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트도이췌차이퉁 (Süddeutsche Zeitung) 2월 22/23일자 스포츠면 기사:
"미심쩍은 B점수"
수상한 인물들로 채워진 심판석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의 올릭픽 금메달에 논란의 여지를 만들다.
르네 호프만
마지막에 1인자들에게 공식적으로 경의를 표하는 건 피겨 스케이팅의 관례이다.
이를 위해 기술평가위원회 대표이자 이번 여자싱글 부문에서 기술평가심판이었던 알렉산더 라커닉이 목요일 얼음판 위로 등장했다. 그는 총 세 개의 꽃다발을 3위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 열렬한 환호를 받는 우승자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그리고 김연아에게 건넸다. 2위에 선 그녀가 순간 어떤 심정이었을지는 알 길이 없다.
한국 선수는 피겨스케이팅 고유의 세련된 미소를 머금으며 쿨한 자세를 유지했다.
"점수를 매기는 건 심판들이 하는 일이다. 나는 그에 대해 평가할 수 없다.
그리고 나의 발언은 결과에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다."
자신을 기만했을 사람들로부터 경의와 축하를 받는 데에는 얼마나 큰 감정의 자제와 극복이 필요할까.
이번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결과는 오랫동안 우리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볼레로의 카롤리나 코스트너,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의 19세기 바이올린곡에 맞춘 연기, 아디오스 노니노의 김연아 이렇게 세 사람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연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러시아가 첫 여싱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이 알려지는 순간 불붙은 뜨거운 논쟁 때문이기도 하다.
이 "스캔들"을 레퀴프는 조소한다. "이렇게 몰상식할 수가!" 중앙일보는 "잘못된 판정"이라 부르고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부당함"을 언급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광란에 빠진 러시아인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멋지게 차려진 안방에서의 식사"로 묘사했고 L.A.타임즈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많은 이들이 이것을 스캔들이라 부를 것이며 또 다른 이들은 스케이팅이라 칭할 것이다. 그렇지만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이건 그냥 잘못된 일이다."
예상했던 대로 러시아 언론들의 시각은 다르다. 로시이스카야 가제타는 "아델리나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고, 스포츠익스프레스는 "최고의 센세이션"이라 말한다.
아이스하키팀이 8강에서 탈락한 후 피겨에서의 승리가 얼마나 러시아인들에게 중요했는지는 경기가 끝나고 푸틴 대통령이 조속히 축전을 보낸 것에서 알 수 있다.
쇼트 연기 후 김연아보다 미미하게 뒤쳐진 2위였던 소트니코바에게 푸틴은 "러시아 전체가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싸울 준비가 된 자만이 올림픽 챔피언의 자격이 있다"고 축하했다.
(소트니코바 점수 이야기)
문제는 소트니코바의 pcs점수이다. 이건 5개항목에 걸친 예술적 요소의 평가로 예전 구채점제에서의 B부문과 비슷하다. 이미 쇼트 연기에서 소트니코바는 미심쩍게 많은 pcs 점수를 받았다.
점수의 홍수 현상은 프리에서 더욱 명백해졌다. 74.41점으로 그녀는 심지어 그녀보다 10년이나 경험이 많은 카롤리나 코스트너(69.68점)을 추격을 뿌리쳤다. 여기서 한 번 비교해보자.
이번 시즌 첫 대회에서 소트니코바가 프리에서 받은 pcs는 겨우 60점 근처였을 뿐이다.
점수가 눈에 띄게 상승한 것에 대해 그녀의 트레이너 옐레나 부야노바는 단순히 "성실과 근면"이 이유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이 보기에 부야노바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ARD 해설을 맡은 카타리나 비트는 "완전히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사람들이 피겨에 등을 돌린다고 해도 이제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선수 출신이자 ZDF에서 해설한 루디 체르네에게 이 상황은 불미스럽다.
캐나다의 조애니 로쉐트는 결과가 "미쳤다"고. "내가 피겨를 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정말 모르겠다.“
7위에 그친 미국의 애슐리 와그너는 "할 말을 잃었다. 피겨가 사람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경기 결과가 예측가능해야 한다."
코스트너와 4위 골드의 안무를 맡은 로리 니콜이 심판 판정과 관련해 말한다.
"미국과 캐나다의 힘이 언젠가는 많은 다른 작은 국가들에게 나누어지기를 희망했다."
(쇼트 경합 후 새로 구성된 심판진, 특히 두 명의 의심스러운 인물들 +
이미 단체전과 페어에서 특히 러시아 선수들이 유독 높은 점수를 받는 기이한 현상이 있었다는 이야기)
지난 1월말 올림픽에서 부정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앞으로 인터폴과 공조하겠다고 발표한 IOC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직접 나서야 할 이유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공식적인 항의는 없었다"는 게 대변인 마크 애덤스의 말이다. 그런데 이건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다. 국제피겨연맹 이벤트 매니저인 피더 크리크가 말하듯 이의 제기는 피겨 사전에 없는 용어기 때문이다. "판정은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의 것이다."
단 한 번 이 원칙이 깨어진 적이 있었다. 2002년 솔트 레이크 시티에서 조작 의혹이 일었을 때 IOC는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프랑스 심판 하나가 담합 여부를 인정했고 그 결과 두 팀이 금메달을 갖게 되었다.
당시 스캔들이 일어났을 때 심판들의 어시스턴트였던 이는 그런데 바로 알렉산더 라커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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