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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의 이런 면에 지쳐갑니다. ㅠㅠ

2월이네요 조회수 : 24,591
작성일 : 2014-02-06 13:05:09

결혼 6년차입니다... 남편을 사랑하지만 남편의 성격에 조금씩 지쳐갑니다. ㅠㅠ

 

남편은 세속적인 기준으로 볼 때 전반적으로 좋은 사람입니다. 성실하고 술담배 즐기지 않고 가정적인 편이며 직업도 안정적입니다. 저와 같은 직업이고, 같은 곳에서 일하여 출퇴근을 함께 하여 둘이 같이 보내는 시간도 아주 많습니다. 양가에도 잘 하고 저에게도 잘 합니다.

그러나 남편의 성격 중 고쳐지지 않는 면이 있어서 요즘 쓸쓸합니다.. 연애 때도 그랬기 때문에 알고 결혼하였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저 스스로 지쳐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제가 속상합니다...

 

남편은... 부정적입니다. 그리고 짜증을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내요.

 저의 경우 자타 공인 매우 긍정적이어서 힘들 때는 괜찮다, 이 또한 지나간다, 난 할 수 있다..의 정신으로 이겨내고 주위를 독려합니다. 어릴 때 병으로 죽을 위기도 넘겼고, 개인적으로 매우 안 좋은 경험도 있었으며 부모님 중 한 분이 일찍 돌아가신 것 등등... 사람들에게 차마 말하지 못하는 사연이 많지만 저는 항상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고 이겨내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 결국 무난히 자리잡고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본인도 인정하듯이 부정적입니다. 지금 연봉으로나 직업으로나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고, 귀여운 아이도 있으며, 저와 사이도 좋습니다. 그런데 크게 행복해하질 않습니다. 일상의 면면을 대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어둡고 행복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그나마 저 만나기 전에는 왜 살아야하는지 이유를 모를 정도였는데 저 만나고 많이 행복해진 게 지금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짜증을 예상치 못한 순간에 저에게 냅니다. 화낼 것이 아닌데 사소한 것에 너무나도 차갑고 신경질적으로 화를 내요. (예를 들면 퇴근길에 만나기로 했는데 제가 10~20분 정도 늦었을 때 같은 사소한 것.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많았으며, 그럴 때 저는 남편이 늦은 것에 대해서 절대 화를 내지 않습니다... 살다보면 누구나 그럴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냥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눈빛이 너무나도 싸늘해집니다. 마치 범죄자를 보는 것처럼. 그 눈빛을 떠올리면 가슴에 찬 바람이 불어요. 그리고 모진 말들을 합니다. 욕설은 없지만 차갑고 가슴을 아프게 하는 말들이요.

 

연애할 땐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별 일 아닌 것에 폭발적으로 화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종이를 찢고 소리를 질러대고... 제가 펑펑 울어도 무시하고 혼자 자리를 떠버리는 등) 평소엔 누가 보아도 젠틀하고 얌전한 사람입니다.

 

그런 차갑고 신경질적인 면이 있다는 것에 너무나도 놀랐지만 연애할 때나, 결혼생활 중에나 제가 항상 먼저 손을 내밀고 애교 부리며 기분을 풀어주려 애쓰고 "다 잘 될 거야" " 걱정마" 라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넣어주려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남편 스스로도 이제 많이 바뀌었다고 저에게 말하고, 예전 같이 화를 비정상적으로 내는 모습은 이제 없습니다. 그러나 작은 것에 예상치 못하게 화를 내고 저에게 차갑게 구는 성향은 바뀌지 않네요. (항상 그런 일이 지나간 후에 저에게 사과하며 다시는 안 그럴 거라고 하지만.... 십년 가까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이제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어요.)

 

저에게만 그러는 건 아닙니다. 시댁에서도 남편이 성격이 있다며 잘 지내라고 결혼 초에 저에게 당부를... ㅠㅠ

 

남편은 제 덕분에 그나마 자기가 행복해지고, 많이 바뀌었다며 고맙다고 종종 말을 하지만 그동안의 세월 동안 제 안의 긍정적인 에너지는 많이 고갈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가끔 멍하니 "다시는 태어나고 싶지 않다... 잠자고 눈을 안 뜨면 고요하고 편안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1~2년 전에만 해도 "인생은 행복해, 빛나, 일상의 하나하나가 즐겁다... 영원히 살거나, 계속해서 태어나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남편에게도 그렇게 말했었는데.... 제 변화가 무섭고 슬픕니다. 이상해요.

 

요즘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남편이 저에게 짜증을 낼 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어서 남편의 눈치를 보게 됩니다. 자꾸 남편에게 묻게 돼요. "나한테 화났어?"라고요. 그게 너무 무서운 거예요. 긍정적이고 밝았던 제가 이상하게 변해가는 것 같아서...

 

그냥..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부부라서 닮아가는 걸까요.

남편은 제가 영원히 밝고 긍정적이며, 자신에게 사랑과 용기를 줄 거라고 믿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가끔 웃지 않고 있으면 이상해해요. 너도 그럴 때가 있냐며....

근데 저도 사람인데요. 저도 위로 받고 싶고 용기 받고 싶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요.

남편을 사랑하지만... 남편을 떠올리면 저를 포근히 안아주는 이미지가 아닌... 무언가 저에게 화를 낼 것 같은 이미지예요. 그걸 생각하면 정말 쓸쓸해져요.

 

부정적이고 신경질적인 분들은 모를 거예요... 자신이 얼마나 주위 사람을 지치게 하는지... 주위 사람이 영원히 받아줄 것 같겠지만 그건 아니예요...

글을 쓰다보니 왠지 울고 싶네요...

IP : 211.46.xxx.253
6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2.6 1:15 PM (118.33.xxx.34)

    아주 비슷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제가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 적극적으로 문제를 직시하고 심리치료 등을 받겠어요.

  • 2. ....
    '14.2.6 1:16 PM (118.33.xxx.34)

    그런데.. 남편분이 동의할지 모르겠습니다.
    안타까워요..

  • 3. 2월이네요
    '14.2.6 1:21 PM (211.46.xxx.253)

    상담 같은 건 전혀 안 받을 거예요... 자존심이 아주 세고, 자신에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둘이 손 잡고 가서 상담이라도 좀 받고 싶은데...
    애초에 부정적인 사람이 밝아지는 게 가능은 할까요.. 이젠 모르겠어요... 10여년간 바뀌기를 기다렸지만...

  • 4. ...
    '14.2.6 1:22 PM (115.137.xxx.93)

    아주 사랑스러운 성격이신 거 같습니다
    많이 지치신 거 같습니다
    남편분께 한 번씩 투정 부리면 좋을 텐데 그럴 때 그쪽에서 안 받아주면 서운한 게 더 북받쳐 예상보다 과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거 같아 걱정됩니다
    분위기 좋을 때 나도 조금 지친다고, 이제 당신이 조금 내게 나눠 달라고 농담도 한 번씩 하고 해보세요..
    주위를 밝아지게 해주는 분이신 거 같은데 글 읽다 보니 마음이 안타까워집니다

  • 5. ....
    '14.2.6 1:25 PM (118.33.xxx.34)

    끊임없이 배우자의 상태가 어떤지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정도로 불안정한데.
    외부적으로는 완벽에 가까운 사람...
    남편분도 어떤 면으로는 무척 힘들겁니다.
    남일같지가 않네요.
    하지만 원글님.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하셔야해요.
    방법을 찾아보세요.
    저는 비극적으로 끝났습니다.

  • 6. ..
    '14.2.6 1:26 PM (121.190.xxx.82)

    ㅠ 많이 지치신 것 같습니다. 진지하게 두 분이 이야기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부부상담소 같은데라도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쨌거나 본인의 삶에서 이런 깊숙한 문제를 다시 꺼내보는 게 필요한 때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진지하게 만나던 남자친구가 부정적인 성향이라서 고민했었는데... 다시 고민되네요. ㅠㅠ

  • 7. 졸린다
    '14.2.6 1:28 PM (58.237.xxx.199)

    스트레스가 많으신거 같아요.
    저녁에 운동이나 취미생활 하시면 어떨까요?
    거기서 마음맞는 친구 사귀어도 좋고요.
    너무 남편에게 올인하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 8. 573689
    '14.2.6 1:30 PM (125.181.xxx.208)

    ㅎㅎ 비슷한 경험으로 님의 심정 잘 알것 같아요. 영혼을 파괴하지요.
    그런데 그런 성격은 죽을때까지 바뀌지 않는답니다. 죽을때도 부정적으로 죽더만요.
    그나마 님이 남편을 사랑한다니 할말없네요.
    님이 남편처럼 똑같이 부정적인 사람이라면 차라리 죽이 잘맞아 편할지도 모르지만
    님이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라면 영혼 파괴됩니다.

  • 9. 저두...
    '14.2.6 1:33 PM (175.204.xxx.135)

    제가 버티는 방법은 벽쌓기죠.
    남편과 분리된 나만의 성을 쌓아 저를 보호해요.
    늘 남편의 기분 살피기..우울의 정도 여부 살피기..
    거리두기. 지켜보기.등등..
    절대루 감정직인 투정 부릴수 없고..뭐 그냥.그래요.
    뭘로 트집을잡아 분노를 표출하려나..
    그럴기미가 보이면 초긴장..슬슬눌치 보며 잘해주고.

    가끔은 이렇게 살아야하나 싶고,
    .
    겉으로 문제 없는 사람이구요.

    남편이 상담을받아 스스로도 편해졌으면 좋겠는데
    절대 본인이 그르다고 인정안함.

    제가 상담받으며 상처를 달랩니다.

