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기분이 너무 안 좋아 털어버리고 싶습니다....

피를 모두 갈고 싶다 조회수 : 2,935
작성일 : 2014-02-03 00:57:26
엄마와 한바탕 했어요.

모친 핸드폰에 제가 환하게 웃는 사진을 갖고 있는 걸 제가 발견,
지우려고 하니까 아! 내놔! 내놔! 하고
늙어도 여전히 짱짱한 그 대단한 팔힘으로 저를 제압하고 핸드폰을 빼앗아갔죠.
아 기분 더러워요. 정말 더러워요.
어디서 났느냐고 하니 언니가 보내 줬다네요.
전에 그런 적이 있어서 제가 밤에 몰래 지웠거든요.
그 때 얼마나 난리난리 화냈던가를 알면서 또 보냈단 말야??
언니한테 당장 전화해 물어봤더니 자긴 절대 다시 보낸 적이 없답니다.
그래서 왜 거짓말하느냐고 모친에게 물어보니 자긴 거짓말한 적이 없다네요.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다운받았다, 왜~?
그렇게 싫으면 어디 올리고 그러지 마~~ 안 그럼 될 거 아냐~~
이러고 빈정거려요.
저 카스도 안 하고 아무것도 안하거든요. 그 사진은 어디 올린 적도 없구요. 거짓말이에요.

내 얼굴 가지고 있는 게 싫어요. 징그럽고 끔찍해요.
내가 어리고 힘 없을 때, 세상에 엄마밖에 없는 미성년일 때
밥 먹는 나를 앞에 앉아 쳐다보며 인상을 쓰면서
저년 처먹는 것도 아깝다고 하던 사람
먹는 걸 입에서 도로 다 끄집어내고 싶다고 하던 사람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하니 말대꾸한다고 내 입에 영말을 처박고 먼지떨이를 쑤셔넣던 사람
세게 쑤셔넣어서 입술이 찢어져 피가 났죠
김 먹고 소금이 손가락에 묻은 거 턴다고, 어쩌면 소금도 요오~~~래 밉게 터냐고 그 손짓을 흉내내며 인상을 찌푸리고 찌푸리던 사람
내 머리채를 잡고 이 방 저 방 끌고 다니던 사람
머리가 쥐어뜯겨 술술 빠지는 걸 손으로 훑으며 엉엉 울고 있었더니
얼마 남지도 않은 머리 다 뽑아 버릴라, 하고 꽥 소리지르던 사람
발로 배를 밟으며 죽어! 죽어! 외치던 사람
고등학교 등록금(대학도 아니고) 고지서 갖다 주니
죽은 니 애비한테 가서 달라고 하라고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던 사람
목욕하는데 문을 열고 들어와서 걸레로, 벗고 있는 나를 마구 내리치던 사람
내가 내 힘으로 좋은 학교 합격해 스스로 돈 벌어 학비 내고 다니는데
서울대가 아니라는 이유로
야 그 똥통학교도 학교냐
이 따위 소리 하던 사람이에요.
우리가 어른이 되자마자 우리 형제들에게 카드를 발급받게 해서 엄청난 돌려막기를 하고 형제들을 스물한살짜리 신용불량자들로 만들었죠. 써 본 적도 없고 구경도 못해 본 수천만웜을 갚느라 내 불쌍한 형제들은 청춘이 다 갔어요. 그러고도 엄마라고 명절에 찾아오는 거 보면 참 비위도 좋죠.
내 형제들이 당하는 걸 보고 저는 절대 카드를 만들어 주지 않았어요. 그랬더니 현관에 서서 발을 동동 구르며 나를 협박하다가 따귀를 거세게!!! 올려붙이고
앉은 자리 풀도 안 날 년
내가 늙으면 밥 한 공기 안 주고 내쫓을 년
오랑캐같은 년
욕을 퍼붓고 나갔죠.
그리고는 내 앞으로 빚 만들어 준 적 없다는 게 당당할 이유가 돼서는 그 후 가족간에 돈 얘기 나올 때마다
너는 아뭇소리 말고 꺼져 있어!!!! 난 너한텐 빚진 거 없어!!!
소리소리 질렀죠.
빚진 거 없다, 는 당당함, 그거 당신이 가져도 되는 거 아니잖아요. 내가 뺨 맞아 가며 빚 안 지려고 버틴 거잖아요.
당신의 어떤 양심, 자식들을 모두 카드회사의 노예로 만들 수는 없다는 대단한 결심 같은 거 있어서 나를 놓아 둔 게 아니잖아요. 당신이 그렇게 당당히 외칠 자격이 있어요? 네?????

