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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왼손잡이였다
갯벌을 옆걸음질 치는 게처럼
숟가락을 쥘 때도 연필을 쥘 때도
흙장난을 할 때도
아버지의 눈치를 살폈다
나는 형을 제키고
아버지를 제키고 싶었다
형과 이리처럼 뒹굴며 씩씩거렸다
어쩌다 형이 코피가 터지는 날엔
아버지께 뺨을 얻어맞았다
사람이 슬픈 까닭은
사람의 천적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에 없는
그릇 하나 빚어내고 싶었다
흙을 주물러 맨 처음 빗살무늬를
그려 넣던 사람처럼
그런 그릇 하나 빚어내는 기쁨으로
내 서글픈 강을 초연히
건너가고 싶었다
나는 날마다 그릇을 깨뜨렸다
바람이 부는 날엔 내 안에서
하루종일 그릇 깨지는 소리가 났다
그런 날엔 죄인처럼 뺨을 쥐고
아버지의 눈치를 살폈다
햇살 환한 운동장에서
음악에 맞춰 율동하는 아이들을 보면
팔딱팔딱 이리저리 발맞추는
아이들을 보면
덜컥 겁이 날 때가 있다
저 푸른 벽 뒤에 전능한 누군가가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아
교회에 뛰어 들어가
무릎 끓고 싶을 때가 있다
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고 싶을때가 있다
거북이는 단 한 번도
저 밀려오는 검은 파도가
무섭지 않았을까
- 조은길, ≪거북이는 그때 바다로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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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17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2월 17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2월 17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24389.html
2014년 2월 17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402/h2014021619435175870.htm
국뽕과 자학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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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무서운 것 세 가지가 있소 그려.
산에 범이 무섭고 미친 놈 칼자루 잡은 것이 또한 무섭고
무식한 놈 돈 가진 것은 더더욱 무섭거든.”
- 황석영 "장길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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