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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떠나면서 마음 들머리가 지워졌다
빛살로 환하던 여백들이
세찬 비바람에 켜질 당할 때
그 폭풍우 속에 웅크리고 앉아
절망하고 절망하고서 비로소 두리번거리는
늦봄의 끝자락
운동모를 눌러쓰고 몇 달 만에 앞산에 오르다가
넓은 떡갈잎 양산처럼 받들고 선
꿩의밥 작은 풀꽃을 보았다
힘겹게 꽃 창 열어젖히고 무거운 머리 쳐든
이삭꽃의 적막 가까이 원기 잃은 햇살 한 줌
한때는 왁자지껄 시루 속 콩나물 같았던
꽃차례의 다툼들 막 내려놓고
들릴락 말락 곁의 풀 더미에게 중얼거리는 불꽃의 말이
가슴속으로 허전한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벌 받는 것처럼 벌 받는 것처럼
꽃 진 자리에 다시 써보는
뜨거운 재의 이름
시든 화판을 받들고 선
저 작은 풀꽃이 펼쳐내는 이별 앞에
병든 몸이 병과 함께 비로소 글썽거리는, 해거름!
- 김명인, ≪꽃차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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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24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2월 24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2월 24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25515.html
2014년 2월 24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402/h2014022321084675870.htm
큰 이벤트에 나라의 현실이 가려진 게 아니라, 어째 그 현실을 더 절절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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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 추락한 채 그대로 있는 것이다.”
- 메리 픽포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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