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전에는 몰랐어요..나중에 알고보니 시아버지께서 20년 넘게 배를 타셨더라구요..
젊은 시절 애들 키우며 혼자 오래 계셨던 거지요...어려운 형편으로요..
구구절절 사연을 말하자면 정말 책 한권 써야 할 정도입니다..
별별 일이 다 있었지요..
맘에 안들면 집 나가고,, 죽겠단 협박 등등..
장남인 남편과의 결혼 생활은 몇번의 이혼 위기를 그냥 억지로 봉합해서 사는 수준이예요..
전적으로 시댁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불화의 많은 요인이 되었어요..
차남 역시 결혼한 지 일년도 안되어 파탄,,,동서라는 사람의 얼굴을 세번쯤 본 거 같아요..
몇년 전 다른 여자랑 살림을 차렸는데 첨엔 엄청 잘 지내고 잘한다고 칭찬이 자자하더니 최근에 다시 관계 악화,,현재 사는지 안사는지 모르다네요..
저는 몸 약한 아이 하나 잘 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냥 버티면서 살았네요.. 행복은 포기한 상태로..
이제 연세가 75세이십니다.
얼마 전 올라오시겠다고 하셔서(저희는 서울) 그러시라 하고 미리 준비 다해서 서울 시내 나들이며 외식이며 다 시켜드렸습니다.
집에서 드실 거는 좋은 거로 다 준비해서 차려드리구요...
멀쩡하게 잘 드시고 구경 잘 하시고 가셨는데 전화를 드려보니 또 잔뜩 화가 나셨더라구요..
내려가는 기차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하십니다..
이유는 두가지가 맘에 안드셔서요.. 하나는 아들이 원하는 눈수술 안시켜줬다(고도근시인데 수술이 까다로워서 걱정이 되서 전 반대하는 입장),, 다른 하나는 자기가 보내 준 양파즙 안 챙겨먹고 남들 나눠줬다( 그냥 양파즙도 아니고 한약재가 섞어져 간수치도 안좋은 사람이라 오히려 안좋을 거 같아 안 챙겨 먹이고 한살림에서 산 양파즙 먹였습니다).
그냥 자세히 설명해드리고 마음 상하게 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하나 싶습니다..
신혼 초 김장 40포기 한 다음날 아침에 일찍 오셨길래 피로가 안 풀렸는지 저도 모르게 좋은 낯이 아니었었나 봐요..
그날 저녁 퇴근하는 남편 불러 앉혀서 한시간 동안 시어머니가 왔는데 인상썼다고 험담을 하셨어요..
이번에도 양파즙에 내가 독약이라도 섞었을 까봐 안먹었느냐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돈 들고 힘 들고 결과는 항상 이렇습니다..
이제 연세도 드시고 기력도 딸려보이는데 아직도 저러시니 참 피곤하고 힘드네요..
저야 이제 그려려니 하고 크게 마음이 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예전에 했던 모진 말과 행동도 다 모르시고,,아들 며느리 힘든 것도 모르시는 거 같아 참 기가 막히기는 합니다..
80세 넘으시면 좀 나아지실까요?
주변에 별난 성격가지신 분들 언제 쯤 좀 나아지시던가요?
어리석은 질문인 줄 알지만 한번 드려봅니다..하도 답답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