  • 10. 00
    '14.2.6 1:36 PM (210.207.xxx.58)

    아 ,,,
    님의 글을 읽다보니 머리를 한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제가 님 남편같거든요... 저는 정도는 좀 덜하지만, 많이 비슷한 느낌이 들어요..
    반대로 저희 남편이 님 같구요..
    가끔 저에게 눈치보며 당신 화났어? 라고 물엇던 때가 생각나면서 님의 느꼈을 그 순간이 남편의 느낌이었구나 싶어지네요...
    저도 불안감이 많은 사람이라 늘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죠.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남편에게 짜증도 많구요...

    님 댓글에 제가 더 도움받고 갑니다.

  • 11. 573689
    '14.2.6 1:38 PM (125.181.xxx.208)

    전 솔직히 이혼 권하고 싶지만 님이 남편을 사랑한다니 할말 없구요.
    한가지 확실히 알아두세요. 님이 느끼는 그 고통,
    자녀가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클수록 그 고통을 어떤식으로든 분명 받게 될겁니다.
    님만 힘들어서 끝날 일이 아니라는것 확실.
    저의 아버지가 저런 부류였기 때문에 제가 잘 알아요. 자녀 성장기까지 최소수십년이죠. 그기간이면 영혼 파괴됨.

  • 12. ㅇㄷ
    '14.2.6 1:42 PM (203.152.xxx.219)

    저 부정적인 사람이예요 ㅠㅠ
    근데 저도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요.
    아마 원글님 남편분도 그럴지도 몰라요..
    부정적으로 생각해놔야 그일이 닥쳤을때 그나마 데미지가 적은거...
    잘될꺼야 괜찮아 미래가 있어 이랬다가 걱정했던일이 닥치면 감당을 못해요.
    항상 부정적으로 생각을 해버릇하다보니 성격까지 부정적이 되어버렸어요.
    저는 상처에 굉장히 취약해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척 하지만
    남들보다 속으로 많이 곪아터지죠. 그리고 무너져요. 그걸 남들에게 들키지 않고
    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늘 부정적이 되는거예요..

  • 13. 안타까워서
    '14.2.6 1:43 PM (123.30.xxx.154)

    저희부부랑 비슷한데 저희는 남편이 정도가 심하진않은편인듯하네요.
    20년넘게 지내며 남편은 제영향으로 많이 긍정적이게 됐고 얼굴도 밝아졌구요,
    저는 많이 침착해지며 좀 이성적이 되었네요. 서로가 서로를 닮아진듯..
    저도 가끔씩 답답하고 화가나지만, 완전히 고칠수있단 생각은 안해요. 그렇지만 기분이 좋아졌을때 꾸준히 말해줍니다 내가 얼마나 속상했는지를요..

  • 14. ....
    '14.2.6 1:46 PM (121.184.xxx.153)

    님은 희생자타입인거 같아요.
    희생을 자초하는 타입, 자존감이 약해서도 이유일 것 같구요.
    지금 님 영혼은 파괴되고 있습니다.
    남편분이야 못 느끼고있죠. 자신으로 인해서 상대방 영혼이 파괴되고 있다는 걸요.

  • 15. ....
    '14.2.6 1:51 PM (118.33.xxx.34)

    573689님 의견에 매우 공감합니다.
    원글님이 정말 남편을 위하신다면
    자신 먼저 챙기셔야해요.
    이런 상황은 같이 개미지옥, 혹은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해요.
    저도 사실 어떻게 했어야 최선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과거 일이 생각나 괴롭네요..
    이혼하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어요.
    보통 사람과는 달라서요.
    경계성 인격장애...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인격장애에 공부해보시면 좀 더 이해 가능한 부분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16. ....
    '14.2.6 1:59 PM (118.33.xxx.34)

    맞아요. 참아주고 웃어주고 .. 일방적으로 받아주는 세월이..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것은 벽이 되고 본인이 모르는 새에 칼이 됩니다.

  • 17. dma
    '14.2.6 2:14 PM (125.176.xxx.186)

    님 글을 읽다보니 가슴이 답답해져 오네요.
    사람들 각각 다 다르겠지만 저희 집은 님네와 반대에요. 제가 부정적인 사람이며 악역이고 남편은 긍정적인 사람이에요.
    시댁은 저희와 반대인데 제가 시어머님 편드느라고 "어머님이 많이 힘드시겠네요~" 했더니 시어머니께서 "글쎄. 아버님은 자기가 더 많이 참고 살았다고 하더라."하시더라구요.
    사람마다 보이는 것도 틀리지만 다 자기 입장이 있어요.
    제 남편도 제가 예상치 못할때 화를 낸다고 불안하다고 한적이 있어요.
    아이낳고 산후이 지칠때였고 감정표현을 억제하고 참는것에 인이 박힌 성격이라 참다 참다 뭔가 하나 불씨를 당기면 그 사소한 것 때문에 화내는게 되어버리는것이죠.
    그렇다고 그때그때 감정표현 하기도 쉽지 않더라구요. 남편은 다혈질이고 뭔 얘길하면 초치는 사람 취급하니 말하기가 싫더라고요.
    결혼 10년차 다 되어가니 서로 어느정도 절충은 되는거 같아요. 서로 입장을 이해한다고나 할까.
    시댁에서는 일단 절 많이 위로해 주세요.
    저는 우리집에서 고민과 문제해결을 맡고 있다라고 씁쓸하게 이야기 합니다.
    이런 역할도 지긋지긋해서 다 내려놓고 싶어요.
    하지만 "내가 뭐 잘못했어?" 라고 하든 남편 모습이 떠오르니 님 글에 가슴이 아프네요.
    요즘은 남편이 해외여행가자고 여기저기 공표까지 했다가 가족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무산이 되어 냉전중이에요.
    남편은 왜 해외여행가자는데 신나서 호응하지 못하는지 이해도 안되고 초치는 제가 싫겠죠.
    하지만 둘째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돈은 없고 수백만원의 빚을져야 갈판인데 누가 신날까요?
    이젠 죽이되든 밥이되든 거지가되든 내버려둬버릴까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 18. ...
    '14.2.6 2:33 PM (118.38.xxx.226)

    저하고 꽤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고 제 젊은 시절과 아주 비슷 하군요.(저는 이제 50대)
    말이 너무 길어질텐데 글을 안쓸수도 없고 ....

    1. 인생을 어둡게 보는 성향

    2. 아주 화가 나면 싸늘한 눈빛이 되는것
    (주변 에서도 제가 그런 눈빛을 하면 심장이 얼어붙는듯 하다 하더군요
    경멸적인 눈빛, 심지어 살기까지 느껴 보았다는 사람도 있으니 )

    3. 이상한 포인트에서 울컥 하는것
    (사실은 이상한것이 아님, 논리나 도덕관에서 너무 생뚱맞거나 용납이 안되어서 화가 남)

    4. 자존심, 자존감 모두 셈
    ( 주위 사람들, 상사나 부모 조차 모두 주눅들게 할 정도로 기 가 셈,
    그만큼 중심을 잡기 때문에 무어라 하지도 못함)

    저도 젊은시절 소위 엘리트 자식 이고
    쾌활하고 운동 잘하고 자신만만한 자식 이지만
    집에서 하루에 말 몇마디 하지 않았음에도
    어머니가 염세주의 같다고 했고, 나는 허무주의 라고 얘기하였음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어머니가 그걸 알아차렸는지 신기함)

    그래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 복잡한 감정이 생김
    뭔가 따뜻한 느낌 도 받게 되면서
    생각의 단순함, 너무 낮은 도덕적/지적 수준에 조금 경멸하는 느낌도 생김

    뇌의 호르몬 성향 때문 이라는것도 공부를 통해서 알았구요(100% 맞는지는모르겠지만)
    저도 나이가 들고 중생에 대한 측은지심이 더 많이 생기고 더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 더 단순하게 , 조금 더 단세포적으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읍니다(농담 아님)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 뭐 이런 주의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님의 남편은 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겁니다
    약간 무시하는 마음과 함께

    제 경험상 10년 으로는 충분하지 않을것이고
    지금부터 조금씩 더 나아질거라고 생각합니다.
    봉사 활동등을 다니면서 단순한 것들의 행복, 소소한 행복들을 조금 더 느끼게 해주세요.
    시간이 지나면 조끔씩 나아지기는 하겟지만
    님이 피폐해 지겠지요

    정신과 같은곳에서 심리상담,약물치료 도 있는것으로 아는데(결국 뇌의 행복분비 호르몬 증가 시키는)
    본인은 그 정도는 아니어서 약물복용은 한적 없음
    뭐 정신과 돌팔이들, 너거가 뭘 알어 ... 하는 생각도 있고.

    저도 엘리트 코스를 밟은 사람이라 의사, 판검사, 교수 친구놈들이 널린 사람이라
    어려워 할것도 무시 할것도 없는 입장에서
    제 부인이 솔직하게 얘기하고 정신과 한번 가자고 한다면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을겁니다.
    한번 측정 받아 본다는 의미.

