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너무 착하고 이쁜 친구예요.
이쁘고 피부도 유리알같이 투명하고 목소리도 이쁘고 하다못해 귓망울까지도 이쁘죠.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부모님에게도 사랑받고 어딜가든 사랑받고 당연히 남자친구에게도 엄청나게 사랑받고...
자기 원하는 일 척척하고. 그런데 이제 곧 결혼을 하네요.
사람 인생이 꼭 누군가에게 사랑받냐에만 집착해서는 안되는 거 아는데
내일 뭐 먹을지를 당장 걱정해야 하는 저같은 사람은
유년시절이 늘 따돌림받고 못 어울리고 병치례하고 연애도 제대로 못하고
남자한테 사랑받기는 커녕 이용당하고 지금도 아프긴 하지만
늘 그런 기억들로만 점철되었던 저같은 사람은 진짜 왜 사나 싶어요.
콱 죽고 싶은데 왜 못 죽냐면 주변에 자살시도했다가 불구가 된 사람을 알거든요.
차마 부모님한테 그건 못할거 같아서 못죽었어요.
그 친구가 내일은 어느 미용실 갈까 무슨 피부관리 받을까 해외여행 어디로 갈까 고민할때
나는 내일은 뭐를 먹고 연명해야 하나 내일은 어디가 아플까 얼마나 아플까를 고민해야 했던 심정...
그렇게 살아온 그 친구 인생이 참 축복받았다 싶더라구요.
나는 저주까지는 아니지만 전생에 무언가 큰 잘못을 했나 싶구요.
제 인생이 너무 불쌍해요. 누가 뭐래도 지금 이 순간은 제가 참 불쌍하네요.
학대당했던 제 자신이 가여워요.
참 그렇더라구요.
얼마전에 베르사이유의 장미라는 만화를 다시봤어요. 어릴떄 좋아했거든요.
마리 앙투아네트의 앙숙 (극중설정)으로 나오는 뒤바리 부인이 궁전에서 쫓겨나면서 주인공 오스칼에게 말하죠.
당신은 내일 먹을 빵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의 심정을 아냐고?
나는 빵을 위해서 무슨 짓이든 했다고.
그렇대도 사람들은 그 여자한테 빵을 위해서 몸을 팔았다고 손가락질하죠.
남들은 그냥 그렇게 넘기는 씬에서 저는 펑펑 울었어요.
오늘은 마음이 너무 힘드네요.
이제 제발 몸도 마음도 안 아팠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