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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카페에서 본 우아한 사람들이 자꾸 떠오르네요.....

.. 조회수 : 22,613
작성일 : 2014-02-02 02:30:09

동네에 제법 큰 사랑방 같은 커피숍이 생겼어요.

구청에서 만든곳이고요.....넓고 좋아요.

 

많이 사람들이 구경오고

커피 한잔씩 하는 북적북적 거리는 좋은곳이예요.

 

아빠가 폐암이라 호흡이 힘들어

집에 있는걸 갑갑해 하셔서

그 확트이고 넓은 사랑방 카페에 한번씩 갑니다.

 

오늘도 아빠의 온갖 짜증을 어르고 달래며

그곳에 가서 한쪽에 자리를 잡았어요.

 

아빠도 저도 긴 투병과 병수발로 인해

얼굴엔 우울이 가득하고

마음도 피폐하고......

어려운 가정형편에 옷차림도  참 남루해요.....

 

암튼

저희 옆 긴 테이블에

가족이 앉았는데 (40대 중반쯤..)

아마 4형제 같았고

각자 와이프들과 같이 앉아서 웃고 이야기 하는데

왜 그렇게 부러운지.......

 

다들 인상도 정말 온화하고

꾸미지 않았는데도

정말 세련되고 멋진 느낌......

 

나중에 일어서서 다들 나가는데

단정하고 심플하지만 옷감이 좋은 옷들

깨끗한 구두.. 신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좋아보이던지...

 

문득 제 모습을 보니 실밥이 풀려 있는 티셔츠 소매끝이 보여서

안으로 말아넣고........

낡은 운동화가 부끄러워 의자밑으로 다리를 집어 넣었어요.

 

거울 한번 봐도 아빠게 죄책감 느껴지고

티비보다가 웃음이 나와도 웃다가 멈찟하고

옷이나 신발 하나 사고 싶어도 아빠는 아픈데 내가 그런데 신경쓸때인가...

이런 마음이 저를 억누르네요.

 

 

초라하고 남루한 저에 비해

그들의 온화함과 여유로움이 너무 멋지고 부러웠어요.

 

 

 

 

IP : 58.226.xxx.94
5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2.2 2:37 AM (112.155.xxx.92)

    죄책감 느끼실 필요 전혀 없어요. 아픈 아버지만큼 님도 병간호 하는 거 고되고 힘든 일이에요. 우리나라의 잘못된 효사상때문에 그렇지 사실은 님도 일주일에 한 번 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며 재충전을 해야 병간호도 지치도 않고 할 수 있어요. 거울도 보고 재미있는 tv프로 보면 웃기도 하고 이쁜 옷이나 신발 사고 싶으면 사세요. 그걸로 님 기분 좋아지면 그 기운이 아버님께도 전염되고 좋지요. 죄책감 느낄 필요 전혀 없는 일이에요. 힘들 때는 여기다가 털어놓으시구요.

  • 2.
    '14.2.2 2:38 AM (110.15.xxx.237)

    제가 꼬옥 안아 드릴께요. 감히 기운 내시라는 말도 안할래요. 님은 두발로 강하게 땅을 지탱하고 버티고 있는 견고한 나무같은 존재, 아버님께서 그 나무에 의지하고 앉아계시네요. 지금은 겨울 바람에 잎들도 다 사라졌지만 이제 봄이 오면 새싹도 나오고 꽃도 피고 하겠죠? 나중에 그 꽃향기도 전해주시겠어요?

  • 3. ..............
    '14.2.2 2:42 AM (42.82.xxx.29)

    님 인생에 언젠가 한번은 해뜰날 있을거예요.남의 행복은 찰나의 행복만 보는거예요.
    그사람들의 과거.그사람의 미래는 우리가 모르는거죠.딱 현재 원글님이 봤던 그 모습만 보고 판단할수 없는 여러가지가 있는법이죠.
    좋은날 꼭 올겁니다.

  • 4. 00
    '14.2.2 2:45 AM (1.230.xxx.11)

    누구나 행복할 권리는 있어요..아버님의 고통은 마음 아파도 생로병사는 누구에게나 오는것
    아버님은 님 나이때 젊고 활기차게 세상을 사셨던 시절이 있었잖아요
    님도 힘드시겠지만 나이에 맞게 마음의 활기를 가지세요
    연로하신 부모님이 병중에 있으시다고
    젊은 자식까지 똑같은 죽음의 그늘을 간직하고 살수는 없으니까요
    오히려 밝게 기운을 내고 살아계시는 동안 기운차게 대해드려야 서로 덜 괴롭고 덜 힘들지요

  • 5. ,,
    '14.2.2 2:50 AM (119.71.xxx.179)

    아버님 아픈 상황에선 그런 여유가 안생기는게 어쩌면 당연해요.. 그런것도 맘이 편해야 생기는 여유니..

