 보기도 좋더라구요

  • 8. ....
    '14.8.21 10:08 PM (218.209.xxx.62)

    탕수육 사실 만드는건 별거 없는데 튀기는게 일이죠.
    소스도 만들기 무지 쉽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8880 한겨레 때문에 돌겠어요 8 ㄴㅅ 2014/05/13 2,710
378879 KBS 기자협회, "길환영 사장 퇴진 없으면 제작거부&.. 5 스플랑크논 2014/05/13 2,057
378878 [끌어올림] 82 모금 계좌 입니다. 7 불굴 2014/05/13 1,051
378877 새누리 NYT 광고 정치선동 기사에 달린 미국 교포의 댓글/강추.. 8 저녁숲 2014/05/13 1,097
378876 朴대통령, 각료들과 대국민담화 개혁조치 논의 5 세우실 2014/05/13 828
378875 영어 전문가님들 번역 2문장만 부탁해요... ㅜ 2 영어 2014/05/13 1,005
378874 민주주의 역사가 짧은 나라 1 민주 2014/05/13 633
378873 서영석의 라디오 비평(14.5.13) - 3.1 운동 때 이완용.. 2 lowsim.. 2014/05/13 908
378872 박시장님!! 철저히 검사해주세요. 9 .... 2014/05/13 1,326
378871 끝까지 오리발...골절시신없었다구 주저리주저리... 벌받기를 2014/05/13 1,790
378870 짜장면? 1 ?? 2014/05/13 899
378869 몽준 신공약... 창조건설 ? ... 차라리 창조눈물이 어울린다.. 3 대합실 2014/05/13 724
378868 언론개혁 프로젝트 티저 맛보기 4 추억만이 2014/05/13 689
378867 박원순 vs 정몽준 .... 2014/05/13 863
378866 영어로는 체험학습을 뭐라고 하나요? 6 상상 2014/05/13 10,807
378865 생중계 - 세월호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 6 lowsim.. 2014/05/13 1,445
378864 하이에나보다 못한 언론들 길벗1 2014/05/13 925
378863 김치담그는 걸 집에 와서 가르쳐주시분 있나요 8 ㄱ김치 2014/05/13 1,818
378862 바람막이재킷중 길이가 긴건 어디껀가요? 3 ll 2014/05/13 1,417
378861 오늘도 .... 1 ㅇㅇ 2014/05/13 631
378860 서울대 들어간사람, 의사들은 얼마나 공부를 잘했던건가요 22 2014/05/13 8,083
378859 안철수 장인, 조충훈 순천시장 예비후보 캠프 찾아 "꼭.. 1 벌써 2014/05/13 2,222
378858 일본에서 야단법석이 맛의달인.. 5 .. 2014/05/13 1,979
378857 다이빙벨 공격에 한겨레도 가세했네요 24 ... 2014/05/13 3,490
378856 옆에 김기춘 아들 글 읽고 나니 무섭네요 11 dd 2014/05/13 7,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