    마지막으로 남편이 자신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사람 이라는 말도 이해를 합니다
    제가 그랬으니까

    저도 후배나 부하들이 본인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서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것 이상으로 힘들어 했고 우울해 했다는것을
    먼훗날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고 지금은 조금/많이 후회를 합니다
    그들도 나도 다 당당했고 나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자신들을 위해서
    조련 하는것이라는걸 그들도 알기에 기꺼이 죽을힘을 다하여 따라 왔었지만
    지금은 분명히 개인적으로 후회합니다

    지나치게 이성이 발달하고 , 업무 중심적 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보니
    매사에 떳떳하고 당당하고 합리적 이었지만
    2% 가 부족했던 거지요
    이건 논리의 문제가 아닙니다. 느낌의 문제 이지요

    키운 부하들이 지금 내 입장/위치 에 서게 된 지금
    그래서 지금은 인생 쉽게 쉽게 살아라 충고해 줍니다
    조금 더 편하게 해주고, 조금더 따듯하게 해주고 , 조금 더 기다려 줘라
    세상은 똑똑하고 잘난놈 들의 기준에서 보면 답답한 사람들이 더 많다
    속이 터 지고 이해가 안가 도 참고 견뎌라 .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나쁜 사람이 아니라면 내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이 서러운지를 솔직하게 , 그리고 자주 얘기하세요.

    아마 감성보다 이성이 지나치게 발달한 본인과 같은과 동물(^^) 같으니)

    솔직히 저도 이 게시판을 자주보는 이유가
    솔직한 속내, 입장차이 를 보면서 많이 느끼기 때문입니다

  • 19. 거기도
    '14.2.6 2:34 PM (118.44.xxx.4)

    제 남편같은 분 있었군요.
    아이들이 아빠랑 둘이만 있는 거 절대로 못견딜 만큼 짜증 심하고 언제 큰 소리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사람입니다.
    남편분 눈치 본다는 데서 제 얘기 같았어요.
    이 사람이 자리 비우면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을 정도예요.
    요즘은 저도 가끔 버럭 해줍니다.
    오늘 아침에도 짜증내길래 같이 화내며 맞섰어요.
    늙어가느라 마음이 약해져서인지 가만히 있다가 좀 지나서 자기가 왜 짜증냈는지에 대해 변명하더라구요.
    그냥 없는 일인것처럼 저도 넘어갔구요.
    맨날 받아주지만 마시고 가끔은 같이 화내며 맞장뜨는 것도 그런 사람한텐 필요한 것 같아요.
    상대방을 너무 편하게만 생각해서일 수도 있으니까요.

  • 20. 하아...
    '14.2.6 2:35 PM (1.230.xxx.51)

    뒤를 생각하고 단도리 해놔야 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건 전혀 아닙니다.
    그런 사람은 야무지고 철저한 거지 부정적인 것과는 많이 달라요. 더구나 남편의 행동은 상대에 대한 예의도 없고 신뢰도 전혀 없는데 이걸 야무지고 철저한 사람과 같은 선상에 놓으시면 안되죠.
    원글님이 적으신 건 결과를 희망적으로 예측한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적으로 어둡고 좋아도 좋다고 느끼는대신 그 상태에서의 기분 나빠질 꼬투리를 잡아 기분 나빠해야만 편해지고 상대를 불신해서 매번 그걸 (언어적으로라도) 폭력적인 방식으로 드러내고...이런 걸 말씀하시는 거 아닌가요?
    그런 사람은 상대방의 정신을 학살합니다. 망가뜨리는 거에요. 그러면서 자기는 에너지를 얻는지 같이 죽어가는지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문제는. 그런데, 그렇게 해서 원래 긍정적이고 밝았던 성격이 우울증 환자처럼 변해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편을 사랑한다는 원글님.
    본인부터 상담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저 정도로 사람 지치고 짜증나게 만드는 무례한데다 자기자신조차 주체 못하는 인간을 그래도 사랑한다는 거, 자기가 죽어가면서도 계속 사랑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정상이 아닙니다.
    원글님은 스스로 긍정적이고 밝다고 하셨지만, 그건 원글님이 되고 싶고 믿고 싶은 모습이고 사실은 원글님 안에 남편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남편에게 자신도 모르게 끌리고 집착하게 되는 건 아닌지, 믿을 만한 곳에 가셔서 지속적으로 상담 받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밤샘 뒤라 말이 단정하지 못하고 늘어지는 감이 있습니다만...부디 상담 받아보시고 원글님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 21. 2월이네요
    '14.2.6 2:36 PM (211.46.xxx.253)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편의 성격과 유사한 분들도 자신의 입장에서 많은 조언 주셨네요.. 찬찬히 읽어보았습니다.
    맞아요. 많은 분들이 써주신 대로 남편도 예민하고 촉이 좋고 상처가 많은 사람이에요. 그래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해해왔고요. 남편도 남편 나름대로는 그런 자신이 힘들 수도 있고... 원해서 그러는 것은 아니겠죠.

    하지만 이 상태로 저는 평생 살아야 하는 걸까요.. 위에 다른 분이 써주신 대로 20년차가 되면 남편은 예전의 저처럼 밝아지고 저는 남편을 닮아있을까요?

    그리고 제가 긍정적이라 제 뒤처리를 남편이 하다보니 짜증이 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는데.. 저 긍정적이어도 대책 없는 사람 아닙니다... 결혼 생활 내내 금전관리 및 재테크 제가 하고 있습니다... ㅠㅠ 회사에서도 일적으로 평가 잘 받고 있고요....

    남편에게 마음을 너무 그대로 내어줘서 내가 다쳤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부부 간에도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 것인지.. 저도 위에 어느 분 말씀대로 마음내주기를 거두고 저만의 성을 쌓아서 절 보호해야 하는지..
    제 연애지론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밀당을 하지 말자.. 였습니다.. 사랑하는 사이에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마음을 계산하는 것 정말 싫어했고 지금도 싫어해요.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항상 내일 죽어도 후회가 없을 정도로 마음을 다 했어요. (자존감 없이 이것저것 바치며 시녀처럼 군다는 것이 아니라 항상 사랑한다 말해줬고 상대의 마음을 아껴주려 노력했어요) 부모님 중 한분이 일찍 돌아가신 영향도 커요. 표현하지 않으면 그 마음을 어찌 알겠어요.. 죽으면 다 끝인 것을...

    남에게는 저도 맺고 끊음 잘 하고 필요할 때는 화도 내고 차가운 말도 합니다.

    하지만 남편에게는 그러기 싫어서 제가 힘들 때도 항상 남편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는데... 이렇게까지 바뀌지 않을 줄은 몰랐어요.

    부부란 마음을 다 내어주고 서로 최고의 자기 편이 되어주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남편에게 마음으로 거리를 두면 제가 상처를 덜 입을 걸 알면서도, 부부 간에 왜 그래야 하는지.. 부부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그러고 싶지 않은데... 좀 서글퍼집니다.

  • 22. 공감
    '14.2.6 2:42 PM (175.210.xxx.198)

    공감합니다.

    제 남편도 엄청 우울하고, 가족사이에 정도 많이 없고해서

    부정적이고 해서 저도 10년을 고쳐주었는데

    아직도 직장이나 건강등이유로 주춤할땐 무지하게 빠져들더군요


    아주 미친듯이 밝았던 저를 아주 구렁텅이에 빠트리더군요.

    그래도 다행이건 남편이 스스로의 문제를 자각하고

    정신상담을 아주 적극적으로 다녔습니다.

    우울증과 (우울증과 부정적인건 일맥상통하더군요) 알콜 (역시 알콜도 우울증의 한 원인

    즐겁게 마시지 못하고, 즐겁게 마셔도 다음날 너무나 빠져든다고 해야하나?)

    하여간 약 2달정도 쎄게 먹고 많이 좋아졌습니다.

    걱정 우울 부정 많이 사라졌고요..

    술담배 다 끊고 운동다니고..

    약 먹어야 합니다. 아니면 옆사람 미칩니다.

    그럼.

  • 23. 2월이네요
    '14.2.6 2:46 PM (211.46.xxx.253)

    그리고 위에 118.38.님. 1~4 항목이 정말 놀랄 정도로 같습니다.. (미래에서 온 남편 아닌가 싶을 정도로 --;) 남편이 저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약간의 무시하는 마음을 갖고 있을 거라는 말씀도 소름 끼칠 정도로 맞습니다. 원글에 쓰지는 않았지만 남편이 저에게 애정과 고마움을 갖고 있으면서도 가끔 저의 인생관과 삶의 태도를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걸 느낄 때면 너무나 너무나 속상합니다.. ㅠㅠ)

    118.38.님.. 혹시 제 댓글을 보신다면.. 실례가 안 된다면 결혼(또는 연애)생활은 어떠했는지, 배우자(파트너)는 님을 어떻게 대했고 그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댓글을 달아주시면 좋겠습니다...

  • 24. 우와..
    '14.2.6 3:16 PM (175.204.xxx.135)

    정말 이런성격의 소유자가 많다는데 놀랍니다.
    저위에 저만의 성을 쌓는다는 글쓴사람인데요.
    본인이 그런성격이라 쓰신분들 글 잘읽었어요.

    근데 그런분들은 주위사람들이 힘들게 받아들이고 견디고 있다는 생각은 많이 안하시나봐요.. 본인은 그럴만하서 그러늗거다..그러는 본인도 나름힘들다..

    남편은 전문직 엘리트 인데.
    절 기본적으로 본인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맨날답답하데요. 마음이.
    경제적인것을 최고 가치로여기며
    빨리 더벌고 싶은데 안되니 엄청난 자존심에 항상 상처입고
    완전 넉다운되거나, 우울해하거나 화가 나거나, 사고를 치거나 하죠

    섣불리 위로하려다간 낭패를보기 일쑤..
    니가 몰라서 하는얘기다.. 본인의 우월함과 절대 틀리지 않는다는 확신. 도데체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지..