  • 6. 인간만사 새옹지마
    '14.2.2 3:48 AM (175.210.xxx.70)

    여유로운 일상이 지속되면 누구나 우아할 수 있어요
    반대의 상황에서 오래 견뎌야 한다면 우울하고 어두워지는거고.....

    이런 걸 인식하고 겉으로 좋은 표정 가지려면 일상에서도 도를 닦아야죠

    서예교실에 나오시는 밝고 활달한 멋쟁이 할머니...
    알고봤더니 할아버지가 중풍으로 여러 해 누워 계시더군요

  • 7. 40대
    '14.2.2 3:51 AM (116.39.xxx.37)

    10년전 시아버지가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가 생각나네요. 모든 가족이 그렇듯 많은 충격과 걱정에 암울한 나날을 보내던 중 어느날 남편이 말을 꺼내더군요.
    어차피 며칠안에 해결될 일이 아닌 장기전이 될 것 같다. 그러니 멀리 달려가기 위해선 우리부터 최대한 일상적인 모습을 유지하자. 웃을일 있으면 웃고 즐기기도 하면서. 그래야우리도 안지치고 아버지께도 도움이 된다.
    시어머니 다음으로 가장 힘들었을 장남이 먼저 그렇게 맘을 고쳐먹고 얘기해준 게, 지금 생각해도 참 잘한 일이었고 고마웠어요. 그렇게 꼬박 10년을 더 사시고 작년에 떠나셨는데, 지금은 그 과정에서 나눴던 소소한 기쁨과 재미들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어요. 시아버지랑 고스톱치며 서로 지갑을 홀랑 털리거나 털었던 일, 항암치료하느라 병실에 지낼 때 당첨된 만원짜리 로또번호 확인하며 같이 좋아하던 일, 보호자 침대서 잠바 하나 덮고 웅크리고 자는 새벽에 시아버지가 당신이 덮던 이불을 옆으로 돌려 절반을 제 등에 덮어주시던 기억, 자식들이 여행지에서 사온 과자며 빵맛을 즐겁게 품평하시던 일 등등.
    원글님이 카페에서 보신 그분들도 나름의 좋고 힘든 세월을 겪었거나 지금도 헤쳐나가는 중일거예요. 어쩌면 원글님을 보며 낡은 옷으로도 가릴수 없는 빛나는 젊음을 부러워하고, 자신들은 부모님 생전에 이런 카페구경 한번 못시켜드린 걸 아쉬워하며 원글님의 예쁜 마음을 대견해하고 있었을거예요. 원글을 읽으면서 저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자신을 사랑하고 순간의 행복을 누리는 걸 아버님께 죄스러워하지 마셨음 해요. 당장은 그런 마음가짐이 아버지께 최선인 것으로 여겨지겠지만 훗날 문득 이 시간이 너무 어두웠고 초라하게만 기억됐을 때, 오히려 그 모든 원인을 '아버지 병간호'탓으로 돌릴 위험도 있어보여요. 자신을 보살피는 데는 꼭 그럴듯한 옷이나 여가시간이 아니어도 됩니다. 잠들기 전에 좋아하는 음악듣기, 웃기는 티비를 보며 맘껏 웃기 등 자신에게 할당된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 만이라도 누리셨으면 해요.

  • 8. deep blue
    '14.2.2 4:24 AM (175.193.xxx.138)

    님 자신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병간호도 할 수 있어요. 죄책감 갖지 마시고, 님을 좀 더 아껴주세요. 힘내시고,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말 (사랑한다, 나는 건강하다. 예쁘다....등등) 해주는걸로 하루를 시작하시기를요....

  • 9. 님아
    '14.2.2 4:26 AM (118.36.xxx.171)

    웃으세요.
    초라한 모습이 아니고 대단한 모습이구요.
    밝고 활달한 사람 중에 평범한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일을 당한 분들 오히려 심심치 않게 뵈요.
    그게[ 살아가는 에너지인가보다 해요.
    딸이 웃어야 아버님도 맘 편하세요.
    즐거워서 웃는것만은 아니예요.
    에고 고생하시네요.
    힘 내세요!

