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패키지여행 단상

.. 조회수 : 4,561
작성일 : 2014-02-16 23:13:44

패키지 여행 갔다왔습니다.

저가 여행사고 요즘 한창 뜨는 곳이에요.

저가여행이고 서유럽등이 아니라 패키지 여행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었을테죠.

저도 그렇고요.

구정껴서 가는 거라 가족 팀이 많았어요.

예전에 보면 불륜커플도 가끔씩 끼어 있었는데

이 팀엔 없었던 거 같아요. 불륜이니 좀 비싼 여행으로 갔을라나요?

여행하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패키지 다이나믹 관찰하는 것도 흥미진진하지요.

중2짜리 우리 애도 다른 가족들 지내는 것 보고

"엄마 남매가 저렇게 다정할 수도 있구나."

"다른 가족들은 참 다정하다. 우리 식구들은 쿨한데."

그러더라고요.

그런 소리 들으며 좀 반성도 했어요.

각설하고

첫날 장년부부커플이 갑자기 숙소에 가방을 두고 왔다고 하는거에요.

아저씨가 이야기하는데 성격 엄청 급하고 다혈질이고 저러다 아내 패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근데 이 아저씨가 패키지 여행에서 분위기를 휩쓰는데 좋은 면은 가이드한테 적당히 견제가 되는거고

(예정에 없던 쇼핑 간다고 하면 잘라주기 등)

안 좋은 면은 분위기를 점차 몰고 가는거에요.

첨엔 아저씨 아내가 불쌍했는데 좀 지나서 이 아저씨가 팀 내의 대장 노릇을 하니까

다른 팀들은 아저씨가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안쓰는데 혼자 온 분들이 아무리도 부응을 해 주더라고요

아주머니가 뭐라도 된 듯이 구는거에요.

혼자 온 아주머니한테

"&&씨 물 좀."

"&&씨 뭐 어디 있지?"

이러면서..

그 다이내믹이 남편한텐 쥐죽은듯 살며 남편이 집단을 장악하면 그 집단 내 여자들한테

여왕 노릇을 하는 거지요.

여행 막바지엔 식당에 내려갔더니 그 팀(아저씨가 대장 노릇하는 몇몇)

에서 컴라면에 김치를 먹는거에요.

그 팀이 아닌 저같은 사람은 왕따분위기고요.

호텔 직원이 혀를 끌끌차며 가더라고요.

아저씨는 대장노릇하고 아주머니는 신났고..

여행이 좀 길어졌으면 팀내 파워다이나믹이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저도 세 가족 관찰하면서

한 가족은 아저씨가 참 다정하고 좋은 분이다라고요. 아주머니도 품이 넓고 애들도 다 좋고요

한 가족은 여행내내 부부가 토론을 해요. 조곤조곤 창밖보며 저긴 왜 저럴까 이러면서

한 가족은 아저씨가 사진이 취미라 좀 튀는데 아주머니가 다 받아주더라고요.

다들 좋은 분들이어서 패키지 분위가는 좋았어요.

어떤 경우는 막 먼저 내려서 화장실 빨리가려고 하고 식사 좋은 자리 차지하려고 하고 그러는데

서로 양보하고..  기다려주고

제가 좀 배탈이 나서 속이 안 좋았더니 다들 물어봐 주시고 집에서 가져온 아메리키노 티백도 우려다 주시고

참 고마왔어요.

여행에서 배운 것도 많지만, 팀들 관찰하면서

나는 어떤 모습일까, 딸하고는 나중에 넌 어떤 사람으로 어떤 관계를 가지며 살래 하는

이야기 하면서 배운 것도 많네요.

IP : 203.250.xxx.6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2.16 11:19 PM (123.98.xxx.225)

    여행내내 꼬봉노릇 해주고 얻은건 라면에 김치밖에 없네요. (근데 그 먹거리가 대장노릇하던 아저씨꺼?)

  • 2. 전..
    '14.2.16 11:22 PM (39.116.xxx.177)

    패키지여행이 불편한게 원글님처럼 남을 관찰하는 사람들때문에 불편해요.
    관찰하며 상상하고..
    그냥 여행에만 집중하면 안될까요?

