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별일 아니었어요.
7시쯤 퇴근해서 저녁밥 두둑히 먹이고
물티슈를 사러 동네 슈퍼에 갔었죠
장사가 너무 안되는 곳이라 물건들이 들어온지도 오래됐고해서
왠만하면 거기선 뭘 잘 안샀어요.
물티슈만 사서 나오려는데 냉장코너에서 요플레를 사달라고 하더라구요
사주려고 봤더니 유통기한이 딱 어제까지인거에요.
좀 찜찜해서 집에 있는거 먹자(집에는 유통기한 넉넉한거 있었어요.. 아기가 좋아하는 딸기맛이 아니었을뿐..) 하고 나왔는데
그때부터 울고불고 떼를 쓰더라구요. .
집에 와서 요플레를 줘도 드러누워서 엉엉엉 나가자 나가자 요플레요플레.
20분간 달래다 저도 화가나서.. 알았다. 나가자. 그러고선 냉랭하게 집을 나섰죠.
같이 슈퍼(조금 멀리 떨어진 큰 슈퍼)를 가면서 눈길 한번 안주고 손만 잡고 갔죠.
딸이.. 흘끔 흘끔 계속 제 눈치를 봐요.
그렇게 요플레를 사왔고.. 아주 신나서 막 퍼먹더라구요.
목욕하고... 책읽고 놀다가.. 엄마 사랑해 뽀뽀 한동안 부비다 잠이 들었어요.
그런데 오늘 일하는 내내 제 얼굴을 살피며 눈치 보던 딸의 눈망울이 떠오르네요.
어차피 다시 사러 갈걸.. 그냥 기분 좋게 갈일이지.. 나는 왜 그랬을까.
그 아기한테 냉랭하게 군 것도 참 모자라보이고
아기의 맘에 상처가 됐을까... 오래가면 어쩌지.. 걱정이 뭉게 뭉게.. 피어납니다.
일하는 엄마라 아기랑 웃고 지내는 시간도 얼마 안되는데..
그 짧은 시간에 40여분을 그렇게 냉랭하게 보낸게 너무너무 후회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