  • 10. 82는
    '14.2.2 4:35 AM (58.236.xxx.207)

    정말 좋은 곳이에요.
    이렇게 마음이 아파 우울해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힘이 나게 하는 좋은 글들을 적어주시는 님들은 복 받으실 거에요
    저는 나이만 먹었지 이런 좋은 글 한줄 적을줄 모르네요.
    오히려 저도 조언이 필요할때는 이곳에 와요
    그리고 심심할때 우울할때 답답할때마다 수시로 들낙거립니다.
    그러다가 이런 좋은 글도 읽게 되고 내일처럼 마음이 편안해 지기도 합니다.
    원글님도 많은 참고가 되셨으리라 봅니다.

  • 11. 화이팅
    '14.2.2 5:15 AM (220.117.xxx.218)

    오랜만에 로그인했어요
    리플 달려고..
    님 힘내세요!
    멋있으세요! 병간호하는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저는 알아요
    좋은 일 생기시고 행복하시길 바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12. 오프라
    '14.2.2 5:59 AM (1.177.xxx.54)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지금 모습이 영원하질 않으니 언젠가 뒤집어질 때도 올 겁니다

  • 13.
    '14.2.2 6:44 AM (76.94.xxx.210)

    매정하게 들릴지 몰라도 저는 원글님은 원글님 인생을 사셔야 한다 생각해요.
    아버님이야 인생 다 사시고 마무리하는 시점이시지만 원글님이
    펴보지도 못하고 지는 꽃이 될 필요는 없어요.
    아버지도 딸이 행복하길 바라시지, 불행하길 바라시진 않을 거예요.
    웃는 것도, 거울 보는 것도 죄스러워하지 마세요.

  • 14.
    '14.2.2 7:16 AM (175.118.xxx.248)

    화이팅!
    아무나 할 수 없는 훌륭한 일 하고 있네요
    이것만으로도 행복은 보장된거예요.
    박수쳐 드립니다.

  • 15. 여유
    '14.2.2 7:32 AM (124.54.xxx.87)

    저도 얼마전 병원서 꼬박 한달 넘게 어른간호했었는데 고작 한달인데도 마음가짐도 일상도 다 여유가 없더라구요
    세상 돌아가는 것도 그렇고 기약없는 간호에 저도 힘안나고..
    환자가 조금씩 회복되는것만 봐도 힘나더라구요
    예전엔 죽음이란게 너무 무서웠는데 제가 며칠전까지 같이 도와드리던 어른 하늘나라가시는거 몇번보니깐
    인생무상함 느꼈고 좀 더 초연해졌어요

    가족중 누군가 아프면 다 그런거같아요

  • 16. 라일락84
    '14.2.2 7:52 AM (110.70.xxx.137)

    원글도 댓글도 아름답네요~

    이런 글 읽는 것이 행복해요~~

  • 17. ..
    '14.2.2 8:16 AM (175.223.xxx.166)

    착하신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18. ㅇㅇ
    '14.2.2 9:30 AM (211.209.xxx.23)

    저도 40대님께 감동. 원글님이 더 빛나보이네요.

  • 19. 원글님
    '14.2.2 9:49 AM (125.178.xxx.170)

    그카페에 있었던 님이 부러워했던 사람들보다 원글님이 더 아름다워요. 저도 친정엄마 암투병하실때 병간했던 사람이라 님 마음이 어떨지 짐작이 가거든요. 님은 부모님 간병하는 그마음 하나로 이미 올킬입니다~ㅎ 그냥 아버님과 같이지내고 있는 이순간은 암이란 공포에서 벗어나세요. 지나고보고 그때가 엄마랑 가장 많이 같이 지냈던 순간이더라구요.아버님 건강하고 고통없이 오래 사시길 빕니다.