    남편없이 애들과만 있으면 마음이 그렇게 편하고 좋아요.
    밥차리다가도 행여 트집잡힐까 긴장감이..ㅎㅎ

    그러다가 이대로 못살거란 마음으로.
    또는 안살게되도 특별히 아쉬울것같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고.
    그후로 약간 마음이 편해졌어요.
    또. 불쌍한 인생이구나..는 측은지심? 후..
    아무튼 댓글들보며 여러생각이듭니다

  • 25. 2월이네요
    '14.2.6 3:46 PM (211.46.xxx.253)

    125.179.님...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 절 항상 피해자로 규정하고 피해자 기분에 빠져있는 건 아니에요.. ^^ 저도 남편과 좋은 날은 좋고 그렇습니다. 맨날 오늘처럼 우울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저도 단점 많은 사람이라는 거 알고요. 하지만 남편의 부정적이고 짜증 내는 성향을 그저 사람들의 무수한, 평범한 단점 중의 하나로 여기며 살기엔 이제 너무 지칩니다..
    같은 상황에서 10년을 지내보시면 이해하실 텐데... ㅜㅠ

    남편의 예민한 사고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에요... 그건 그냥 기질이잖아요. 근데 왜 소소한,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울컥 화를 내고 마는지..

    그리고 위에 썼지만 저 대책 없는 타입 아닙니다.. ㅠㅠ 남편이랑 해외여행 갈 때도 비행기표, 숙소, 이동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제가 다 준비하고.. 돈도 남편은 1년이건 2년이건 그냥 금리 낮은 입출금 통장에 수입 넣어놓는 사람이고 적금 예금 들 줄을 몰라서 제가 알려줘야 해요... ㅠㅠ

  • 26. 저와
    '14.2.6 3:50 PM (121.161.xxx.123)

    너무나도 비슷하시네요. 전 결혼20년차인데 아직도 그러고 사네요. 지금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보통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하지요. 네, 맞습니다. 저와 아이들 모두 영혼이 피폐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둘째아이가 저를 많이 힘들게 하는군요. 자존감이 약해서 그렇다 하시겠지요? 그럴겁니다.
    그리고 경제적능력이 없어서 이혼하지 못했다 하시겠지요? 그렇지만 꼭 그런이유는 아닙니다. 사람마다 달라서 저희남편과 살아보지 않으시면 충고를 그리 쉽게 하진 못하실 겁니다. 이혼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용기가 없는것 같습니다. 아이들한테 제일 미안하지요. 저는 이렇지만 님은 아이가 없다면 심사숙고 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지금도 혼자살면 제일 좋겠단 생각을 합니다.

  • 27. 2월이네요
    '14.2.6 3:52 PM (211.46.xxx.253)

    근데 더 미칠 것 같은 건, 제가 남편에게 그런 독자적인 일처리나 도움을 줬을 때 저는 남편을 그걸로 구박하거나 짜증을 내지 않는데 반대의 경우엔 남편은 저에게 짜증을 낸다는 점입니다.

    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대체 마음에 왜 이렇게 화가 많고, 자신은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지...

    댓글들 읽으며 "아 이젠 남편을 알겠다.." 싶겠다가도 이렇게 또 예전 일 생각하면 모르겠고 그렇습니다.
    사람이 남을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한가봐요.. 부부라도...

    모르겠네요... ㅠㅠ 어차피 부부도 다 남인 것을 왜 이렇게 댓글들 기다리고 있나 싶기도 하고... (근데 이렇게 부부가 남이라고 생각 안했었는데 요즘 그런 생각이 드니 그것도 우울하네요..)

    쩝......................

  • 28. ..
    '14.2.6 4:38 PM (182.211.xxx.6)

    원글님. .
    이 글을 남편분과 함께 읽고 깊은 이야기를 나누면 어떠실까요?
    그러나 아마도 남편분은 아직 준비가 안 되어있을 수도 있겠네요.

    저는 결혼 25년차입니다.
    원글님 남편과 같은 과는 저구요, 남편은 더 더 더 순한 사람이죠. 적어도 제게는.
    4년전에 주말부부를 하게 되면서 남편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우리 손 잡고 상담받으러 가자. . .
    저는 흘려들었습니다. 뭘 상담받어???
    그리고 남편은 외도. .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면서 결혼생활, 나의 성격, 가족간의 관계. .등을 돌아보았습니다.
    무수한 문제점들이 제게서 발견되더군요. 그전에는 절대로 깨닫지 못했던것들. .

    원글님 글과 댓글들을 읽으니 제 결혼생활이 한눈에 보이네요.

    부부중에 한사람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상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남편분께서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이런 글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원글님이 좀 더 적극적으로 관계를 개선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10년... 참 중요합니다..행복한 생활이 될지, 그때가서도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을지..

    부부는 마주보는게 아니고 같은 곳을 함께 보는 거라는 것을..
    같은 곳을 보려면 같은 마음이어야 한다는 것을,

    같은 곳을 보는게 너무 힘들더군요.
    높이 있는 사람은 자존심 상해도 조금 낮게 내려와야하고 낮은곳에 있는 사람은 까치발로 살더라도,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조금 올려서 봐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힘들더군요...
    그래서 부부는 각자 서로 바라보면서 불만을 버리질 못하나 봅니다.

    먼저 깨닳은 사람이 도망가지 마시고 조금씩 노력하시면 어떨지..
    앞으로 10년후에 되돌아봐도 행복하다 느끼실 수 있게..
    진심으로 원글님을 응원하렵ㄴ다.

  • 29. ....
    '14.2.6 8:50 PM (121.181.xxx.223)

    사람 안바뀌어요..그런단점까지도 보듬고 살수 있느냐 아니냐 그걸 선택해야겠죠.

  • 30. 에휴
    '14.2.6 9:09 PM (1.215.xxx.186)

    저 역시 이해되고 공감됩니다.
    이렇게 사는게 감정 소모가 너무 큽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제 자신의 끈을 놓게 되면 감정의 기복이 너무 심해집니다. ㅠㅠ

  • 31. ..
    '14.2.6 9:11 PM (115.178.xxx.253)

    솔직하게 남편에게 얘기하세요...

    원글님이 얼마나 힘든지.. 어떤 느낌인지..

    두분이 같이 할수있는 활동 - 몸을 움직이는 또는 원글님을 위한 뭔가를 하세요.
    끊임없이 일방적으로 밝은 기운을 남편에게 주면서
    반대로 어두운 영향을 계속 받았기때문에 지치신것 같습니다.

    원글님을 힘내게 할 뭔가를 찾으세요.
    그러면 그 에너지로 남편의 부정적인 영향을 대응할 수 있을거에요.

  • 32. ..
    '14.2.6 9:14 PM (115.178.xxx.253)

    한가지 더

    친구가 그래요.. 20년이 넘은 친구인데 안스럽지만
    매번 위로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밀어내지 않아요. 그런 성향때문인지 일이 잘 안풀려 안타까운
    마음이 크니까요. 하지만 매번 위로하거나 영향받지 않습니다.
    때를 기다리고 있어요. 친구가 편안해지길.. 그러면 예전 잘웃고 평범하던 친구로 돌아올거라 믿으며

  • 33.
    '14.2.6 9:18 PM (112.151.xxx.81)

    남편분이 참 무례하시네요..

  • 34. ....
    '14.2.6 9:33 PM (112.187.xxx.210)

    글을 읽다보니 제 남편이 쓴 글 같아 갑자기 미안해지네요.

    제가 부정적이진 않으나 짜증이 많은 스타일이라서
    남편이 원글님처럼 항상 저의 눈치를 본다고하네요.
    물론 전 처음부터 짜증이 많진 않았고요.
    아이낳고 남편과 함께 일하면서 나름 스트레스가 많아서 짜증이 늘어났지만요;;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있다면
    남편을 바꾸긴 쉽지 않을 것 같고
    님이 종종 혼자 여행을 한다던가 해서 스트레스를 푸시고
    측은지심으로 남편을 대하는 게 어떨지 싶어요.
    남을 바꾸려하기 보다 내가 바뀌는 게 더 쉬울 때가 있더라구요^^

    힘내세요!!!

  • 35. 토닥토닥
    '14.2.6 10:09 PM (123.213.xxx.218)

    제발 해피엔딩이 되길 기원드려요. 남편분과 이 게시물과 댓글 함께보시는 게 가능하다면 도움이 될까요

  • 36. 사람은..
    '14.2.6 10:13 PM (49.50.xxx.237)

    원글님,
    사람은요 절대 안변해요.
    사람이 자기자신을 자각하고 바뀌기를 희망한다면
    죽을만큼 큰 고통이 따라줘야해요.

    근데 정작 본인들은 잘몰라요.
    다른사람 그것도 가장 가까운 배우자한테 얼마나
    큰 고통을 주고 있는지를...

    이제 십년사셨는데
    앞으로 원글님 건강 조심하세요.
    그런식으로 살다간 님 병얻어요.

    제가 경험자예요.
    3주만 지나면 초조해집니다.
    또 지랄할때가 됐는데 싶어서...
    그 지랄을 한번겪고 나면 온몸과마음은 진이 다빠지고
    또 후련하기도해요.
    앞으로 당분간은 조용하겠구나싶어서...

    남편 올해 오십중반이예요.
    작년부터 철이 좀 들었어요.
    결혼 25년 넘었고 만난지 30년 다됐네요.

    남보기엔 너무나 성실하고 다정다감해요.
    우리조카애는 고모부같은 사람하고 결혼한다네요.ㅜ

    님,,제가 방법하나 알려드릴까요.

    남편보다 더 쎄게 나가는겁니다.
    이게 성격상 잘 안될겁니다.
    그래도 완전 미친여자처럼 한번 대들어보세요.
    어느정도 효과봤어요.

