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마음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혼하신 선배님들 많으신것 같아 여기에 용기내어 글 남겨봅니다.
결혼을 하는데 조건이 얼마나 중요한걸까요?
우선 저는 SKY대 졸업하고 아버지도 대기업 임원까지 하셨고..
현재 또래에 비해 좋은 조건으로 대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도 항상 저와 비슷한 조건의 남자를 만나고 싶어하였고,
실제로도 그런 분들만 만나봤지만 예전 20살 첫사랑때를 제외하고는 온전히 마음 맞는 사람을 찾지 못했어요.
하지만 작년초 너무도 좋은 사람을 만나 이쁘게 만나고 있는데,
상대의 소위말하는 스펙이 저에 비해서 좋지 않습니다.
물론 다 알고 만났지만 저희 집안에서는.. 예상대로 반대가 많이 심합니다.
남자는.. 지방대 중퇴 후 이런저런 일들을 하다가, 6개월전쯤 취직하여 성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재하고 있는 일이 일반 사무직은 아니라 저희 부모님은 만족하시지 못하지만..
오히려 길게 보면 정년도 없이 쭉 할수 있는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경제적 능력이 없으신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고 모아놓은 돈도 많지 않은것 같습니다.. (형제는 없음)
아버지는 뒤늦게 해외에서 자리잡아 몇해전에 재혼하셨어요 (두분 사이 자녀는 없음)
아버지 되시는분은 경제적으로 자리잡고 잘 지내시지만, 키운정이 없으니 많은걸 바랄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실제로 현재까지 아버지 통해 받은 지원은 전혀 없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아마 저희 힘으로 대출받아 시작해야할 것 같습니다..
어머님께서는 만나뵌적은 없지만 몇번 통화해본 결과 많이 따뜻하시고 좋으신분 같습니다.
당장은 결혼하면 본인도 혼자서 자유롭게 살고싶다고 하셔서 모시고 살지는 않아도 될듯합니다.
하지만 아마도 저희가 계속 경제적으로, 그리고 더 나이드시면 가까이서 살펴드려야 겠지요.
저희 부모님께서는 앓아누우시며 반대가 많이 심해서 우선은 헤어지겠다고 했지만..
글쎄요 정말 후회가 많이 됩니다.
저를 편하게 해주고.. 있는 모습 그대로 이뻐해주고..
예민하고 짜증스러운 제 성격에 다 받아주고 맞춰주고..
그냥 함께 있으면 서로 바라만 보아도 행복한 그런 사람이였거든요.
그 사람을 놓치면 또 다시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지 의문도 많이 들고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부모님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여태까지 잘 지내왔던 장녀인 제가 과연 부모님 마음에 대못을 박고 결혼을 한다면
제가 그거 신경쓰지 않고 행복할 수 있을지..
그 죄책감도 상당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지금은 좋은 감정이 있지만 결혼하면 힘들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사랑하며 오래 살 자신이 있지만 경험해보지 않은 일이니 확신을 갖고 말하지는 못합니다.
제가 그의 가족들까지 품을수 있을지도 걱정입니다
(시어머니는 품을수 있지만 그를 외면하고 산 아버님과 친가에 대한 원망이 있습니다)
부모님의 뜻대로 비슷한 조건의 순탄한 가정환경의 남자를 만나서 살면 제가 생각하기에도 무난할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조건들 맞춰서 무난하게 사는것이,
비록 조금은 힘든일이 있을지라도 사랑으로 사는것보다 행복할지 미지수 입니다.
저는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살수 있을것 같지만 살다보면 그런 감정은 시들해진다고들 하시니.. ㅠㅠ
혹시 안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사랑보고 결혼하신 분들..
혹은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인 사랑없이 결혼하신 분들..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