  • 20. 일부러 로그인
    '14.2.2 9:51 AM (175.197.xxx.124)

    저또한 40대님 댓글보면서 울고있네요..
    부모님 모두 병원에 입원해 계신 입장에서 많은 생각이 듭니다.
    원글님도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여

  • 21. 에고
    '14.2.2 9:54 AM (125.138.xxx.176)

    코끝이 찡하네요,,ㅠ.ㅠ
    이렇게 이쁜 따님을 두신 아버지는 행복한 분이세요
    종교가 있든없든
    우리아버지 남은생
    몸과마음 편안하게 해달라고 빌어주시고요~~

  • 22. 에휴......
    '14.2.2 10:42 AM (211.36.xxx.220)

    원글님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저도 몇년째 투병중인 아빠...하루하루 기력 약해지시는 모습 보면서 가슴이 무너져내리지만.... 주말마다 병원에 붙어 사는 걸로 제 나름에서 최선 다하고 있습니다. 매순간이 타들어가고 그만큼 소중해요.
    이게 아빠와 마시는 마지막 커피일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함면 눈물이 멈추질 않아요....
    원글님, 같이 힘냅시다. 우리가 슬프고 아파하면 부모님 가슴은 더 찢어질꺼예요.
    몇년전 너무나 힘들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전 종교가 없는 사람입니다).

    부모님 살아계실때 이렇게 몸 바스러지게 최선 다해서 보살필 수 있는 기회는 하늘에서 주셨구나...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많은 사랑 받고 자란 나인데... 주변에선 아버지 사업실패로 힘든 집 딸이라 생각하고 동정하지만 전 누구보다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만약 순간 아빠가 하늘로 가셨다면 제가 은혜를 이렇게 갚을 기회도 없었던거잖아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면서 그 동안 지쳤던 마음이(저라고 무슨 부처님도 아니고...힘들었죠...) 한순간에 녹더라고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생과 사는 하늘의 뜻에 맡기고 그날까지 전 이를 악물고 잘해드리려고요...저한테 생명을 주신 분이니까요...

    저 위에 분.... 님 댓글 하나하나 가슴에 새기면서 읽었습니다. 제게 해주신 말씀은 아니지만 제가 많이 위안받고 갑니다. 감사드려요.

    원글님도,아버님도 복 많이 받으세요

  • 23. oo
    '14.2.2 11:02 AM (119.67.xxx.20)

    간병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누구보다 잘알아요 마음에 여유가지기 힘든상황이시겠지만 건강챙기시고 가끔 원글님도 챙기셔야 아버님에게도
    마음편하실꺼예요

  • 24. ㄷㄷ
    '14.2.2 11:32 AM (110.15.xxx.100)

    40대님 감사함을 드려요
    간병힘들지만 아버지 남은 인생 잘 마무리지어드리세요
    물론 완쾌되실거지만 조그만 힘내세요
    님의 이쁜 마음 젊음이 주변분들에게 빛이 될거예요

  • 25. 편안한 인상으로
    '14.2.2 11:40 AM (110.14.xxx.201)

    화기애애한 대화나누는것은 누구나 할수있어도 원글님처럼 힘든 부모간병하면서도 흐트러지려는 자신을 다잡으려하는 사람이 되는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걸요
    그 까페에 제가 있었다면 원글님 부녀모습 안타까우면서도 좋고 부럽다고 아이에게 알려줬을겁니다
    아이도 부모자식간의 모습 또하나 잘 새겼을 거구요
    조금만 더 힘 내시길 바래요 부모님 떠나시면 정말 곁에 더 계시지 못한게 한스러워 지네요..

  • 26. 저는 50대..
    '14.2.2 12:12 PM (14.32.xxx.96)

    저는 고1때에 엄마를 자궁암으로 잃었지요
    막내로 철이 늦게 든 탓에 엄마를 잘 못해드리고 보내드린것에
    회한이 많아 아직까지도 가끔씩 아프답니다
    적어도 원글님은 저같은 후회는 안하실것같네요
    저희가 웃을때 저희 엄마도 잠시나마 행복해하셨지요
    죄책감 갖지마세요
    원글님이 느끼는 순간의 행복이 아버님께도 훨씬 좋은 기운이 되실겁니다
    착한 따님을 두신 아버님은 복이 많으신 분입니다
    꼭 완치하시길..

