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후배의 질투

모몬도피 조회수 : 4,342
작성일 : 2014-01-28 00:32:55

친하게 지내던 후배가 있었어요. 타지나와서 외롭고 한 와중에, 재밌고 센스있는 친구라 나이가 많이 어린데도 

여러번 잘 어울려 다니면서 정이 많이 들었었지요. 

이번에 제가 어떤 좋은 기회를 갖게 되어 큰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좋은 기회라 감사하긴 하지만,

동시에 저도 열심히 그동안 오래 이쪽분야에 공들여 노력했기에 한편으로는 여태 열심히 한 결과를 보는구나 해서 제 자신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또 얼떨떨하기도 하고 그랬지요.


그런데 그 사실을 알게 된 후배가 제 앞에서 대놓고 분노를 표출하고 막말을 하네요. 

그 동생은 원래 이쪽 분야를 전혀 모르던 친구인데, 어떤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서 제가 소개를 하여 잠깐 같이 이쪽일을 하게 된 친구에요. 한마디로 그냥 이분야는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의 수준이죠. 


그런데 제 전시 이야기를 듣자마자, 왜 자기가 한 건 안뽑히고 언니 것만 됐냐며 화를 내더군요. 게다가 덧붙여 하는 말이, 제가 전시 관계자랑 친했기 때문에, 그 전시 관계자가 저를 예전에 사적으로 좋아했었기 때문에 제가 선택된 거라고 하네요. 


소리를 버럭 지르면서 와다다 쏟아붓는데, 사람이 저런 표정을, 저런 얼굴을 대놓고 면전에 드러낼 수도 있구나하고,

너무 큰 실망감과, 놀라움, 당혹감에 몇마디 대꾸도 못하고 그냥 그 자리를 떴어요..


그게 일주일 전인데요.


매일매일 카톡으로 연락하던 친구인데 연락도 그 후론 오지도 않고, 일때문에 일주일에 두번정도 보고 있는데 저랑 정말 어색한 사이가 돼버렸어요. 대화도 잘 없고 눈도 잘 안마주치고, 사람들이 제 전시이야기만 하면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저도 당일  그 일을 당했을때는 집에 돌아와선 너무 분한 마음에 다시는 너랑 애랑 상종도 안한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해놓고,

막상 그 후배가 저런 행동을 하고 있으니 너무 속상하고, 참 인간관계가 뭔지, 내가 그동안 뭘한건지.. 정말 씁쓸하고 우울하고 그러네요.


제가 그렇게 잘난 사람도 아니고, 돈을 잘 버는 사람도 아니고, 그 친구는 저보다 한참 어리고, 그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 반짝이는 젊음도 여전히 있고, 저 같았음 나이많은 언니가 타지와서 고생하는구나 하고 박수치고 응원해줄텐데.. 설령 질투가 날지언정 좀 고급스럽게 질투하지... 좀 자기 계발을 하는 쪽으로 질투를 하지..  어린 친구가 솔직하다고 해야하나. 씁쓸하네요.


그 친구말고도 같이 다니던 어린 동생들 중에도 축하한다고 말해준 친구는 손에 꼽아요. 

옆에 가족이 있으면 그깟 꺼 뭐. 쳇 하고 나도 같이 무시해줄텐데.

제가 많이 나약해졌는지, 아님 노화의 증거인지. 호르몬이 널뛰듯 뛰고 있어 그런건지..

시간이 가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고 그냥 서러워요.

제 행복을 (그것도 뭐 대단한 행복도 아닌데) 옆에서 진심으로 박수쳐주는 사람이 이렇게 없다니.


내가 그동안 잘못 살아왔나 돌아보다가도,

잘 살아온 것 같아서 더 억울해지네요. -_-;

대체 나한테 왜이러는거니, 어린 것들. ㅜ.ㅜ


야밤에 푸념좀 해봤어요..








 





IP : 91.153.xxx.4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줄간격
    '14.1.28 12:34 AM (218.38.xxx.169)

    이 이래서 중요한거구나....

  • 2. 원글
    '14.1.28 12:38 AM (91.153.xxx.41)

    윗님, 무슨 말씀 하시려는진 알겠는데, 제 컴이 이상한건지 82가 이상한건지, 줄간격이 먹질 않네요;; 수정도 안되고. 이상해요

  • 3. 놀이놀이터
    '14.1.28 12:39 AM (1.229.xxx.187)

    저도 비슷한 경험있어요~
    친한 친구가 제게 있는 불만을... (선물이 본인 성에 안 찬다고.. 전 후에 더 큰 것을 주려고 준비중이었음)
    면전에 대고... 밥까지 대접하고나서 듣는데...


    실망이라는게 이럴 때 쓰는 거구나 싶더라구요.


    정성스레 준비한 선물을 후에 다시 주는데
    그 선물이 왜 그렇게 초라하고 비참해 지던지...
    이래서 돈보다 사람의 인성이 중요한 것 같아요...