  • 3. ..
    '14.2.16 11:22 PM (39.7.xxx.196)

    재미나네요 저도 여행지가면 서울에서와 다르게 참 여유로워지고 된장스러워져요

    근데 저가패키지 여행사가 궁금하네요 흠

  • 4. ...
    '14.2.16 11:23 PM (59.15.xxx.61)

    패키지가 불편한 것도 있지만
    기끔은 편할 때도 있어요.

  • 5. 가끔
    '14.2.16 11:26 PM (118.36.xxx.58)

    패키지 여행하는데
    좀 친해지면 호구조사 들어가서
    그게 너무 싫어요.
    직장이며 집이며 나이며...
    그런 게 왜 궁금할까요?

  • 6. 나무안녕
    '14.2.16 11:27 PM (39.118.xxx.107)

    패키지애 혼자오는사람 많나요?
    저도 가족 빼고 혼자 패키지라면 이상하게 볼까봐 도전못하고 있네요

  • 7. 써니큐
    '14.2.16 11:28 PM (110.13.xxx.195)

    저도 글읽으며 남들은 나를 우리가족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평가할까 하는 생각을 하니 뜨끔하네요^^

  • 8. **
    '14.2.16 11:31 PM (14.37.xxx.84)

    나쁜 뜻으로 쓰신건 아니겠지만
    같이 갔던 분들이 이 글 보면 기분이 언짢겠어요.
    아무리 여행이지만 사생활인데...

  • 9. ..
    '14.2.16 11:54 PM (175.195.xxx.27)

    저도 좋은 뜻으로 적으신거 같은데 당하는 쪽은 불편하다에 한표..그냥도 보이는 타인들인데 굳이 관찰까진 참아주세요..하나를 보면 열개를 짐작한다지만 한단면만 보고 전체를 짐작하는거 불편하고 억울해요..요즘 패키지 여행객들 수준은 엄청 올라간거 같아요..일단 여행가서는 매너들 다 좋으시더라구요..혼자 오시는 분들 꽤 되구요..장단점이 있는듯..호구조사는 안했음 하지만 당할때 알아서 커트 하면 취조하시는 분들은 또 없어요..알아서 술술 푸는 사람이 있으면 있을까..

  • 10. 저리
    '14.2.17 12:10 AM (175.201.xxx.147)

    패키지 불편한점중 하나가 분위기 몰기+호구조사+관찰하시는 분드이죠 여행만 즐기셨음..

  • 11. 그러게요
    '14.2.17 12:44 AM (222.120.xxx.235)

    패키지 가면 있을법한 캐릭터들이긴 한데..
    글타고 그걸 그렇게 관찰하고 보고하시는 원글님도 참 안타깝네요
    일주일도 채 안되는 짧은 일정이었을텐데 ..저가 패키지면 아침 일찍 일어나 마구 뺑뺑이 돌리지 않나요 ㅎ
    그 와중에 일행들 세력 추이 글케 주의 깊게 관찰하셨다니...
    그냥 좀 편~~~히 즐기셨으면 좋았을 것을...

  • 12. 관찰자
    '14.2.17 1:17 AM (221.139.xxx.149)

    패키지 몇번하면서
    저가든 고가든 그멀리 시간내고 경비들여 나와서
    일행들 사람구경, 호구조사만하고 밖에 세상을 놓치고 즐기지 못함이 보여요.

    가끔 생각해보는데
    여행자들의 여행 목적이 같을수는 없으리라 싶어요.
    가벼운 휴식차나올수도 있고 일정상 어쩔수없이 선택할수밖에 없을경우도 있으니까요.
    윗 몇분들말씀처럼 그냥 편하게 여행자만의 특권을 누리시길...