  • 27. ***
    '14.2.2 12:13 PM (14.36.xxx.232)

    저도 암투병하시는 친정 아버지 간병 중이에요. 얼마나 힘드신지 짐작해요. 전 마흔 넘었고 애들도 있지만 원글님은 아마도 미혼이고 젊은 분이실 듯한데 더 힘드시겠죠. 젊은 사람이 부모님 병구완하는 거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반드시 자기자신을 먼저 돌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람은 자기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타인을 돌보는 마음도 밝고 건강해요. 비싼 건 아니라도 새 옷도 하나씩 사입으시고 화장도 조금씩 하세요. 나를 가꾸는 사소한 몸짓이 내 마음도 밝게 해줘요. 재미있는 티비 프로 보면서 맘껏 웃기도 하세요. 저도 요즘 20대 탤런트들 나오는 드라마 보면서 시름을 잊어요. 입원해계신 병원에 갈 때도 일부러 화장도 더 하고 좀 불편해도 예쁜 옷 입고 가요.
    그렇게 하니 조금 숨을 쉬겠더라구요. 아버지 병환, 치료, 비용, 할 일만 생각하고 있으면 기분도 가라앉고 살 맛이 안 났거든요.
    편찮으신 아버지 두고 나를 돌보고 나를 가꾸고 내가 좀 즐겁다고 해서 죄 짓는 거 아니에요. 행여 그런 마음 잡숫지 마세요.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도 원글님이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일테니 마음껏 웃고 예쁜 옷도 입으세요.

  • 28.
    '14.2.2 12:42 PM (123.214.xxx.5)

    원글.댓글 보다가 눈물이 너무나서
    방안에 혼자 들어왔네요

    아버지 폐암으로 투병하시던 십여년전이 떠오르네요
    아이가 어렸을적...애 키우느라 ..병간호도 제대로 못하고
    엄마가 넘 고생하셨지요....설상가상으로 남편이 실직해서
    금전적으로 도움도 별로 못 드리고....

    그땐 내가 너무 힘들다고 생각만하고 그랬는데...ㅠ

    지금은 그때가 그립고 안타깝네요...아버지가 아프셨어도
    살아계시던 그때...당신은 힘이 드셨겠지만...
    아버지가 옆에 계시던 그때...
    커피를 넘 좋아하셔서..담배는 끊어도 커피는 못 끊겠다던
    아버지랑 커피마시러 카페에 갔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맘껏 안아 드리고...ㅠㅠㅠㅠ

    댓글 쓰면서 실컷 울다가 점심 설겆이 하러 가렵니다...

  • 29. ..
    '14.2.2 1:12 PM (123.109.xxx.242)

    울컥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더불어 40대님... 같은 40대인데 참 훌륭하신 분 같아요. 반성합니다.

  • 30. 감동
    '14.2.2 1:18 PM (123.254.xxx.3)

    원글님 힘내세요.
    저도 아픈 아이로 인해 장기전의 힘든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댓글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힘을 얻고 갑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찾아 웃으렵니다

  • 31. 댓글달려고 로그인
    '14.2.2 1:23 PM (49.1.xxx.137)

    원글님이 쓰신 글 읽고 원글님 맘을 너무나 알거 같아요. 작년 엄마가 갑작스럽게 유방암 판정 받고 1년동안 항암, 수술, 방사선, 기타 치료 등등 1년동안 저를 돌보지 못하고 그렇게 살았어요. 지금도 림프부종으로 힘들어 하셔셔 여전히 저를 꾸미지 못한채 그렇게 지내는데요.
    말씀드리고 싶은건.. 저는 자주는 아니고 가끔 저를 위해서 쇼핑도 했어요. (시간도 없고, 집을 비울수 없어서.. 인터넷 쇼핑이지만..) 그게 작은 위안이 되었다고 할까요? 비싼 건 아니더라도. 이쁜 운동화, 저렴해도 티셔츠, 청바지 같은 것들이요. 그렇게라도 안하면.. 자존감도 동시에 떨어지는거 같아요. 환자 본인은 말할거 없이 힘들지만, 간병하는 보호자도 정말 많이 힘듭니다. 환자 사이클에 맞추다 보면.. 어쩔때는 세수할 짬도 안날때도 있어요. (저는 엄마, 주말에 들어오시는 아버지 일주일치 반찬, 국까지 다 챙기느라..)
    그래도.. 드리고 싶은 말씀은.. 가끔이라도..저렴한 거라도 쇼핑이라도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미혼이신거 같은데.. (저도 아직 미혼이에요.) 같이 힘냅시다..

  • 32. 저도 일부러 로그인
    '14.2.2 1:57 PM (112.151.xxx.81)

    오랫만에 원글 댓글 모두 아름다운 82다운 글이라서 일부러 로그인했어요..
    님께서 보셨다는 그 분들도 아마 그분들의 삶속에서 길고 어두운 터널 같은 곳을 지나오며 겪어내셨기 때문에 지금의 그런 여유로움이나 온화함이 풍겨나오는 것일 거에요..