저요?
패악을 부리는 사람에게, 아무리 엄마지만 이럴 권리는 없다고 또박또박 말은 했을지언정
맞을 만큼 잘못하는 딸 아니었어요. 공부도 꽤 했고 말썽 따윈 부린 적 없어요. 그 어떤 일탈도 탈선도 하지 않았어요.

그러던 사람이 지금 60살이 넘었어요.
저는 자라고 어른이 됐죠.
스마트폰을 갖고 다니니 작은딸 사진은 왜 없느냐고 사람들이 묻는가 보죠. 그럴 때 보여 줄 사진이 필요한가 보죠? 자식들 중 제 얼굴이 제일 고우니(???) 어디 가서 보여주기도 좋은가 보죠. 다른 자식들은 저만큼 많이 학대 당하지도 않았고 저보다 잘 잊어서, 모친이 자기들 사진도 찍게 놔두고 만나서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해요. 저는 싫어서 그런 거 안 해요.
특히 싫은 건
내 사진을 갖고 있는 것
내 얼굴 쳐다보는 것
나와 살이 닿는 것
내 속옷에 손대는 것(널어 준답시고 등등)
그런 거예요.
그 외의 것은 그나마 참을 수 있어요. 한 상에서 밥을 먹는다든가. 티비랑 불 켜 놓고 헤... 잠든 그 사람에게 이불을 갖다 덮어 주고 불을 꺼 준다든가. 그런 건 해요. 다만 참을 수 없는, 도저히 용납이 안되는 것들이 있어요.

인간적으로는 불쌍하니까, 자식에게서 이토록 뼛속 깊이 경멸당하고 있는 늙은 여자가 불쌍하니까, 도와 주기는 해요. 컴퓨터나 핸드폰에 대해 모르는 걸 물을 때. 좋은 영화 찾아달라고 할 때. 필요한 문서 뽑아 달라고 할 때. 딱 그럴 때만요. 모르는 노인에게 봉사도 하는데 어디 가서 물을 데 없는 이 여자에게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어요. 저는 뭔가를 간단하고 명쾌하게 가르치는 데 재주가 있기도 하거든요. 그 정도는 못할 것 없죠.

그런데 이 여자가 자꾸 선을 넘어요. 제가 정해 둔 선을 몰라요. 알고 싶지도 않은 거겠죠.
내가 환하게 웃으며 사진 찍은 그 날은, 당신 같은 사람한테 사진 갖고 있으라고 찍은 게 아니에요. 아 싫어, 정말 싫다구요. 역겨워. 당신이 내 웃는 얼굴을 본다는 것도. 내가 그렇게 웃을 수 있기 위해, 당신이 그렇게 짓밟고 파괴하고 때리고 비수를 꽂았던 영혼을 되살리기 위해, 상처 입은 채 살지 않기 위해, 정말 당당하고 환하게 진심으로 웃을 수 있기 위해 얼마나 죽을 만큼 노력했는지 알아요? 상상이나 해요?
나에 대한 권리는 나에게만 있어요. 내가 나를 일으키고 눈물 닦아 주고 먹이고 입혔어요. 대학 1학년 때 위경련을 일으켜 쓰러진 나에게, 병원 가서 검사해 보게 돈 좀 빌려달라고 하던 나에게
내가 그 돈을 왜 주냐!!!
소리지르던 당신. 당신은 나의 건강한 웃음에 조금도 권리가 없어요. 이게 내 딸이라고 어디 가서 보여 줄 자격이 없다구요. 알아요???
내가 그 때 기어서 아르바이트 나가고 겨우 기어서 학교에 출석해 앉아 있으며, 돈은 벌어야 하니 아르바이트는 그만둘 수 없고 그러니 학교를 휴학해야겠다고 결심하며, 120명 듣는 교양 강의실 구석에 앉아 교재로 얼굴을 가리고 얼마나 울었는지 알아요? 눈물이 그렇게 그치지 않고 솟아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난 감기 걸린 척 하고 훌쩍거림으로 울음을 가리고 계속 눈물을 닦아야 했어요.
늘 춥고 배고프고 서러웠어요. 겉으로 티 안 내려 애쓰며 살았지만. 멀쩡히 가족과 모친이 있지만 허허벌판에서 혼자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분. 늘 등 뒤가 시려웠어요. 고아 의식이라 부를 수 있을 기분, 알아요? 나는 고아, 라는, 뼛속 저미는 느낌을 알아요??? 내가 굶어도 절대 누구도 내게 밥 한 그릇 주지 않으리라는 무서운 깨달음.

