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회사 퇴사문제로 조언을 얻고 싶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저는 3년 차(만 2년 2개월) 올해 갓 30이 된 직장 여성입니다. 사원급이죠. ceo 직속부서에서 일하고 있으며, 적성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너무나 잘 맞지 않아 퇴사 결심을 굳히기 바로 직전입니다.
작년 입사 후 1년 8개월 간 잘 지내왔었는데, 조직개편이 되면서 무서운 팀장으로 바뀌었고, 기존 직속이 그만두고 새로운 직속이 새로 이직을 해 오는 바람에 저의 삶은 완전 180도 달라졌습니다.
단점을 하나하나 리스트 해 보겠습니다.
1. 연봉 2400. (월200 정도) 평일 보통 9시 퇴근, 토요일 4번 중 2번은 출근.(주말수당은 식대 6천원 나옴)
- 연말 때에는 너무 바뻐서 주말에 4번 출근, 12월에 친구 딱 한 번 만났네요..
2. 업무 강도 최상.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오전 8시부터 오후 9까지 일 함.
3. 팀장, 과장이 포스가 장난이 아님. 현업을 관리하는 업무다 보니, 과장은 늘 입에 cb를 달고 삼(하루에 30번 정도 연발). 과장의 비아냥과 팀장의 큰소리를 피하기 위해 숫자 하나라도 틀릴까봐 노심초사 하루종일 마음을 졸임.
4. 과장의 비아냥 리스트 업 (10월 중순부터 갈구기 시작해서 1주일 전까지 있엇던 행태들)
(원래 과장과 사이가 나쁘지 않았음. 하지만 기존 조직개편 전 본부장이 1박 2일 워크샵 동안 저를 굉장히 편애했고, 정확히 그 날 이후로 독설과 비아냥이 시작됨.)
- LG패션이 널널하다고 말하면서 ‘너는 널널한 거 좋아하니까 그런데 가면 딱 좋겠다.’ 이야기 함
- DIsk검사를 한 후 나에게 나온 특정 유형을 들먹거리면서 X형은 회사생활 하면 안돼. 혼자서 사업해야지 직장생활 하면 민페야 놀기 좋아하잖아.
- 지난주 금요일 날 팀장님이랑 밥 같이 안 먹었어? 약속 있었다고 말 하니.. 그날 팀장님 혼자 밥 먹었잖아. 팀장님이 그러니까 널 미워하는거야
- 점심 메뉴 모 먹을까? 제가 쌀국수 드실래요? 하니... 야 팀장님 쌀국수 싫어하시잖아. 넌 눈치가 그렇게 없냐.. 이러고 제가 표정 굳으니 야 너 삐졌어? 야 너 삐지면 얼굴에 다 드러나는거 알어? 이렇게 말함.
- 엑셀 탭 눌러보라고 했는데 잘 못 찾으니 사람들 많은 데서 큰 소리로 야!!!!!!!!!!!!!! 이렇게 소리지름
- 남친이랑 사귀기 초창기 소개팅 얘기가 나왔고, 상대방 남자분이 적극적이라고 말씀드리니(개인사 말한건 저도 잘못한 거 같습니다.)
XX씨가 인기가 많어? 의왼데..? 정말 의왼데..? 라고 반복해서 이야기함
5. 과장이 내 뒷다마를 하고 다녔다고 함. 그걸 대리가 말해줬고, 절대 과장을 믿지 말라고 3번 정도나 이야기함. 빠른 시일 내에 이직 준비를 하라고 당부함. (작년 11월 중순 경의 일임)근데 내가 봤을 때 대리도 100% 믿을만한 사람이 아닌 거 같고 사내정치에 내가 휘둘리고 있는 듯한 더러운 느낌이 듬.
- 타 현업의 부서사람(기존에 나와 친했던 과장님)에게도 내 얘기를 했는지, 그 사람이 나에대한 태도가 차가워졌고, 협업을 제대로 안해 줌. 그리고 저번엔 대놓고 그 타 본부의 과장과 통화하면서 “XXX씨땜에 말렸네 말렸어.” 이렇게 얘기함
6. 위에서 아래를 쪼는 기업문화: 팀장이 과장을 쪼고 그 쪼임은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옴.
지지난 주 금요일날 정말 누가 봐도 과도한 업무지시 3개를 던져줌. 덕분에 남자친구와 토 일 주말 12시간동안 노트북을 들고 일을 했음. 월요일 날 처음으로 칭찬을 받음.
7. 최근에 하혈을 미친 듯이 해서 산부인과 가 보니 스트레스 성 하혈 + tsh(갑상선호르몬) 수치가 심각하게 높아졌다고 함. 심하면 갑상선 항진(임신 중 갑상선 항진이라면 아이 머리 안 좋게 태어날 가능성 높다고 함.)스트레스성이라고 하는데 제 생각엔 최근 3개월 동안 미친 듯이 받은 스트레스가 주 요인 인 거 같음.
장점
1. 참고로 과장은 일을 잘함(대기업에서 경력직으로 왔고 연봉은 나의 3배). 가끔씩 나에게 잘 알려주기도 함.
2. 최근에 저런 비아냥이 약해졌음.
3. 1주일 전부터 그만둘 사람처럼 행동하니 비아냥과 갈굼이 100% 사라졌음. (여전히 아침에 인사할 땐 안 받아주지만..)
최근에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점을 봤는데 일은 소처럼 시키는데 여물은 안 주고 인정을 안 해 준다고 하네요..(사원급이 높은 성과를 받기 힘든건 이해하지만 성과평가도 가장 낮은 등급 받았습니다.) 이직을 하는 게 답이겠죠. 여기는 연봉 보면 아시겠지만 대기업은 아니고 ‘이름만’ 있는 중견기업입니다.
경력이 딱 2년이라 너무 망설여지고 이제 회사에 마음도 거의 다 뜬 상태입니다. 취업난 힘든거 너무 잘 알고 있고, 제작년에는 대통령선거도 못하고 크리스마스에 출근도 했지만 그래도 기존에 계시던 과장님하고는 합도 잘 맞고 팀장님도 좋은 분이셔서 버틸 수 있었는데, 조직개편 후 일의 업무강도도 5배로 높아졌고 사람들도 힘드네요. 하지만, 남자친구도 건강이 가장 최우선이라며 그만 두라는 얘길 하더라고요.. 토요일날 대학병원 정밀검사를 앞두고 있는데, 그럼에도 요새 취업시장이 너무 최악이라 구하고 나오라는 얘기를 접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말에는 우울증 환자처럼 계속 눈물만 흘리고 취업을 준비하고 재기할 힘도, 없는데, 그만 두는게 나을까요. 버틴다고 버텨서 2년 경력 만들었는데 또 10개월 더 버틸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합니다. 그럼에도 10개월을 더 버티고 버텨 이 악물고 3년 경력을 채우는게 낫겠습니까..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