    아마도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다른 누군가가 님을 보며.. 저 사람에게서 풍겨나오는 이 왠지 모를 깊이는 어떤것일까.. 하고 생각할수도 있어요.. 지금의 이 힘든 시간들이 님에게 그런 깊이를 선물해줄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20대 초반에 엄마를 암으로 잃었어요.. 그땐 그냥 귀찮고.. 엄마의 투병이 마냥 짐으로만 느껴졌었지요..

    아쁜 아버지 모시고 카페에도 가고.. 참 멋지신 분이네요.. 마지막까지 그런 여유 꼭 잃지마셔요..

  • 33. ㅇㅇㅇ
    '14.2.2 2:06 PM (211.246.xxx.74)

    댓글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로긴했어요

  • 34. 위로아녜요
    '14.2.2 2:08 PM (223.33.xxx.87)

    님이 본 사람이 저 일수도 있어요.
    전요...암 진단 받았어요.
    하지만 남편 말고는 아무도 몰라요.
    그냥 아직은 그러고 샆어서요.
    그래서 옷 최대한 깨끗하게 입고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어요.
    병원 갈 때는 그냥 쓱 갔다 오구요.지방에서 서울 병원.
    제 속은요...저도 너무 답답하고 하나 있는 딸보면 먹먹하고 말로 표현 못해요.
    하지만 그냥 그렇게 살아요.
    우리 힘내요.
    겉 모습이 다가 아니랍니다.^^

  • 35. ...
    '14.2.2 2:13 PM (211.178.xxx.161)

    ♥주옥같은 글..감사합니다

  • 36.
    '14.2.2 2:25 PM (110.70.xxx.192)

    아빠랑 다 같이 이쁜 옷 한벌씩 이쁜 신발 하나씩 사 봐요.. 그런것도 다 추억이죠..
    아빠랑 카페도 가고 산책하는것도 너무 이뻐요
    절대 초라하지않아요

  • 37. 쿡82
    '14.2.2 2:27 PM (118.38.xxx.79)

    역시 진정 아름다운 사람들은
    인생의 슬픔을 아는 사람들

  • 38. 댓글달려고 로그인
    '14.2.2 2:42 PM (49.1.xxx.137)

    그리고, 님.. 절대 초라하지 않습니다. 아버지를 돌보는 님이 지금 하고 있는일을.. 아프신 아버지를 위해 같이 외출하는 님의 역활을 그 어느누가 대신해주지 않으니까요.
    제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1년을 보냈거든요. 지금 울엄마옆에 있는 사람은나고. 내옆에 있는 사람은 울엄마다. 저희 엄마는 유방암이기에.. 외모변화도 올수밖에 없었거든요. 머리카락을 밀고, 호르몬 치료때문에 살이 10킬로그램이상 불어서 맞는 옷이 없었구요.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울엄마다.. 엄마한테 항상 멋지다고.. 그래오면서 지금까지 지내고 있어요. 저 자신한테도.. 이시간이 나만이 보내는 시간이고.. 세상밖에 멋지고, 행복하고, 우아한모습의 사람들은 지근 나의 이런 생활을 모르잖아요.
    그냥.. 그 어느 지금 이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외형적 차림새, 모습이 다가 아나야 라고 다독거렸답니다.
    원글님도 마음에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허름한 옷차림이 다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건강 조심하세요. 간병하다보면 정말 많이 몸이 축나더라구요. 저도 중간중간 병원행이다 싶이 했어요. 힘들어서요.
    올한해는 좀더 우리 모두 편안한 한해였으면 합니다.

  • 39. 엄마는
    '14.2.2 3:29 PM (59.10.xxx.157)

    안계세요? 다른 형제는요? 돌아가면서 하셔야죠..혼자 하시지마시고요..제발요..

  • 40. ..
    '14.2.2 3:55 PM (58.225.xxx.25)

    토닥토닥..원글님 옆에 계시다면 따뜻하게 꼭 한 번 안아드리고 싶네요.

  • 41. 아버지
    '14.2.2 3:57 PM (27.1.xxx.163)

    저희 아버지도 쓰러져계시다가 일어난 순간이 있었어요 님 꼭 좋은 일 있을거에요

  • 42. ...
    '14.2.2 5:59 PM (124.56.xxx.17)

    원글님 힘 내세요.