그래서 나는 고아들 후원을 해요. 그래서 봉사활동을 다녀요. 당신은 가끔 그런 내가 기특하다는 듯이 그건 다달이 얼마 내는 거냐고 몇 년 했느냐고 물었지만, 그건요. 그게 얼마나 서럽고 무서운 건지 알기 때문에 하는 거예요. 그거 알아요???

당신이 싫어요. 당신은 인격적으로 모자라고 생각 없는 사람, 경제 관념이 없는 사람, 엄마 될 자격이 없는 철저한 이기주의자예요. 인성이 쓰레기인 사람.
그건 슬프고 안타깝지만, 더 이상 나를 속상하게 하진 않아요. 당신이 내 엄마인 게 싫고 할 수만 있다면 온몸의 피를 다 갈고 싶지만, 어쨌든 나는 더 나은 인간으로 살기를 택했어요.
그러니 나를 건드리지 말아요.
당신이 노력한 적 없는 결과를, 열매를,
보기 좋은 딸의 엄마라는 위치를
누리려고 하지 말아요. 어디 가서 이게 내 잘난 딸이라고 하지 말아요. 그건 내가 못참아요. 역겨워 정말.
내가 얼마나 죽기 직전까지 노력하고 살았는지 당신이 알기나 해...????





너무...
끔찍하고 기분이 더러워서....ㅠㅠ
마구 토로해 놨어요. 죄송해요. 미칠 것 같아서.
저놈의 전화기를 부숴 버리고 싶어요.
내 얼굴을 도둑질해 가지 말란 말이야...!! 나쁜 인간. 그 얼굴은 당신이 그렇게 쥐어패던 그 얼굴이란 말야. 볼에 턱뼈에 시퍼렇게 멍든 채로 학교애 등교하던 불쌍한 여고생을 당신은 다 잊은 모양이지, 편리하게도. 언젠가 우릴 그렇게 때린 걸 기억이나 하느냐고 물어보니
저년이 소설 쓴다고, 저 년이 거짓말을 저렇게 무섭게 한다고 부들부들 떨며
꼬박 3일을 넘게 분을 못 이겨
앉으나 일어서나 나의 그 -거짓말-을 곱씹으며 괘씸함에 떨던 당신.
IP : 203.226.xxx.10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ㄷ
    '14.2.3 1:12 AM (203.152.xxx.219)

    모친이랑 같이 사시나요? 저도 이제 성인이 되는 딸자식 키우는 엄마지만 저런사람은 엄마도 아닌데요..
    그냥 모른척하고 남남으로 사는게 더 나은 인연이예요. 아무리 천륜이라도...
    그분 연세 60이 넘었으면 원글님도 적어도 서른은 넘었을것 같은데........ 얼마간이라도 보지 말고 사세요..
    고생이 많으셨어요 ㅠ

  • 2. 토닥토닥
    '14.2.3 1:17 AM (112.152.xxx.12)

    훌륭해요.자신을 포기않고 이만큼 커오느라...애썼어요.분노의 대상에 대한 이해나 체념은 더 어른이 된 후 맘 내키면.지금은 분노하세요.아프니 앓을밖에요.

  • 3. ㅜㅜ
    '14.2.3 1:18 AM (121.161.xxx.115)

    이렇게라도 쓰시길 잘하셨어요
    다른 형제들은 전혀 맘 몰라주시나요~?;;
    때로는 혈연이나는것이 쉽게 끊을수없는 족쇄가 되는군요
    ㅜㅜ

  • 4. 따로 사세요
    '14.2.3 1:52 AM (211.195.xxx.105)

    엄마.........가 아니네요ㅠ
    제가 안아줄게요ㅠ 토닥토닥ㅠ

  • 5. 오프라
    '14.2.3 2:01 AM (1.177.xxx.54)

    빨리 독립하세요 그러다 병나요 님은 화병으로 대인관계까지 영향을 미쳐서 결국 님의 인생까지 갉아먹습니다 꼭 계획 잘 세워서 부모 품에서 벗어나세요

  • 6. .....
    '14.2.3 2:36 AM (112.150.xxx.35)

    왜 같이 사세요? 직장도 있으실거 깉은데 얼른 독립하세요 떨어져 살아야 그나마 불쌍한 맘이라도 생기죠
    님잘못 없어요. 아무리 낳아준 엄마라지만 어찌 그럴수 있나요 남편없이 살아온 세월이 많이 힘들고 경제적으로 어려웠겠지만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이건 정상이 아니에요
    부디 털고 독립해서 행복하게 가정꾸리고 사세요

  • 7. !!
    '14.2.3 3:11 AM (119.196.xxx.208)

    같이 사시는 것 같은데..
    방 한칸 월세라도, 독립해서 따로 사시는 것을 권합니다..