    암이 걸려도 소용없던데
    갱년기와서 머리털 빠지니
    남편이 좀 수그리네요.ㅜ
    에구,,아직 젊은거같은데
    조언이 좀 그러네요.ㅜ

    힘내시고 혼자서라도 즐겁게 노는 방법을 찿아봅시다, 우리..ㅜ

  • 37. 정도의차이
    '14.2.6 10:18 PM (210.117.xxx.232)

    제 남편도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조금 비슷한 면이 있어요 저도 몇년간은 잘 받아주었지만 한번씩 저도
    화내기도 했고 기분좋을때 하나하나 이러이러한 면이 너무 힘들다 혹은 편지도 써보고 했어요 그리고 이제는남편이 그런면이 보이면 저도 똑같이 차갑게 대합니다 지금은 아주 많이 조심해요 조심하다가 한번씩 또 그럴때가 있지만 그땐 저도 그냥 안넘어 가고 침묵합니다 침묵과 무표정은 제가 많이 화났다는 증거에요 제가 침묵하면 엄청 눈치를 살피구요 너무 다 보듬어주시려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38. ....
    '14.2.6 10:22 PM (121.184.xxx.153)

    헤어지지 않을거면...원글님도 똑같이 하셔야합니다.
    그리하지 않으면 남편분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지 절대~!!! 알지 못합니다. !!!
    원글님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상적인 꿈을 꾸고 계신데
    꿈은 잊으시고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세요.

  • 39. 원글덕분애
    '14.2.6 10:43 PM (1.225.xxx.142)

    덧글들 보면서 많이 생각하고 배웁니다. 감사해요

  • 40. 해탈
    '14.2.6 10:53 PM (71.206.xxx.163)

    원글님 남편과 거의 비슷한 남편과 23년 살고 있어요.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인데도 행복하지 않은..
    예민하고 신경질내고 버럭하는,, 그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해 버리는 남편이 불쌍(?)하다는 경지에 까지 올랐습니다.

    저런 심성으로 태어난 사람을 어쩌겠어요, 제가 DNA를 바꿔줄 수 도 없고요. ㅠ ㅠ
    이제 더 이상 바꾸려하지 않고 받아 들여요. 뭐,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원래 저런 놈..' 이다.. 하고..

  • 41. 11
    '14.2.6 11:06 PM (125.185.xxx.161)

    남편분정도는 아니지만 저도 좀 기미가 있네요.ㅜㅜ
    우리 남편도 원글님 마음에 공감할려나요.
    고맙고 미안하네요. 가장 소중한 가족들에게 긍정적이고 밝은모습 보여야겠어요.
    미래꿈은 밝은 명랑 아줌마로다~

  • 42. 부정적인 분들께
    '14.2.7 12:07 AM (61.4.xxx.239)

    저는 그런분들께 묻고 싶어요? 도대체 뭐가 그렇게 불만이고 짜증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갔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해됩니다. 저도 똑같은 증상이 생겼거든요.
    그런 사람옆에 있다 제가 홧병생겼습니다. 지금은 제가 하루종일 짜증과 분노가 마음속에 꽉 찬것 같아요.

  • 43. 좋은 기운이라는게
    '14.2.7 12:58 AM (182.219.xxx.95)

    뭔지 알 것 같아요
    나쁜 기운이 나를 점령하니 몸도 아프고 마음도 피폐해져 갑니다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교류하라는 말이 뭔지 알 것 같아요
    남편은 어쩔 수 없지만 친구라면 하루빨리 정리하는 게 답일 겁니다
    저는 오랜 친구와 절연하니 살 것 같아요

  • 44.
    '14.2.7 1:08 AM (1.228.xxx.48)

    덕분에 제가 이유없이 우울한 이유를 알게됐네요.
    날 사랑하지만 별거 아닌 실수에 갑자기 경멸하듯
    순식간에 변하는 표정을 지으며 마치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 보듯 처다보는 남편 때문에 나드 모르게
    우울해지나보네요
    순간순간 눈치보게 만드는 인간ㅠㅠ

  • 45.
    '14.2.7 1:39 AM (211.234.xxx.225)

    남편분 아마 무척 강박적인 성격일거에요.
    자기가 정해놓은 어떤 확고한 틀이 있어서 그 틀에서 벗어나는 무언가를 보면 견디지못하고 짜증이 확 나는...
    분명 부모님 중 한 분이 그런 성격일거구요.

    스스로 알아야해요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그게 원글님께 어떤 상처를 주는지.
    원글님이 부드럽게 말해봐야 별로 소용없을겁니다.
    그사람은 그사람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들로 욱 하는거거든요 ㅎㅎ
    그런 면 때문에 자기가 내쳐질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스스로를 돌아볼거에여.
    결국 방법은... 위기까지 가서... 정말 님이 못살겠다고 폭탄선언 한 후에
    님을 붙잡기 위해 남편이 방법을 찾다가 결국 상담 받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고 노력하게되는..
    그런 과정을 결국 거쳐야 할거에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원글님 또한 남편의 그런 성격에 힘들어만 할게아니라,
    그 원인을 안스럽게 측은지심의 마음으로 볼수잇어야 하구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기위해 계산하는게 정말 싫죠. 슬프죠.
    저도 그랬어요. 뭐든 다 이해해주고싶었고 사랑만 하면서 살기에도 짧은 인생 싸워도 내가 먼저 손내밀고 싶었어요. 내남편인데, 내가 좀 숙이면 어떤가 싶었어ㅛ요.
    그런데요, 그게 아니더라구요.. 평생 살아야할 사람이기에 더더욱 밀당하며 나에게 함부로 하지 못하게 선을 그어줘야 하는 부류가 있더라구요.
    지 복을 지가 차는 줄도 모르고, 잘해주니 만만하게 보고 자기 맘껏 막 하는 부류가 내남편이더라구요.
    저는 말해요. 그건 당신 인격이야, 그건 당신 잘못이고 당신의 인생이야. 우린 각자 사는 인생이야. 난 당신이 당장 날 배신해도 억울하지 않을만큼만 감당하며 살겠어..
    제가 그런 표현을 한 이후로 오히려 제게 더 조심하고 더 잘해요. ㅎㅎ 이상하죠..
    어렵죠.
    어렵죠..

  • 46.
    '14.2.7 1:41 AM (211.234.xxx.225)

    하지만 댓글들 보며, 한번 생각해보세요.
    저사람을 어떻게 견디고 살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제대로된 인간이 되도록 스스로 애쓰게 만들것인가를요...
    원글님 행복하실수있을거에요. 조금 씁쓸하지만, 인간 된 남편과 무지 행복해쟜답니다 저는.. ;;

  • 47.
    '14.2.7 1:48 AM (211.234.xxx.225)

    참, 제가 말하는 방법이, 그게 사랑이냐, 그렇게까지하면서 어찌 부부로 같이 사냐 싶으실수도있지만,
    전 남편 무척 사랑해요..
    위에서도 말햇듯이 측은지심의 마음 무지많구요..
    그치만 이사람은, 성숙한 인격 가진 제대로된 사람 사랑하듯이 사랑하면 안되는 부류인거에요.
    인성 잘못된 아이 훈육하듯, 머리를 굴려서, 니가 나에게 화내는건 내잘못때문이 아니라 니 인격때문이다 라는걸 인식시켜줄.. 어떤 태도를 취해줘야 하는거죠.
    그러면서도 마음으로는 그 인격마저도 받아주기에 함께하며 사랑하며 살아가는...
    성숙하지못한 남자를 택한 댓가라고 생각해야 하나.. 이런식의 사랑이 참 저에게도 맞지않고 힘들지만,
    어쩌겠어요..
    참 그리고 저는 남편이 어이없는 성질내면, 아이들에게 아빠는 화내는 병에 걸렸는데 지금 고치고있는 중이라고 말헤줘요. 아빠니까 용서해주자고..

  • 48.
    '14.2.7 1:59 AM (211.234.xxx.225)

    그리고 남편이 몇년전 식탁의자를 화내며 부쉇는데, 전 그식탁의자 새로 안샀어요.
    ㅎㅎ 보조의자 가져다 밥먹어요..
    전 반성의자라고 놀리듯 말하구요.
    남편이 사소한 순간에 화내는걸 다른사람들에게도 교묘히 다 알렸구요(일부러)
    늘 그러는 편이라 전 아무렇지도 않아요 호호호호... 이런식으로요 ㅋㅋ
    일가친척 모두 모인자리에 가는길에 화내길래 그얘길 그냥 아무렇지도않게 다 해줬더니 다들 놀라고 남편은 무척 창피해하더군요.
    뭐 그렇게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참 많이많이 사람 되었답니다..
    그리고요 원글님, 남편에 대해 너무 깊은마음으로 다 보듬으려 하지만 말고
    이사람 사랑하지만 언제든 헤어질수도 있다는 가벼운 마음을 가지세요. 그래야 이 모든 훈육과 밀당이 가능해져요.. 남얘기같지 않아서 댓글이 무지 길어졌네요.^^; 원글님 화이팅요!

  • 49. ..
    '14.2.7 2:22 AM (125.132.xxx.28)

    저도 동지군요..
    저는 제가 조금 부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댈 것이 아니더군요..
    저는 항상 넘어가 주는 일의 결과를 적반하장으로 저에게 뒤집어 씌워서 나중엔 정말 그럴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로 정신이 파괴되더라구요.
    시도때도 없이 듣도보도 못한 이유로 저같으면 너무 잔인해서 본능적으로 입밖에 못 낼 말로 비하를 하는데..
    ..
    힘 내세요. 회복하는데 좀 시간 걸리는데,
    휴..그냥 헤어지라고 하고 싶으나 쉬운 것도 아니니..