  • 13. 그러게
    '14.2.17 7:10 AM (221.151.xxx.158)

    읽는 제가 왜이리 불편한지...
    님같은 관찰자 때문에 패키지 못가겠네요
    입장 바꿔 그 팀 중에 누가 님네 가족을 이러쿵저러쿵 묘사해서
    인터넷에 글 올렸다고 생각 좀 해보세요

  • 14. 옴마
    '14.2.17 9:30 AM (118.217.xxx.115)

    원글님이 호구조사해서 올린것도 아니고 사람들에 대한 생각들을 올린건데 그게 어때서요?
    어디가든 주변 사람들에 대해 그 정도 생각은 하지 않나요?
    관광을 하든 뭘하든 옆사람에 대해 느끼는건 있잖아요. 종일 그 생각만하는것도 아니고 스쳐지나는 단상들인데.....
    맨닐 주시하고 호구조사해서 올린것도 아닌데 뭘그리....
    재밌었어요.~~

  • 15. ㅎㅎ
    '14.2.17 9:51 AM (210.109.xxx.130)

    저도 패키지여행으로 가면, 관광지보다도 같이 갔던 팀원들 기억이 더 많이 나요.
    몇일동안 내내 붙어다녀서 그런가봐요.

  • 16. 울 가족은 패키지 좋아해요
    '14.2.17 2:40 PM (222.237.xxx.94)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니까.. 그런게 더 재미나다고.. 울 남편.
    전공때문에 학교친구들이 대부분 직업군이 거의 비슷해요. 그래서 다른 직업군을 만나는걸
    더 좋아하는 울 남편땜에..

    다른사람이랑 섞이면서 교류하는게 더 재미나다고...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6066 좁아빠진 길에서 아가씨 여러명이서 팔짱끼고 느릿느릿 걷는거 4 noble1.. 2014/02/27 1,379
356065 자기 애 떼어놓고 재혼하는 거 생각보다 쉬운 일 같아요 57 2014/02/27 15,324
356064 냉이 나왔어요. 4 sod 2014/02/27 1,523
356063 대구 시내 숙소? 3 아들 둘 엄.. 2014/02/27 667
356062 전세자금대출 궁금한거있어서요~ 4 궁시렁궁시렁.. 2014/02/27 1,173
356061 운동후에 엄청난 식욕 어찌 다스리나요? 4 운동잘하고파.. 2014/02/27 2,216
356060 싫어하는 사람이 나랑 취향이 똑같아서 짜증나요. 1 2014/02/27 690
356059 길상사 라일락필때 간송미술관 봄전시시즌과 비슷할까요? 5 성북동봄 2014/02/27 1,379
356058 여대생 소형아파트 추천 좀..... 6 시골아줌마 2014/02/27 2,135
356057 경제적으로 여유있는데 자동차 없이 사는 분 있나요? 17 뚜벅이 2014/02/27 4,374
356056 혼자 듣기엔 아까운 팝캐스트 알려드려요... 9 추천 2014/02/27 2,227
356055 요샌 딸들도 손에 물한방울 안 묻히고 곱게 기르는 집 꽤 많지않.. 38 고운 2014/02/27 6,189
356054 정해진 패션스타일이 있으세요? 1 아웅 2014/02/27 1,203
356053 초등 4학년 교과서 개정되었나요? 2 궁금이 2014/02/27 1,078
356052 정재형의 프랑스 가정요리 13 22 2014/02/27 4,515
356051 김연아, 편파 판정 객관적 근거 있나 28 미친듯 2014/02/27 2,846
356050 게시판 로딩될때마다 꼭대기로 올라가던거 고쳐진거 같아요 5 2014/02/27 640
356049 제주 올레길 중 풍광이 멋진 코스는요..? 3 제주도 2014/02/27 1,285
356048 된장이 없다하여 똥을 밥상에 올릴 순 없다 2 손전등 2014/02/27 546
356047 여러분 그러면 남자가 허벅지 만지는 것 말고 무릎을 만지는 건요.. 4 불타는허벅지.. 2014/02/27 8,763
356046 사십대 중반 출근용 스판면바지 어느브랜드서? 2 .. 2014/02/27 1,459
356045 버스에 고양이가... 6 aa 2014/02/27 1,692
356044 피겨계의 거대한 음모 8 읽어보세요 2014/02/27 2,396
356043 개인정보 또 유출…취약한 협회·중소업체 노렸다 세우실 2014/02/27 549
356042 직장인분들 요즘 옷 어떻게 입고 다니세요? 날씨 2014/02/27 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