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4년 2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551
작성일 : 2014-02-17 07:45:12

_:*:_:*:_:*:_:*:_:*:_:*:_:*:_:*:_:*:_:*:_:*:_:*:_:*:_:*:_:*:_:*:_:*:_:*:_:*:_:*:_:*:_:*:_:*:_

나는 왼손잡이였다
갯벌을 옆걸음질 치는 게처럼
숟가락을 쥘 때도 연필을 쥘 때도
흙장난을 할 때도
아버지의 눈치를 살폈다

나는 형을 제키고
아버지를 제키고 싶었다
형과 이리처럼 뒹굴며 씩씩거렸다
어쩌다 형이 코피가 터지는 날엔
아버지께 뺨을 얻어맞았다

사람이 슬픈 까닭은
사람의 천적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에 없는
그릇 하나 빚어내고 싶었다
흙을 주물러 맨 처음 빗살무늬를
그려 넣던 사람처럼
그런 그릇 하나 빚어내는 기쁨으로
내 서글픈 강을 초연히
건너가고 싶었다

나는 날마다 그릇을 깨뜨렸다
바람이 부는 날엔 내 안에서
하루종일 그릇 깨지는 소리가 났다
그런 날엔 죄인처럼 뺨을 쥐고
아버지의 눈치를 살폈다

햇살 환한 운동장에서
음악에 맞춰 율동하는 아이들을 보면
팔딱팔딱 이리저리 발맞추는
아이들을 보면
덜컥 겁이 날 때가 있다
저 푸른 벽 뒤에 전능한 누군가가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아
교회에 뛰어 들어가
무릎 끓고 싶을 때가 있다
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고 싶을때가 있다

거북이는 단 한 번도
저 밀려오는 검은 파도가
무섭지 않았을까


                 - 조은길, ≪거북이는 그때 바다로 갔다≫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2월 17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2월 17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2월 17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24389.html

2014년 2월 17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402/h2014021619435175870.htm

 


국뽕과 자학의 경계...

 

 

―――――――――――――――――――――――――――――――――――――――――――――――――――――――――――――――――――――――――――――――――――――

”세상에서 무서운 것 세 가지가 있소 그려.
산에 범이 무섭고 미친 놈 칼자루 잡은 것이 또한 무섭고
무식한 놈 돈 가진 것은 더더욱 무섭거든.”

                 - 황석영 "장길산" 中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1226 울진여행가보신분~ 장미 2014/02/17 574
    351225 진심)))) 짱짱한 무릎보호대 추천부탁드려요 3 아로마 2014/02/17 2,004
    351224 인터넷신청 추천해주세요 1 이사했어요 2014/02/17 413
    351223 결혼 후 알고보니 남편에게 속은 거 있으세요? 52 거짓말 2014/02/17 18,169
    351222 떠나지마 전원석과 그의 아들 7 전원석 2014/02/17 3,448
    351221 동생 결혼식에 입고 갈 정장 살 만한 곳 (서울역 근처) 있을까.. 4 친일매국조선.. 2014/02/17 1,362
    351220 미국의 소리, 구속 병역 거부자 세계 최고 보도 1 light7.. 2014/02/17 540
    351219 2014년 2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4/02/17 551
    351218 기둥세우는 크라운 60이면 넘비싸지않나요? 3 치과 2014/02/17 2,500
    351217 통영여행 괜찮을까요? 2 ... 2014/02/17 1,203
    351216 중고생 애들과 저랑만 해외여행 어떨까요 6 추억 2014/02/17 1,804
    351215 기미/잡티 없애는 방법 총망라 (82글 정리) 54 기미해방 2014/02/17 19,170
    351214 이십년 찧은 뼈가 쑤시고아프기 시작했어요ㅜㅜ 5 2014/02/17 1,484
    351213 세번결혼하는 여자 채린이 아빠가 김용림보다 더 웃기는 사람이네요.. 19 .. 2014/02/17 7,182
    351212 동경출장 3 Wd 2014/02/17 819
    351211 임신하시구나서 남편분이요..? 8 임신8주.... 2014/02/17 1,949
    351210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260만원 복비 얼마를 내나요? 2 부탁드려요 2014/02/17 1,437
    351209 까미유 끌로델은 혼자 감정에 치우친 사랑을 한걸까요.... 8 ㅁㅁ 2014/02/17 3,068
    351208 거창고등학교의 (이상한) 직업선택 10계명 3 거꾸로 2014/02/17 3,937
    351207 아기옷 기증 가능한 곳 알고 싶네요. 7 쿠이 2014/02/17 1,775
    351206 또하나의 약속 좋았어요!! 7 aaa 2014/02/17 770
    351205 안선수사태와 그것을 보며 기뻐하고 있을 그 분께.. 38 구운몽 2014/02/17 9,035
    351204 등이 너무 아파요 5 ㅠㅠ 2014/02/17 2,320
    351203 유기견 들어왔어요. 9 쿠이 2014/02/17 1,720
    351202 인생이 뻔할거같고 남은건 고행밖에 없을거같고 3 ㅇㅇ 2014/02/17 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