  • 50. 50대
    '14.2.7 4:59 AM (117.53.xxx.102)

    남편의 성장과정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고 보여집니다만 결혼 후 나아지셨으니 원글님이 도와주시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것입니다.(참으로 무책임한 말 같습니다만 진실입니다.)

    저의 경우 저는 자존감이 풍부한 사람이고 남편은 자존감이 아주 약한 사람입니다.
    40년 가까이 살다보니 남편의 비난과 힐난, 잔소리에 저의 자존감이 무너져가는 것이 보였어요. 하여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그 전에는 혼자 속만 상했지...어떻게 해결해야겠다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지요.)

    "당신은 결혼 후 자존감이 아주 많이 향상되었지만 나는 많이 사라져...밑바닥을 보였다. 내가 자존감을 잃는다는 것은 당신도 더불어 불행해질 것이다. 더 이상 나를 비난하지말고 힐난하지 말고 잔소리하지 말고 나를 존중해주어서 둘이 같이 행복한 노년을 보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어요. 한 일주일 후 또 비난을 하길래 자존감 살려주세요 라고 말했어요.

    지금은 남편이 노력하는 것이 보입니다.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해서 좋은 댓글이 아니네요. 참고하세요.

  • 51. zz
    '14.2.7 5:47 AM (88.75.xxx.154)

    이런 제 성격 알아서, 애는 안 나요. 이런 모자란 그릇이 뭘...

  • 52. 저도 남편과
    '14.2.7 6:12 AM (211.192.xxx.242)

    저는 8년차고 부정적 사고의 결과 자식이 없어요. 그런데 큰 부담을 덜었다 생각하니 맘이 편해지고 남편에게도 좀 더 너그러워지는 것 같아요, 얼마나 부정적인 인간인지 짐작되시죠. 남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요. 저는 한결같이 아내바라기인 남편 덕에 많이 둥글어졌어요. 이것도 남편 확인 필요하겠지만요. 좀만 더 기다려주시되 원글님도 뭔가 위로받을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었음 좋겠네요. 이 글 쓰고 저도 반성하고 노력하겠단 맘 다져봅니다.

  • 53. 저도 남편과
    '14.2.7 6:21 AM (211.192.xxx.242)

    분명히 변화는 있어요. 그 속도가 원글님 기대에 못 미치거나 이미 상처가 커져서 그 정도 변화로는 안될 수도 있겠지만, 이혼하실 거 아니고 인생 백세시대라 하니 아직 시간이 있다고도 할 수 있죠. 고통의 시간이 길 수도 있겠지만요. 남편뷴께서 객관적으로는 괜찮은 분이라 하셨는데 어쩌면 그 결과를 위해 스스로는 많은 것을 인내하고 억제하고 있을지도 모르니 그냥 신기한 생명체다 생각하시고 감정적으로 남편과 약간은 거리를 두시되 맛있는 것을 먹거나, 좋은 경치를 함께 하거나 하는 행복한 기억은 많이 만들도록 해보세요.

  • 54. 좋은 댓글들
    '14.2.7 8:14 AM (124.56.xxx.47)

    좋네요.
    저도 나름 써보자면.
    일단 첫째로 남편분과 함께 하시는 시간이 너무 많아요.
    님도 숨 쉬고 한숨 돌릴 시간적인(물리적인) 여유가 필요할 것 같구요.
    그래야 님도 에너지를 재충전하지요.
    저는 예전에는 남편 출근하고, 퇴근하기 전까지는 일부러 사람들과 더 어울려 만나고, 밖으로 돌면서 힐링시간을 가졌어요.
    지금은 밖으로 안돌아요.

    그리고 저 위의 어느 댓글님처럼 심리적인 거리를 두세요.
    그렇다고 해서 사랑이 없어지지는 않을 거예요.
    남편 인생은 남편 인생.
    내 인생은 내 인생.
    내가 남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냥 나라도 즐겁게 잘 살자.

    그렇게 님의 힘을 되찾고, 혼자라도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다보면
    어느 순간인가 남편분도 변한 모습으로 님 옆에 계시게 될 것 같아요.(제 경우엔 그랬네요)

    그리고요. 님댓글보고 또 느낀 점은요.
    사랑은요
    사랑한다고 해서 그의 모든 것을 다 받아주고, 용서해주고, 화내지 않고 그런것은 아니라고 봐요.
    절대적으로 님이 꾿꾿하게 서 계실 필요는 없어요.
    스스로 속박하시는 것 같아요.
    님도 약하디 약한 사람입니다.
    부모 자식간에도 밀당이 필요한 마당에.
    남편한테 밀당하기 싫어서, 절대적인 사랑을 보여주려는 그 자체가 힘드신 것 아닐까요.
    님도 화도 내고 미워도 하고 그러세요.

    그래도 사랑이 없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제 경험에서는. 제 경우에는 그랬네요.

  • 55.
    '14.2.7 8:21 AM (124.56.xxx.47)

    님 감정을 남편분꼐 표현해 보신 적은 있는지요.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방방 뛰고 ㅈㄹㅈㄹ 하면서 나가는게 정기 행사가 된 어느날
    출근 후에 문자를 보냈어요,
    늘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나한테도 당신과 같이 똑같이 시작하는 하루인데
    아침부터 화내고, 기분 상해서 그렇게 출근하면
    나 정말 비참하다. 속상하고 상처 받는다.

    그리고는 한 시간후에 답문자가 왔어요.
    남자들은 절대로 표면적으로 지지 않습니다. 일단 형식은 자기가 이겨야 해요.
    그런데 행동은 달라져요.

    님의 느끼는 점, 얼마나 상처받고 비참한지, 온 몸의 힘이 좌악 빠져버리고 슬픈지를 말로 , 혹은 글로 표현해 보시는 방법도 추천해요.

  • 56. 체력
    '14.2.7 9:45 AM (221.146.xxx.111)

    조금 늦었지만, 아무도 말씀 안 하신 것 같길래 씁니다.

    부정적이고 화를 버럭 잘 내는 사람의 경우
    타고난 성향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체력이 약하거나
    혹은 많이 지쳐있고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커요.

    같이 운동이라도 하시거나 보약 한재 지어주세요.
    그리고 '회복탄력성' 이라는 책 추천합니다.

    저도 짜증이 많고 자주 폭발하며
    얼핏보면 아주 부정적인 스타일이라 많이 연구해봤거든요.

  • 57.
    '14.2.7 11:18 AM (117.111.xxx.178)

    강도는 달라도 저희 부부랑 비슷한 성향이세요. 세상과 주변인이 왜 옳은 길대로 가지 않는지 용납못하고 예기치않은 순간 폭발하는 사람. 허튼짓 안한다 싶더니 그때문에 스트레스와 긴장이 높더군요. 결혼후 처음 1, 2년은 싸웠다하면 늘 수세에 몰려 울고불고 싸웠습니다. 싸우다 차차 이해가 가서 저도 공세를 시작했죠. 그냥 넘겨주던 실수 꼭 짚고 넘어가고 사람은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나도 많이 하지만 당신도 그래 그렇다고 세상이 끝나는거 아니니 제발 패닉하지 말고 난리치지 말고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누누히 일렀어요.

    요샌 그럭저럭 잘지내요. 저도 남편도 조금씩 고칠건 고치고 포기할건 포기하고..

  • 58. ...
    '14.2.7 11:36 AM (112.218.xxx.218)

    부정적이고 화를 버럭 잘 내는 사람의 경우
    타고난 성향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체력이 약하거나
    혹은 많이 지쳐있고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커요.22222222222

    제가 이렇거든요..
    남들에겐 아무것도 아닌 일이 갑자기 체력과 에너지가 고갈되면 날카라워지고 주변인들에게 싸늘해져요
    회복되면 내가 왜그랬을까 하고 후회하지만 막상 그 상황땐 조절이 안돼요 ㅠ

  • 59. 동반자
    '14.2.7 1:08 PM (132.3.xxx.78)

    원글님의 사례와 위 점 세개 (118.38)님의 글이 너무도 저희 부부와 동일해서 놀랐습니다.
    나의 지난날들을 보는 것 같아 원글님의 마음을 200% 공감합니다.
    원글님은 거의 저와 흡사한 면이 있고
    저의 남편은 위에 있는 점 세개님과 (188.38) 거의 동일합니다.
    남편은 모두가 알아주는 엘리트이고 완벽주의자이며 모두가... 인정하는 젠틀 그리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상대를 제압할줄 아는 능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 생겼을때 생각하는 방법이 긍정적이기 보다 부정적이면서도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냉철하다 못해 매정하다 할 정도로 냉정한 결론을 내려 저의 가슴을 서늘하게 합니다.
    남편은 사소한 일이나 전혀 예상치 못한 일에도 황당하게도 내게 화를 냅니다.
    욕설은 없지만 그 매섭고 차가운 눈빛과 가슴을 후벼파는 말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그래서 제가 남편에서 했던 말들이 생각납니다 때로는 냉정하게 때로는 울부짓으며 했던 말들…
    “원래 나라는 사람은 따뜻한 사람인데 당신때문에 망가지고 있다”

    참고로 저는 결혼 30년을 넘은지 몇해 된 사람입니다.
    30년 넘은 세월을 어찌 보냈는지 글로 쓰기는 쉽지 않지만 원글님 노력여하에 따라 많은걸 바로 잡을수는 있습니다.
    한마디로 쉽지는 않았습니다.
    비록 남편 본인이 잘못된 모든걸 인정하다 한들 하루 아침에 모든것을 바꾸질 못합니다.
    하지만 아마도 확신하건데 남편은 지금도 마음속으론 원글님께 고마운 마음과 따뜻한 사랑이 존재 할겁니다.
    결혼 6년차면 원글님의 갈등과 괴로움은 거의 절정기에 가깝겠네요.
    이곳 댓글중에 좋은 글들이 이미 많이 있습니다.
    헤어져라… 이런글은 건너 뛰고…
    인생이 헤어지는 걸로 결코 모든 것이 끝나고 다시 헤피해 지는게 아니니까…

