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여기자 시빌라 클라우스(54)는 한국 여성들의 결혼과 육아 스트레스를 이해 못 하겠다는 듯 꺄우뚱댔다. 그러면서 젊은 부부들이 ‘안사람’이란 단어를 아직 쓰는지, ‘결혼을 안 하고 사는 사람들은 어떤 보장을 받느냐’는 등 질문을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인터뷰를 누가 하는지 모를 정도로 서로의 나라에 대해 묻고 답했다. 헤어질 때가 돼서야 그는 왜 이해할 수 없었는지 알겠단다. 최근 동아시아 여성정책을 취재 중인 그녀의 눈에도 한국은 뭔가 특별했다.
15일 네덜란드 주요 일간지인 트라우(Trouw)의 시빌라 클라우스 기자와의 인터뷰는 ‘여성’이란 키워드로 자연스럽게 성사됐다. 그는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에서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 앞서 한국에 머물면서 느낀 점에 대해 “한국 여성들은 결혼에 대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더라. 그 스트레스는 일과 가정을 함께 하기 위한 사회적 뒷받침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 대통령이 나온 뒤 여성정책이 많이 나오곤 있으나 성글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최근 한국 여대생들과 만났다며 “다들 결혼과 육아에 대해 걱정이 많다. 그 나이가 그런 걱정을 할 때가 아닌데”라며 “네덜란드에서는 그 나이에 그런 문제로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실제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출산율이 낮은 편에 속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아이를 낳아 키우기 어려우니까 결국 출산율도 낮다. 네덜란드도 낮지만 이유는 전혀 다르다”라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싱글맘이든 레즈비언이든 아이가 있으면 사회보장제도로 보조금을 지급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란 사회복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끌어낸 제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