  • 43. 소중한 오늘
    '14.2.2 6:14 PM (211.234.xxx.218)

    몇년전 일이예요
    봉사 모임에 나가다가 제게 사정이 생겨 못나가고 있는데
    함께 활동하던 **님이 암 판정 받아 투병중이라고
    병문안을 함께 가자는 연락을 받았어요.
    병문안을 갔는데 투병으로 인해 예전 모습이 없었어요.
    암 판정후 석달만에 돌아가셨어요.
    가족들이 어찌해 볼 수도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아버님의 투병과 병 수발의 긴 시간을 견디려면
    마음을 어디에 두는가가 중요한거 같아요.
    원글님~ 힘내세요.

    덧글 읽으며 저도 이 글을 읽고 82와 만나는 지금에 감사해요.
    2012년 8월에 저도 쓰러져서 블랙아웃 진단을 받았다가 회복했어요.
    그 후론 평범한 하루의 일상에도 감사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무엇보다 미성년인 아들이 군대갈 때 까지 만이라도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습니다.

    건강관리 잘해서 아프지 않으려고
    마음 편하게 지내기, 비우기, 내려놓기를 시시때때로 합니다.

    제가 쓰러지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내일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걸 실감해보니
    오늘이 참 소중하더라구요.

    원글님~
    아버님 모시고 커피숍에서 마주 앉아 차를 마실 수 있음도
    여유로움으로 보입니다.
    아버님과 해보고 싶은 것들 하면서 즐거운 시간 만드세요.
    다시 한번 힘내시라고 응원합니다.

  • 44. 따뜻한 마음
    '14.2.2 6:28 PM (218.152.xxx.246)

    좀 다른 얘기지만 일상의 소소함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것인지 다시 깨닫게 됩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이유는 거창한데 있지 않다고 하더군요.

    그저 맛있는거 먹고 싶고 재미있는거 보고 싶고 그러면 되는거라구.


    아빠를 위하는 딸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아마 원글님의 그런 모습을 보고 다른 분들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을겁니다.

  • 45.
    '14.2.2 6:53 PM (1.232.xxx.40)

    본인이 초라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누구보다 아름답게 살고 계세요.
    신발이 좀 헐었으면 어떤가요, 난 빈티지를 좋아해!라고 생각하세요. ^^
    전 2011년에 두번째로 암판정을 받았어요. 그 때는 30대 초반이었네요.
    급하게 수술받았고 내내 항암과 재발, 수술을 반복하고 있어요. 그래도
    운이 좋아서 매번 회복은 잘하고 있어서 제가 얼마나 독한 녀석과 싸우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얼마 없어요. 전 동정받는 건 정말 싫거든요. ^^; 전
    부모님이랑 남편 괴롭히는 걸로 족해서요. 아주 친한 친구들에게는 그냥
    또 수술받게 되었다고 그냥 가볍게 얘기해요. 머니까 오진 말라고 하고요.
    수술도 자꾸 받으니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지? 퇴원도 빨리 하게 되네요.
    내일 또 수술 위해 입원하러 가요. 잘 받고 나와서 또 열심히 항암해야죠.
    하루 하루, 일주일, 한 달 열심히 살 거에요. 주어진 시간 아끼며 즐겁게
    쓰려고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며 살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에요. 오늘
    올해 초등학교 입학하는 조카 책가방 사줬어요. 어찌나 기운이 넘치는 지
    귀가 먹먹하네요 ㅎㅎ 목소리도 우렁차고 정말 힘이 좋거든요. 이 녀석
    대학 등록금 내주려면 저 오래 살아야 해요. ^^ 치료비로 다 쓰지 않고
    꽤 꼼쳐놓아야겠죠? ㅋ

  • 46. ^^
    '14.2.2 7:02 PM (61.35.xxx.163)

    주옥같은 글들 감동이이네요.

  • 47. ..
    '14.2.2 7:27 PM (121.144.xxx.111) - 삭제된댓글

    원글 댓글보고 눈물이 차서 글을 다 못읽겠어요...
    이런사람들만 82쿡 글에 댓글달았으면 좋겠어요..