    우선 원글님이 겪고 있는 괴로운 과정을 넘어서 이제부터 고쳐가는 과정으로 가려면…

    우선 원글님 자신이 남자와 여자의 사고나 가치관이 어떻게 다른가를 공부할 필요가 있어요.
    저는 그 힘든 과정을 오랫동안 보내고 나서야 남자는 근본적인 사고가 여자와 많이 다르다는걸 늦게 깨달았어요. 남자와 여자가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일찍 알았더라면 남편을 대하는 방법도 좀 다르게 대처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걸 터득하지 못해 더욱 힘들었고 희망적이지 못한 싸움을 많이 했거든요. 왜냐하면 여자인 입장에선 남편 행동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으니 화나고 용서가 되지 않아 싸움이 되는데… 이게 남자와는 근본적인 사고가 달라 일어날수 있는 일들이고 나는 여자 이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면 여자인 내가 남편한테 받을 충격이 많이 줄어 들더라구요. 이런걸 20년이 넘은 뒤에야 깨달았어요.
    근본적으로 남편이 나와 많이 다를것도 있지만
    남자와 여자가 근본적으로도 많이 다르다는 걸 안거죠.

    남편의 입장도 똑 같아요.
    처음엔 남편도 왜 이 여자가 나와 다른가에 대하여 갈등하고 부딪쳤지만 나이가 들수록 어떻게 남자와 여자가 다른가를 알게 되었던것 같아요.
    이런것을 알아가기 위해서 남편 친구 부부나 내 주위의 지인 부부들과 잘 어울리면서 어떤 부부가 보기에 좋은가를 느끼게 하는 방법은 좋은 방법중 하나 였어요.
    여러번 어울리다 보면 남편이 아내를 어떻게 배려해야 좋은 부부다… 라는 걸 느껴요.
    모임의 종류로는 지인들과 부부동반 산행이나 여행 그리고 부부동반 가능한 운동 등…

    그리고 또 TV 프로에 남과 여를 다루는 여러가지 프로가 있어요
    예를 들면 남과 여, 황금알, 동치미, 그외에 여러가지 등등 (최근 프로만 생각 나네요)을 아주 자연스럽게 자주 같이 보세요. 그런 프로에서 여자가 어떻게 남자로부터 상처 받고 아파하고 고통 받는지 보여 주잖아요. 그런거 보면서 남편도 많이 깨우쳐요. 내가 당신때문에 아무리 아프고 고통스럽다고 말해도 남편은 이해를 못하더니 이런 프로를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돌아 보며 반성하고 변하려고 노력하더라구요.
    이렇게 살다보면 남편도 다 알아요. 젊을땐 전혀 본인에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다 점점 본인에게 약간의 문제가 있구나 하고 깨달아 가고 나이들면 더 많은 걸 깨달아서 아내가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알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아주 중요한 것은 누가 뭐라해도 내 자신은 내 가정과 내 생활에 충실해야 된다는 것.
    또 아이들에게 원글님이 바라는 따뜻한 인성에 관한 가정 교육을 중요하게 가르치고 실천하는 모습입니다. 늘 변함없이 따뜻한 마음으로 가정을 지키는 모습을 보고 남편 본인도 아내의 가치를 나이들수록 새롭게 느끼더라구요.

    그래야 내가 남편에게도 떳떳하고 당당하다는 것 아주 중요해요.
    누구에게나 인정 받는 그럴듯한(?) 아내의 모습을 지킴으로서 남편을 긴장 시키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떳떳하고 당당해 져야지만) 내가 당신 사랑하지만 당신이 변하지 않으면 언제든 당신과 헤어질 각오가 되어 있다는 것을 남편이 느끼도록 해라는 거죠.

    지금은 아주 많이 좋아졌고 옛적 남편의 모습은 거의 없어졌으니 나름 살만한 관계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남편도 점 세개님처럼 아래 부하 직원을 많이 다루다 보니

    “조금 더 편하게 해주고, 조금더 따뜻하게 해주고 , 조금 더 기다려 줘라
    세상은 똑똑하고 잘난놈 들의 기준에서 보면 답답한 사람들이 더 많다
    속이 터 지고 이해가 안가 도 참고 견뎌라”
    이런 얘기를 저에게 자주 하는 걸로 보아서는 아… 내 남편이 많이 변했구나..하고 느낌니다.
    음… 그리고 점 세개님께서 해주신 글중

    ‘변화하는데 10년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말과 82에서 ‘솔직한 속내 입장차이를 보면서 많이 느낀다’ 는
    말이 문제 해결 방법중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 됩니다.

    아이러니컬 하게도30년을 넘게 같이 살다보니 저는 나도 모르게 남편을 닮아가 좀 까칠하게 변한듯하고
    남편은 반대로 많이 여유로운 사고를 가진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많은 세월이 모두를 변화 시킨거죠.
    오늘까지 싸움만 하고 갈등만 있었다면 저희 부부는 어찌 되었을까요?
    아… 절대 싸우지 말라는 뜻은 절대로 절대로 아니랍니다.
    싸울때는 절대적 이유로 확.실.하게 싸우는 겁니다.

    원글님의 긍정의 힘을 믿어 보세요!!!

  • 60. 연애초에
    '14.2.7 1:08 PM (223.62.xxx.123)

    그런 모습 보였을때 도망가셔야 했는데 ㅠㅠ
    시댁식구들까지 성격이 안좋다할 정도면 ㅠ

    어쩌겠어요

    그냥 운명이려니 하고
    시간 되시면 상담받고 조금씩 변하도록
    노력하는수 밖에요

  • 61. 2월이네요
    '14.2.7 2:24 PM (211.46.xxx.253)

    원글이입니다.

    어제 이 글을 쓰고는 뭐하러 내가 이런 속얘기를 했을까 부끄러워 글을 지워야하나 고민하며 왔더니 대문에... ㅠㅠ
    그래도 제게 시간과 마음을 들여 좋은 말 해주신 분들, 댓글을 보고 배워간다는 분들이 많아 위로가 되고 감사합니다.


    이번엔 저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좀 길어요) 남편을 포함한 누구에게도 말하거나 글로 쓰지 못했던 이야기입니다. (살면서 딱 한명, 처음 사귀었던 사람^^;에게만 했었네요.)
    이번에 마음고생하며 어제 오늘 제가 살아온 날들에 대해 오랜만에 많은 생각을 했고,
    댓글로 저한테 따뜻한 말 해주신 분들 덕에 글 쓸 용기를 가지게 되었나봐요.

    원글에 자세히 쓰지 못했지만 저는 어린 시절 강력범죄의 피해자이자 목격자였습니다. (원글에서 '매우 안 좋은 경험'이란 그것을 말했습니다.)

    그 기억으로 누가 말을 시키지 않으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걸을 때도 발소리가 나지 않게 주의해서 걸어다니는 유령 같은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제가 걸을 때 발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것도 반친구가 말해줘서 알았습니다.) 당연히 친구가 없었고 몇년간 왕따를 당했어요. 하지만 제가 왕따였다는 것도 성인이 되어서 그 시절을 뒤돌아보니 알게 되었고, 그 때는 제가 왕따인지도 몰랐네요. 참 웃기죠. ^^;; 그걸 알아챌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나봐요.

    많은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되어 대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동아리회장도 하고 멀쩡한 사람처럼 살고 있었지만, 속은 단단히 곪아있었어요.

    사람의 인생은 덧없고 모든 인간은 악마라고 생각했고,
    강력범죄의 가해자는 대부분 남성이라는 점 때문에 성인남성을 극도로 혐오했으며, 전철을 타면 맞은 편 사람이 저를 해칠 것 같았고 그 공포를 이기기 위해 그 사람을 살해하는 상상을 하며 이동시간을 견뎠습니다. 끔찍하죠...

    어느날 문득 내가 정상이 아니며 이대로는 미쳐버릴 거란 생각이 들었고, 그 길로 학교생활을 잠시 내려놓고 피해자 지원 관련 단체로 찾아갔습니다. 2년 동안 그 곳에서 관련 서적을 읽고, 많은 세미나와 스터디를 하고, 또다른 피해자들을 위해 활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제가 피해자가 아닌 생존자라는 것,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는 것, 이제는 더 이상 다른 사람이 나를 해칠 것 같은 공포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려고 누우면 어릴 때의 나쁜 기억이 자꾸 떠올라 매일 그 기억을 서랍 속에 넣고 잠가버리는 상상을 했고, 많은 시간이 지나 그 기억이 서랍 속에서 더 이상 안 튀어나오게 되자 그 때부터는 그 잠긴 서랍이 머리 속에서 치워지지 않았는데
    어느 날부턴가는 그 서랍조차 머리 속에 떠오르지 않게 됐어요.

    (고통스러운 기억에 시달리는 분은 이 마인드컨트롤 방법을 써보세요. 실제 제가 관련 서적에서 읽은 방법이에요...)

    범죄의 기억이 은유적으로라도 표현되는 꿈조차 꾸지 않게 된 것은 불과 몇년 전의 일이니, 그 일을 이겨내는 데 30여년의 시간이 걸린 거예요.