  • 4. 그러면서 사람을 알게되지요.
    '14.1.28 1:00 AM (110.70.xxx.131)

    우선 토닥토닥해드려요..
    저도 회사입사했을때 비슷한경험했었고
    결혼할때 비슷한경험했어요.

    여자들의 질투.. 참 아리송하죠..?!같은여자라도..이해가..

    백수 1년6개월만에 취업성공..(이력서 정말 100통은 써본듯;;)
    근데 돌아오는건 축하가 아니라 질투였어요.

    그리고 서른넘어서 결혼.. 요즘 결혼이 다들 늦어지고 있죠..
    그래서 빨리시집가는것도 아닌데..
    청첩장 돌리니..20년우정..한방에 올킬;;; 베프에게 결혼축하한다 말한마디 못듣고 그렇게 결혼..

    그냥 인간이 그럴수도 있구나. 더 좋은친구랑 지내면 됩니다.
    더더더 황당한일은 계속계속^^ 인생이 원래 그런가봐요..

  • 5. 그게요
    '14.1.28 1:36 AM (121.88.xxx.131)

    타지에 나오게 되면 사람들과 너무 급히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혼자 사는 사람들끼리 같이 밥도 해 먹고 하면서 친구같이 말도 잘 통하고 하면
    진짜 내 오랜 친구들과 비슷한 태도를 자연스럽게 예상하게 되는데
    갑자기 생소한 짓을 하면 그 충격이 크더라고요.
    사람 사는거 다 똑같다고 말들 하지만
    실은 정말정말 다른 사람들이 비슷하게 보이는 것 뿐이더군요.
    그게 꼭 나쁜 건 아닌데
    그 다름에 걸맞는 거리가 확보되지 않으면
    타격이 크게 되는 거지요.
    부모형제 친구 떠나서 타지에 혼자 올만큼
    강한 사람들끼리 모여있어서 그런가도 싶고요.
    그런가하면
    정말 잘 맞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서로 큰 위로가 되어주는 행운도 있어요.

    좋은 성과 내신거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6.
    '14.1.28 1:45 AM (119.196.xxx.198)

    그래도 뒤에서 욕하는것보단 낫네요
    그리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이런건 한쪽말만 들어봐선 잘 모르는 일이라.
    근데 후배의 질투라는 다소 격한 표현으로 글올리신거 보면 님도 좀 밉상일듯요

  • 7. 원글
    '14.1.28 2:19 AM (91.153.xxx.41)

    좋은 말씀 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려요. 나이가 드니까 좋은일도 그닥 좋지않고, 어렸을때처럼 흥분되거나 하지도 않네요. 이래저래 걱정이 많아서 그런가봐요.
    그리고 타지에 있으니 진짜 급격하게 친해져서 더 실망을 많이 한 것 같긴해요. 그래도 봐오던 정이 있어서 그다음번에 만났을땐 좀 달라지려나 했는데 계속 얼굴이 뾰로통하니 더 속상했던 것 같습니다. 베프가 쓸데없는데 상처받고 신경쓴다고 저를 호통쳤는데, 저는 아직도 나약한 인간인 것 같다는 생각이 솔솔 드는 밤이군요.

  • 8.
    '14.1.28 3:17 AM (211.38.xxx.177)

    나이먹을수록 열폭하는 주변인들이 많아져요
    안그랬던 사람들도요

    생각해보니
    어릴땐 가능성과 희망으로 가득차있어
    타인에게 너그럽고 샘내고 하지 않았던거고
    왜냐면 자기도 그정도 좋은 일은 생길거라 여기니까
    헌데
    나이먹을수록
    뭐랄까 앞날이 뻔해지고
    그 앞날이 자기 맘에 안드는 사람들중에
    질투 심한 사람들은 어이없게
    치졸한 질투를 여과없이 다 내보이는 사람들이 생겨나더군요

    하지만
    자기중심이 잡혀있는 사람들은
    현재 상황이 안좋아도
    주변 사람들 질투 안하더라구요
    질투나도 잘 갈무리하고

    저도 최근
    주변사람 잘되면 배아파하고
    안되면 신나하던
    사람 정리했어요....

  • 9. 천송이의 명언지
    '14.1.28 3:53 AM (99.254.xxx.63)

    요즘 뜨는 드라마의 주인공 천송이가 그랬죠.
    남이 잘되는 걸 보고 축하해주고 부러워하면서
    나도 언젠가는 저 자리에 오르겠다고 다짐하는 사람보단
    자기가 서 있는 자리로 끌어내리려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고요.
    그렇지만 천송이 자신은 결코 그 아래로 끌려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오랜 기간 베프라고 믿고 있었던 친구에게
    말하는 대목이 있었어요.
    최근 몇년간 재정적으로 아주 어려운 과정을 거쳐
    회복기로 들어선 시점에서 그간의 고생이 눈으로 보여지는
    물질적인 결과로 드러나니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주변의 질투와 비꼬임을 겪어야했어요.
    정말 사람들이란 정녕 이렇게 나약한 존재인가 싶고
    어렵게 정붙인 곳을 떠나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지요. 하지만 결국 그냥 주저앉았고
    이제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상관없이 내가 가야 할 길을
    굳건하게 가는 걸로 마음을 다잡았지요.
    오죽하면 서양철학자 중 한 사람도 에티켓이란
    사회적 관계를 해치는 시기심과 질투를 가리기 위한
    방편이라는 말을 남겼겠어요.
    이번 기회에 인간에 대한 공부까지 한다고 마음 추스리시고
    전시회가 잘 끝나도록 온 마음과 힘을 모으시는데
    집중하시길 바래요.
    다행인 것은 많은 사람들이 시기와 질투를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고 그런 낮은 단계의 부정적 감정을
    뛰어넘은 높은 정신 에너지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반드시 있고
    때와 인연이 닿으면 그런 분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게
    될 것입니다. 힘내세요.