  • 48. 카페
    '14.2.2 9:02 PM (118.34.xxx.37)

    그 카페에 제가 있었다면 저의 눈에 님이 더 아름답게 보였을 듯 합니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은 외모가 그것을 가리지 못한답니다.
    ^^

  • 49. 홧팅
    '14.2.2 9:02 PM (210.118.xxx.52)

    힘내세요. 그래도 님은 아버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계시잖아요. 저는 16살에 아주 고통스런운 암으로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지금은 30년도 지난 일이라 덤덤하지만 정말 그 어린 나이에 너무나 큰 고통이였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저는 아주 많이 강해졌고, 지금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나이쯤이 되었습니다.
    지금 제가 그런 병에 걸리게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 봅니다.
    그런데 이 나이가 되어보니 남아 있는 사람도 그렇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남기고 떠나는 사람의 심정도 많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님...힘내시구요. 꼭 좋은 날 올 겁니다.!!! 제가 기도해드릴께요.

  • 50. 저들도
    '14.2.2 9:55 PM (94.5.xxx.173)

    피눈물 흘리는 시간을 겪고 있는지몰라요. 겉만봐선 알수 없다고 생각해요

  • 51. 힘든시간
    '14.2.2 10:13 PM (112.148.xxx.130)

    저희 친정아빠도 투병중이세요~
    아버님 직접간병하시다니 대단하세요
    가끔 뜨거운물 받아놓고 반신욕도 하시구요
    마트에서 원두커피사다가 좋은향맡으며 내려서 드시던지 소소하게 날 위한 브레이크타임 가져보셔요

  • 52. ^^*
    '14.2.2 11:07 PM (175.192.xxx.241)

    저도 길게 치료해야하는 병을 진단 받은 와중에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두번째 쓰려지셨은때, 반신마비의 아비를 병든 딸이 건사하는 모습이 스스로 참 초라하게 느껴졌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후에...그 병실의 다른 환자와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예쁜 딸과 고집쟁이 아빠의 아름다운 아웅다웅으로 보여졌다는 말을 전해듣고는 생각이 많아졌었답니다.
    저는 너무나 힘든 과정중이었는데 타인들에겐 꼭 그렇게 보이는것만도 아니구나 싶은게 피식 웃음도 나왔구요.
    그들도 우리만큼 힘들었었나 싶기도 하구요.

    원글님, 웃음이 나오시면 맘껏 웃으셔도 됩니다.
    기운 내시고 아버님과의 시간 너무 괴롭다고만 생각마시고 보내시길 빕니다.
    화이팅...

  • 53. 당근주스
    '14.2.3 12:05 AM (180.66.xxx.127)

    님은 진정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겉모습으로 많은걸 판단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눈에 보이는게 다가 아닌건 분명합니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지요..
    힘들지만 오늘의 애쓰고 고생한것 나중에 다 보상받을거예요
    축복합니다

  • 54. 참새엄마
    '14.2.3 12:32 AM (175.193.xxx.205)

    원글님 우선 고생많으시고 힘드시죠. 힘내세요.
    너무너무 선한 마음을 가지고 계신거 같아요. 이 힘든기간 지나가고 나면 좋은일 많을거 같아요.

    그런데
    님과 아버님은 다른 사람이에요.
    님이 아버님과 같이 아플 수 없듯이
    님의 역활은 아버님이 남은기간 행복하고 건강하도록 간병하고 케어 하는것 뿐이에요.
    인간이 아무리 마음을 다해도 다른 사람이 되어 줄 수 없는거죠.
    님이 마음과 몸이 안정되고 강해져야 아빠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어요.

    본인 케어 하시고...당장 옷사고 화장하고 할 수는 없지만 거울 한번 더 보고 머리 한번 더 빗기라도 하세요.
    절 대 자기를 챙기는데 죄책감느끼지 마세요. 그럴 수록 아버님 간병하기 힘들어요.

    지금도 너무 대견하세요. 잘하고 있어요. 더 오래 잘하기 위해서 본인을 괴롭히지 마시고 본인에게 잘해주세요. 화이팅!

  • 55. 간만에 로긴
    '14.2.3 12:52 AM (112.150.xxx.92)

    병간호할때 맘 깊이 새길게요. 원글 댓글 모두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원글님 정말 그 누구도 못할 숭고한 일 하고 계시는 거고요. 그깟 겉모습에 주눅들 것도 초라해질 것도 없습니다. 잠시 들었던 그런 생각 내려놓으시고 본인을 위한 선물 한가지 하시며 기분 전환하세요. 읽으면서 숙연해지네요.

  • 56. ......
    '14.2.3 10:52 AM (211.206.xxx.58)

    우리도 같은 상황이었기에 눈물이 납니다. 지금 이순간을 웃고 즐기세요. 우리가 할일은 그것뿐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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