    이제 와 돌이켜보니 난 참 대견한 인간이구나... 내가 먼저 안아주고 보듬어줄 사람은 남편이 아닌 바로 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새벽에 조금 울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토록 긍정적으로 살려고 했던 것은 단체에서 활동하며 스스로 저를 치유해가던 때부터였습니다.
    어쩌면 내가 세상을 긍정적이고 밝게 살아가려 한 것은 나의 무의식 저 아래의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기기 위한, 생존하기 위한 일종의 보호본능이거나 강박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처음으로 들었어요.

    그리고 마음을 다 내주어야 사랑이라고 믿었던 내 가치관도, 사람이 산다는 것이 참으로 허무하고 인간이란 언제 죽을지 모르니 죽기 전에 마음껏 사랑해야 한다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깔려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부하듯 제 마음 속을 한참이나 열고 들여다보니 마음이 좀 편해졌어요.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나를 이기는 데 30여년이 걸렸듯, 남편에게도 더 많은 시간과 기다림이 필요한 건 아닐까.

    자기도 이런 자신의 모습이 싫다고 하던 남편의 말이 생각나니 남편도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자신의 모습과 마음 속으로 긴 시간 싸워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조금씩이지만 분명 바뀐 남편의 모습, 나에게 "네 덕분에 자기가 변했다"며 고맙다고 말했던 남편의 모습이 떠올라 앞으로 저도 조금 더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심지를 단단히 하고 기다려보려 합니다.

    뒤돌아보니 이제까지의 제 사랑의 방식은 남편의 차가운 면을 녹이기 위해 전전긍긍하면서, 남편의 곁에 바짝 붙어 그 추위를 나누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러다보니 그 차가움에 내 몸도 얼고.. 추운 걸 참을 수 없다고, 당신은 왜 이렇게 춥냐고 울면서 튕겨져나와 멀찍이 도망갔다가.. 다시 곁에 와 남편에게 나를 밀착시키는 일의 반복...

    이제는 남편의 마음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남편이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에서 한결 같이 바라봐주려고 합니다. 다시는 "나한테 화났어?"라고 묻지 않고요.
    언젠가는 제가 앉은 따뜻한 양지^^;로 남편이 다가와 같이 앉을 날이 오겠지요. 너무 늙어버리기 전에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얼마 후에 또 게시판에 남편 때문에 힘들다며 하소연할지도 모르지만.. ^^; 용기 내서 82게시판에 글 써보기를 잘 한 것 같아요.

    좋은 말씀 해주신 얼굴도 모르는 여러 님들 덕분에 힘 얻고, 저라는 사람 잘 추스려서 다독다독 안고 갑니다.

    82게시판이 까칠해졌다고도 많이 느꼈지만, 이래서 여길 떠날 수 없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62. 응원합니다
    '14.2.7 2:35 PM (116.121.xxx.16)

    이래서 82가 좋습니다.
    원글과 덧글을 통해 내적으로 많이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거든요.
    원글님 남편분, 제 남편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부부싸움도 많이 하고 참 힘들었는데, 요즘은 남편이 그럴 때마다 제가 더 강하게 대응합니다. 추천해주시는 심리서적도 많이 읽고 공부하고요. 저는 몇 년간 제가 너무 무기력하고 우울해서 상담을 하다가 그 원인이 제가 아니라 남편이라는 사실을 상담하시는 분을 통해 듣고 남편도 상담을 받았었습니다. 남편의 원인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남편 원가정의 문제에 있더군요. (시부모님의 양육방식) 요즘은 남편과 제 관계는 많이 좋아진 상태이고, 오히려 남편과 시부모님 관계에 조율이 진행되고 있어요. 혹시 도움이 되실까해서 적어보았습니다. 사람의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지만, 기본 성향의 방향은 조금 바꿀 수 있는 듯 해요. 희망을 가지시고 여러 방법을 강구해보시길 바래요. 화이팅입니다!

  • 63. 원글님
    '14.2.7 2:47 PM (119.67.xxx.239)

    124.56.xxx.47 입니다. 왜 주소가 바뀌었지? 집인데....

    제 경우엔 이상하게도 성당에 다녀오면 원조까칠남 남편이 매우 부드러워 집니다.
    그래도 10번중의 1번쯤은 여전히 까칠합니다만.
    원글님 영혼이 매우 이쁘고 사랑스러우신 분 같아요.
    성령과 평화가 늘 원글님과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종교 강용하는 거 아니어요. 저 혼자 조용히 바라고 있을꼐요^^)
    아까 성당을 다녀와서리.....
    갑자기 종교 얘기 꺼내서 죄송합니다.
    남편분이 배우자 복이 많으신 것 같다는....

  • 64.
    '14.2.7 3:17 PM (59.14.xxx.166)

    그런 힘든 일을 이겨내셨군요. 참 장하십니다. 그에 비하면 남편과의 힘든 점은 오히려 별거 아닌 조율의 문제일지도 몰라요. 기본적으로 선량하고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팀웍문제니까요. 원글님이 결심한 자세변화 저도 비슷한 기질 남편과 사는 사람으로서 지지하구요 응원합니다.

  • 65. 저도 남편과
    '14.2.7 4:28 PM (211.192.xxx.242)

    댓글 달아두고 궁금해서 다시 와봤는데 여러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원글님의 댓글로 원글님이 또 하나의 고개를 넘고 있는 게 느껴져서 다행입니다. 저도 댓글을 달면서 많이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편안하시길 바랄게요.

  • 66. ...
    '14.2.8 1:27 PM (118.38.xxx.141)

    이 글을 읽으실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1.

    님의 남편이 저하고 큰 틀 에서는 비슷 하지만 세부면에서는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지금 거론된 많은 다른분 들 하고도 조금 다르고요
    짜증 내고 큰소리 치고 이런건 저는 별로 없읍니다

    132.3.xxx.78 님의 남편이 저 하고 가장 유사 하네요

    여자분들이 때로는 비정하리만치 매몰차다 하지만
    남자들의 세계 에서는 어쩔수 없고 당연 한 겁니다
    그 습성과 경험 이 어디 가겠읍니까 ?


    2.

    아는 만큼 보이는법,

    개판인 나라, 직장, 배우자, 가장 으로서의 책임,기타 등등등
    님 남편의 짜증과 불만의 원인을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아마 복합적 이겠지만)
    대한민국에서 상식적인 사고와 머리를 가진 사람 이라면
    짜증이 안나는게 비정상 이지요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아는 사람 일수록,도덕율이 높은사람들 일수록
    스트레스 와 긴장은 더 큽니다

    특히 인생은 슬픈것 .... 이라는 성향의 사람들에게는

    인생에서 행복했던 시절은
    세상 모르고 살던 아주아주 어린시절 뿐이었던것 같읍니다.


    3.

    많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답 들이 제시 되었고
    방법론은 제 경험상 여기 제시된 모든 말들이 다 타당 하고 유효 합니다
    특히 132.3.xxx.78 님의 글이 제가 권장하는 방법에 가장 가깝습니다

    저와 같은 스타일은 주변사람이 어쩌고 저쩌고, 시대나 유행이 어쩌고 저쩌고 해봐야
    소용 없읍니다
    스스로 납득하고 스스로 이해 해야만 움직이는 스타일 이기 때문에
    많이 느끼도록 해주면 됩니다

    머리는 비상한 편이고 하나를 깨우치면 열을 이해하는 스타일 들이기 때문에
    아, 내가 잘못 이 있겠다,
    아, 상대방이 이러이러해서 힘들겠구나 .. 라고 느끼기 시작하면 성공 입니다


    4.

    현명하게 해답을 찾으신것 같읍니다

    그러나 한번 심리상담 이나 정신과 상담을 받는것도 권유해 드립니다
    손해 보지는 않을것 같네요

    조금 마음에 걸리는 부분도 있고 ....

    당신 같은 인생선배 가 조언 하더라고 말씀드리세요^^


    5.

    공기의 고마움을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하듯
    님은 이미 익숙한 공기가 되어 버린겁니다.

    님의 남편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 는 정체 되고 주저앉은듯한 모습의 사람 들에게 짜증이 납니다

    소위 잘 나가는 친구놈들이 짜증나는 이유입니다,
    이제 더 이상 노력하고 추구 하는것 없이 주저 앉아 정체된 모습들.

    반짝이는 보석같은 젊음은 사라진다 하여도
    죽는 날까지 반걸음씩 이라도 정진 하는 성숙한,또는 성숙하는 존재
    그런 사람 들에게 저는 동질감 과 동지애 를 느낍니다

    너무 수준이 낮고 너무 속도가 느린 사람들.
    이제 가슴으로 이해는 하지만 여전히 조금 짜증이 나는것은
    제가 아직 수양이 덜 되었기 때문......
    이라는것을 알게된것이 가장 큰 수확입니다

    님의 남편이 가지는 짜증 속에 이런 종류가
    약 1~2% 정도는 들어있을수도 있읍니다

    남편 에게는 보다 관대한 잣대를
    스스로에게는 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유지 하면서
    스스로의 존재감을 가지고
    매일매일 자신의 삶, 발전하는 모습 을 가지시기를......


    6. 마지막으로

    good times never seem so good (스위트 캐롤라인)

  • 67. 답답한
    '21.1.31 7:38 PM (92.26.xxx.221)

    마음에 구글 검색을 하니 82쿡이 떠서 웃었네요.~ 원글님과 비슷한 입장이라 고민이 되었는 데 좋은 댓글 읽고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이 좀 정리가 되었네요. 결혼한지 20년이 넘었는 데 남편의 우울증과 예민함이 노화현상으로 더 나빠지고 있다고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는 데...타고 난 성격이 없어지기도 힘들겠고...부모님과의 관계 어린시절의 불행등이 다양하게 섞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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