    모은 돈이 없다 하더라도, 월세가 부담이 되더라도,
    열악한 방 한칸이라도,, 따로 사세요..

    원글님이 자신을 사랑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시는 모습, 참 멋집니다.

    그러나 함께 사시면서, 매일 얼굴 보면서는, 계속 울컥울컥 하며 옛날 일들이 기억나고
    그때 감정들이 현재의 원글님을 아프게 할 겁니다. 그건 절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최대한 빨리!! 독립하세요.

    .. 원글님의 행복하고 즐거운 앞날을 위해, 화이팅 입니다~

  • 8. 독립하세요
    '14.2.3 6:28 AM (211.179.xxx.187)

    절대 같이 살지마세요.
    저런 사람은 자기가 잘못한거 정말 몰라요.
    자식은 그냥 봉인줄 알지..

  • 9. hanna1
    '14.2.3 6:30 AM (14.138.xxx.113)

    나오세요..따로 사세요..님 마음..조금이라도 위로하고싶네요..안아주고싶어요

  • 10.
    '14.2.3 9:28 AM (218.236.xxx.152)

    눈물이 납니다

  • 11. ....................
    '14.2.3 10:21 AM (58.237.xxx.7)

    어느정도 안 봐야 상처가 회복된답니다.
    독립하셔서 마음속의 나를 돌봐주세요.

  • 12. 아..
    '14.2.3 10:59 AM (121.162.xxx.239)

    읽으면서 제가 토해내는 것 같았어요..
    속이 좀 시원하세요??
    전 님 덕분에 속이 좀 시원해졌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6756 강남세브란스 목디스크 2014/02/03 791
346755 아이 통장 만들려고 하는데요 5 몰라서 2014/02/03 1,313
346754 자신감을 얻고싶습니다 3 용기 2014/02/03 1,346
346753 박근혜 정권을 움직이는 두 가지 작동법 한놈만 패기.. 2014/02/03 938
346752 남편이 차 사준다는데 망설여지네요 15 .. 2014/02/03 2,885
346751 컵스카우트 인터넷 판매하는 곳 알고 싶어요. 1 컵스카우트 2014/02/03 1,198
346750 외국에서 1~2년 살아야 할때 준비해야할 것들 7 겁나요 2014/02/03 945
346749 걱정이 많아도 너~~무 많아요. 23 .... 2014/02/03 4,679
346748 외국은 일본 방사능에 별 신경 안쓰나요? 11 .. 2014/02/03 3,400
346747 초등2명포함가족4명호텔룸어떤게 좋은가요? 7 진주 2014/02/03 1,109
346746 아시아나 LA행비행기 목베개주나요? 6 질문 2014/02/03 4,621
346745 만성피로증후군 앓고 계신분 계신가요? 6 피곤 2014/02/03 1,598
346744 프랑스에살고계신분께도움부탁드립니다 3 미리감사^^.. 2014/02/03 767
346743 양가 부모님 칠순이 4년 연속 있는데요 6 일반적으로 2014/02/03 1,702
346742 신용카드 정보유출된 후 스팸이 너무 많이 오는데 14 *_* 2014/02/03 2,073
346741 초등학교 미술 숙제가 많나요? 3 궁금해요 2014/02/03 1,118
346740 작은집 제사비용.. 질문 좀 할게요. 4 따뜻한라떼 2014/02/03 1,983
346739 타로 잘 보는 곳 좀 알려주세요~ 1 ^^ 2014/02/03 2,133
346738 대치동 근처에 고양이 목욕 시켜주는 곳 있나요? 4 123 2014/02/03 1,013
346737 무명씨 밴씨 인가요? 채소스프 레시피 3 도움절실 2014/02/03 1,131
346736 베란다에서 강아지 키우시는분 계신가요? 24 배변문제 2014/02/03 12,339
346735 명절날 성묘 가시나요?ㅠ 7 손님 2014/02/03 1,147
346734 어린이가슴멍울 궁금합니다.. 4 악녀 2014/02/03 3,644
346733 아이들 드디어 개학했어요~~ 6 !!! 2014/02/03 1,362
346732 쇠사슬로 서로의 목을 묶은 채 식사하는 노인들 5 dbrud 2014/02/03 2,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