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가파른 산길을 허덕거리면서 가고 있는데 바지 가랭이에 뭐가
걸린 느낌이 들었어요. 내려다 보니 다람쥐가 두 앞발로 제 발목 위 부분을 꽉 껴 안고 매달려
오는 것이었어요. 깜짝 놀라 소리 지르며 다리를 흔들어 떼어 놨더니 후딱 도로 매달리는 겁니다.
너무 놀랐어요. 아니 이 다람쥐가 왜 이러지?
랩토스피란가 뭔가 가을에 쥐가 옮긴다는 병도 생각이 나고..
제 앞 뒤로 산에 올라 가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는데 저한테만 달라 붙었어요.
아무리 다리를 흔들어 떼어 내려 해도 또 달라 붙고 또 달라 붙고 사람들도 가던 길 멈추고
쳐다 보고 있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다람쥐가 혹시 먹을 것을 달라고 이러나?
마침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쵸코 바를 꺼내 껍질 까서 다람쥐를 쳐다 보며 조금 떼어 먹고 나서
조금 멀찌감치 던져 주니 후딱 뛰어 가서 입에 물고 숲속으로 사라지더군요.
결국 먹을 것을 달라고 매달린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었어요.
텔레비 보면 동남아 여행객에게 달려들어 먹을 것 빼앗아 가는 원숭이는 봤어도 먹을 것 달라고
바짓가랑이에 대롱 매달리는 한국 다람쥐는 처음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