  • 10. 에스프레소
    '14.1.28 4:57 AM (129.89.xxx.68)

    저도 윗분 말씀과 동일해요.
    별그대에서 천송이가 저말 할때 소름이 쫙 끼쳤어요.
    이전 일들, 경험들이 생각이 나서.

    그 동생은 이제 님의 친구도, 심지어 지인도 못 되요.
    그런 나쁜 기운 주는 사람들 옆에 안 두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이번 기회에 진정한 관계 솎아 냈다고 생각하시고,
    전시회에 모든 정성과 시간을 쏟으셔서, 성공적으로 마치시길 바래요.
    그러고 나면 그 후배는 감히 자기가 이 하늘같은 선배를 따라잡지 못하는 구나를 확시히 깨닫게 되겠죠.

  • 11. 행복한 집
    '14.1.28 9:48 AM (125.184.xxx.28)

    인생의 길에 굴러든 돌덩이 잘치우시고
    전시회 성공적으로 치루시고 행복하세요.

  • 12. 휴~~
    '14.1.28 11:16 AM (211.222.xxx.166)

    여자의 질투란ㅠ
    원글님 먼저 전시회 축하드리고요.
    씁쓸하신거 이해갑니다.
    비슷한일 겪었는데 배신감 상처 오래가더라구요.
    원글님은 훌훌떨고 일어나셔서 더 크게
    성공하세요^^

  • 13. 원글
    '14.1.29 4:28 AM (91.153.xxx.41)

    좋은 말씀 너무 감사드려요 ㅜㅜ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4345 주식 고수님 추천할 종목 있으세요? 10 주식 초보 2014/03/28 2,232
364344 욕으로 비밀일기 쓰는 아이 끝까지 모른척 해야 할까요? 8 엄마 2014/03/28 1,792
364343 워크인 옷장 냄새 제거하려면 워크인 옷장.. 2014/03/28 631
364342 학생 주택청약저축 4 .. 2014/03/28 1,552
364341 "한겨레사옥 때려 부수던 백골단 눈에 선해" 2 샬랄라 2014/03/28 760
364340 살빼는것과 찌는것. 10 .. 2014/03/28 3,005
364339 하동벚꽃, 광양매화, 구례산수유 개화 상황 어떤가요? 6 섬진강변 2014/03/28 1,630
364338 잔잔한 두통 때문에 괴로워요 ㅠ 5 해님달님 2014/03/28 1,965
364337 영양교사 임용고시가 어려운가요? 10 게으름뱅이 2014/03/28 8,381
364336 체중 줄고 키가 커지는 절운동 8 대박 2014/03/28 4,479
364335 imf 당시 실제로 어땠나요? 19 엘살라도 2014/03/28 5,723
364334 샴푸 바디워시 너무많아서 넘치는데 다른용도로 쓸방법좀 알려주세요.. 9 너무많아 2014/03/28 3,960
364333 스텐으로 밥짓다가 냄비가 탔어요..ㅠㅠ 7 봄날 2014/03/28 3,080
364332 실내자전거 추천해주세요 10 희야 2014/03/28 2,250
364331 곰팡이냄새요. 2 토토짱 2014/03/28 1,092
364330 운동오래하면 살이 갑자기빠지나요? 6 2014/03/28 2,090
364329 락 발라드~ 추천 부탁드립니다 4 뮤직 2014/03/28 831
364328 중학생 남자애, 등교전 10분정도 시간 났는데 소파에 누워서 핸.. 13 아침부터 악.. 2014/03/28 2,761
364327 알라딘에 중고서적 팔 때 문의드려요. 6 행복이 2014/03/28 1,869
364326 스맛폰 인터넷으로 공기계 구입해도 될까요? 2 봄날에 2014/03/28 726
364325 식물 키워보고 싶은데 뭐 부터 해야할지..... 8 .... 2014/03/28 1,042
364324 주병진씨 입담은 녹슬지가 않네요 9 dd 2014/03/28 2,842
364323 학군 좋은데 사시는 님들 15 나중에 2014/03/28 4,607
364322 묻어서 질문) 저는 어떻게 살을 빼는게 좋을까요? 4 통통이 2014/03/28 891
364321 강화도 사시는분들께 여쭈어요 광성보나 전등사 점심 2014/03/28 765