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보다 제가 제일 행복했던 기억이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두가지가 생각이 나네요.
10년전 큰애 입덧으로 아무것도 먹을 수 없던 시절
프리랜서인 남편이 며칠동안 일한 돈을 받아오는 날이였어요.
저는 기분이 너무 좋아 남편 배웅하러 고속터미널까지 나갔고요.
남편과 저는 근처 근사한 식당에서 인당 몇만원씩 하는 부페를 먹었지요.
입덧이 너무 심해서 아무것도 먹을수 없고, 수박 한조각 먹다 그것도 화장실 가서
토해 내었지만 그때는 정말 부자가 된 것 같았고, 입덧으로 아무것도 먹지 못해도
우린 이렇게 부자 되어 비싼 부페에 왔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던 기억이 나요.
임신복 2개로 버티던 저한테 부페 몇만원은 큰돈 이였지만 절대 아깝지 않았고
(남편이 제 몫까지 먹었으니깐요) 그때의 행복은 계속 기억에 남네요
두번째는 18평 집에서 살다가 34평으로 이사 가던 날이였어요.
18평 집에서는 너무 커서 펼쳐 놓으면 지나가기도 벅차는 접이식 밥상이
34평 집에서는 코딱지 만하더라고요.
그거 펼쳐 놓고 둘이서 웃기다고 깔깔거리고
집이 너무 커서 불러도 들을수가 없다며
한동안 서로 집안에서 핸드폰으료 연락하던 기억도 나고요.
저희는 다정한 부부도 아니고, 금술이 좋지도 않은 그런 저런 부부에요.
하지만 지난 10년간 생각해 보니 둘이서 참 좋았던 기억도 많네요.
경제적으로 많이 좋아지고, 더 좋은것 먹고 살고 있지만
이 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그때의 행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