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역사학자들은 다 "민중사관"에 기초하고 있다고 하고,
다른 교학사 교과서들은 유엔선언을 리영희교수가 잘못 번역한 것에 기초해 기술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북한 나쁜놈, 공산주의자 나쁜놈이라는 인식을 주입하는 것이 역사교과서의 최대 목적이어야 한다는 듯이 주장합니다.
미국 씨아이에이가 한 여론 조사만 해도 그 당시 여론은 좌파를 지지하고 있었다는 사실, 그 유엔 선언을 얼마나 존중해야 하는가, 남쪽에서의 선거 결과를 얼마나 존중해야 하는가, 기타 등등 다 제껴 놓고 유엔선언을 그대로 해석하는 문제만 봅시다.
제가 보기에는 보수세력이 대한민국을 도둑놈이라고 쓰라고 강요하는 것입니다.
우선 유엔 선언문을 읽기 전에 건전한 일반 상식으로만 봐도 남쪽에만 선거해서 한반도 전체를 따먹겠다는 것은 강도짓이지요.
교학사 교과서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내용이 들어간 책을 연합뉴스 기자가 쓰고, 그것을 동아일보 기사에서 소개해 놨는데,
그 동아일보 기사에 나온 국어 자체만 잘 읽어 봐도 교학사 측의 주장은 잘못된 것입을 알 수 있습니다.
한 번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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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번역으로 국내에 개념이 잘못 소개된 사례를 640쪽 분량으로 망라한 ‘오역의 제국’(도리)에는 이 내용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책에 따르면 1948년 12월 12일 채택된 유엔결의문의 해당 원문은 당시 5·10총선으로 수립된 남한 정부에 대해 “이 정부가 한반도에서 유일한 그러한 정부라는 것임을 선언한다”고 돼 있다. 즉 해당 문장에는 남한(south Korea)이나 ‘한반도의 그 지역(that part of Korea)’이 아니라 한반도(Korea)로 명시돼 있다.
다만 그 구절 앞에 대한민국 정부를 ‘한국민의 대다수가 거주하고 있는 한반도의 그 지역(남한)에 유효한 통제권과 사법권을 가지고 있는 합법정부’이며 ‘이 정부가 한반도의 그 지역(남한) 주민의 자유의지에 의한 선거에 기반하고 있다’는 설명이 있다. 이는 마지막 문장의 그런(such)이 가리키는 구체적 내용이다.
다만 그 구절 앞에 대한민국 정부를 ‘한국민의 대다수가 거주하고 있는 한반도의 그 지역(남한)에 유효한 통제권과 사법권을 가지고 있는 합법정부’이며 ‘이 정부가 한반도의 그 지역(남한) 주민의 자유의지에 의한 선거에 기반하고 있다’는 설명이 있다. 이는 마지막 문장의 그런(such)이 가리키는 구체적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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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부분의 한글만 보니, 유일한 그러한 (such) 정부는 "그 지역(남한)"에 한정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그러나, 바로 뒤에 이렇게 결론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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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유엔결의문은 ‘한국민의 대다수가 거주하는 남한에서 주민의 자유로운 의지에 의한 선거에 의해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가 (남북한 통틀어) 한반도 유일의 합법정부임을 선언한다’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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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봅시다. 유엔이 인정한 한반도 내 유일한 합법정부는 대한민국이지만, 대한민국이 한반도 전체를 지배하는 합법정부라고는 유엔선언에 쓰여있지는 않으니, 교학사 외의 교과서에서 한반도 남쪽으로 지역을 한정하는 내용이 있는 것은 무리가 없는 번역이고, 리영희 교수의 번역도 틀린 것이 아니지요.
유엔선언도 한반도 북쪽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지배하지 않는 뭔가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동아일보 기사에도
"그 지역(남한)에 유효한 통제권과 사법권을 가지고 있는 합법정부"
라고 썼습니다.
교학사 측이 타 교가서가 대한민국의 가치를 부정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승만이 정부가 한반도 전체를 지배하는 것으로 인정받은 합법 정부라고 유엔선언을 확실하게 위조해서 쓰지 않으면 다 대한민국의 기본 가치를 부정하는 것으로 몰아붙이는 꼴입니다.
다시 말하면 너도 한 글자도 틀리지 말고 "승만이 정부가 날강도"라고 써라. 그렇게 못하면 너는 대한민국 부정세력, 민중사관세력, 좌편향 세력이다. . . 하는 게 교학사의 주장이네요.
유엔 선언 원문은 다음 피디에프 웹 문서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그 피디에프 파일 첫 페이지 (25쪽이라 문서에 표시된 페이지) "195 (III). The problem of the independence of Korea" 아래의 짧은 부분입니다.
제가 인용한 동아일보 기사의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추신:
이 기사에 나온 연합뉴스 기자의 책 전체를 비하할 의도는 없습니다.
"http://news.donga.com/3/all/20131111/58805367/1#
아래와 같은 지적은 좋은 지적이네요. 제가 중고등학교 때 선생들이 이 오역을 이용해서, 자신들이 다치고 죽기도 하면서 노동운동, 민주화운동하는 사람들을 까댔거든요. 운동권이 인간을 수단으로 보며 그것은 틀렸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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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라’로 알려진 칸트의 명언은 실제 ‘인간을 수단으로서만 아니라 목적으로서도 대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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